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최평균
ㆍ작성일	2007-04-08 17:59

ㆍIP:

나의 작은 아들에게
너를 포항에 두고 온지도 벌써 일주일이 다 되어 가는구나.
입대 하는 길이 형보다 네가 더 애처로운 건
아마도
아비 눈에는 네가 우리의 작은 아들이기 때문 인 것 같다.

해병대에 입대하는 날 아침,
밤새 친구들과 쏘다니느라 한잠도 못 자고
이제 사 뒷자리에서 곤히 자는 너를 룸 미러로 넘겨다 보고
사실 아빠도 가슴이 아려 오더구나.
슬그머니 옆 자리를 보니
너의 해병 입대로 가슴이 무너진 네 엄마도 옅은 잠에 빠졌구나.
너희 들은 아니, 너는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

차 속의 라디오 에서는
여자 아나운서가 FTA 협상이 어쩌고 저쩌고 연신 떠드는데
내 귀에는 전혀 말 내용이 쌓이지를 않더구나.
나도 밤새 잠을 안 자서 졸린 눈을 애써 참으려 차창을 조금 여니
새벽 공기가 고속도로를 찢어 놓으려나 파공음 만 날카롭더구나.

아빠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봤다.
사실 네 형과 너는 4살 터울이라 별로 다투지 않고 서로 위하며 살아 왔지만
엄마가 직장 생활을 하느라 형만큼 사랑을 주고 챙기지 못한 것 같구나.
그래도 항상 정이 많아서 사촌 동생들의 우상이었던 너를
아빠는 몹시 대견스러워 했었단다.
어느 명절 아침인가는 네 사촌 동생 정희와 민지가
승규 오빠랑 결혼하게 해달라고 나에게 졸라서 한없이 웃으며
형제간에는 결혼 하는 게 아니라고 설명 해 주며
마음속으로는 참 기분이 좋았었단다.
그렇게 주위를 배려할 줄 아는 너였었다.

그래
공부가 인생의 다는 아니고 잘생긴 얼굴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란다.
아빠도 잘나지도 못했으면서 엄마와 너희들과 잘 살아 왔지 않니?
아빠는 너의 인간성이 한 없이 좋았었다.
이제는 엄마, 아빠 품을 떠나서 저 멀리 남쪽에서
해 그림자 끌고 넘어가는 태양을 보고 우리 작은 아들은
얼마나 우리 가족이나 친구들을 그리며 서글퍼할까?
구슬프게 병영에 울려 퍼지는 취침 나팔 소리에
집 생각이 많이도 날 텐데…

가족끼리 삼겹살 먹을 때마다 아빠의 술잔이 비지 않도록 관리 하던 네가 없으니
누가 아빠 술잔에 술을 따라 줄거나?
그나마 형이라도 우리 곁에 있으니 다행이란다.

포항에서 그 아까운 머리를 아낌없이 자를 때
너를 보고 아빠는 네 뒤에서 많이도 서글펐단다.
애써 내색 하지 않고 핸드폰 만 만지작거리는 너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떨어져 내리는 너의 긴 머리카락은
차라리 가슴 속으로 만 울 수 있는 아빠의 눈물 이었을 것이다.
주말마다 아르바이트로 고생을 하여 번 돈으로 머리를 매 만지고
옷을 사 입는 너는 형이 안 가지고 있는 멋을 낼 줄 아는 그런 아들이었다.
이제 모든 것 다 훌훌 벗어 던지고 해병대에 자원 하여
스스로 극기를 몸으로 맞겠다는 너를
아빠, 엄마는 당분간 국가에 맡겨야 만 될 것 같다.

기왕 나선길이니
세월과 맞서서 한발자국도 물러 서지 말고 꿋꿋이 나아가거라.
너의 건강하고 큰 키에 학교를 졸업하고 해병대 정신을 장착하고 나면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네게 닥치더라도
충분히 타개해 나가리라 아빠는 믿는다.

그러고 보면 아빠, 엄마는 참으로
너희들을 아들로 두게 된 것이 커다란 행운인 것 같다.
한없이 검소한 형과 멋을 아는 네가 우리들에게 있으니 말이다.
이제 군에서 좋은 친구들 사귀고
틈나는 대로 지식을 넓히며 건강하게 있다 오너라.
아빠도 건강히 있다가 대한 민국 해병 아들과 소주 한잔 할 날을 기다리마.

끝으로
엄마, 아빠에게 큰절로 작별을 고하고 내무반으로 들어 가던 너를 생각하며
엄마는 내 손수건을 가져다 자꾸만 눈물을 찍어 내더구나.
아빠는 우리 작은 아들을 위해 오늘 습작을 한편 적어 본다.

**집을 나선 내 작은 아들에게**

蒼靄

아비 품을 털고 나선
내 작은 아들아
이젠,
우쭐우쭐 나아가서
세상의 모든 두려움과 사악함에 맞서
힘껏 싸워 이겨 내거라.
기왕,
대한 해병이 되려고 나선 길
늙은 해병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는
제대로 된 멋진 해병이 되어
아비 품으로 돌아오거라.

2007년 4월 8일 저녁에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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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선경: 저도 아들을 군대 보냈을 때의 심정이 되살아 나네요. 큰 아이가 제대하고 또 작은 아이가 군대에 갔을 때도 이미 경험한 일임에도 큰아이때와 똑같이 걱정이 되었었지요. 평소에 아들들에게 칭찬에 인색했던 저도 자신들의 삶에 성실히 살아준 걸 칭찬하며 많은 편지를 썼던 기억이 있습니다. 선생님 아들도 용기있고 바르게 삶에 임하는 모습으로 돌아오게 될 것 입니다. -[04/08-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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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진: 안녕하신가?
작은 아들을 군에보내고 아파하는 마음 참으로 안타깝네.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
자네의 깊은 마음에 내가슴도 찡 감전되어 정신이없네.
사랑하는 아들은 이 땅의 기둥으로 큰 재목으로 돌아 올것이니
너무 마음 아프진 말게나 아들 들이 당당히 지켜주고 있으니
우리가 이렇게 편히 사는게 아닌가 하네.
자네의 서운한 맘 가까이 있으면 소주라도 한잔 건네며 위로하고 싶지만
너무 멀리있어서 안타깝네.....
하루 빨리 평온을 찾으면 참 좋겠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사길 빕네.
-[04/11-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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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수: 안녕하세요. 최평균 작가님! *^.^*
지난 주에 작은 아드님을 해병대에 입소시키고 오셨군요.

제가 아직 결혼을 안해서
부모의 심정을 완전히는 이해를 하진 못하겠지만,
저역시 군대를 다녀온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군대란 특수한 분위기 속에서의 느끼는
낯설고 서먹한 감정에 사로잡혀 처음엔 두려운 마음이 들어도
점차 적응을 해나가다 보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답니다.

저도 구타가 난무하던 시절에 사병 생활부터 시작해서
군대가 좋아 직업 군인으로 지원하여 하사관으로 전역을 하였지만
군대도 적응을 하다보면 정말 좋은 곳이더군요.

요즘은 모든 게 현대식으로 변해 있어서
어느 곳에서든 군 생활을 편하게 잘 해내리라 생각해봅니다.

바람 불면 날아갈까 애지중지하며 키운 아들이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군대로 갔지만,
집 떠난 자식보다는 자식을 떠나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자식은 모를 것입니다.

지금은 서운하고 허전한 마음이 앞서시겠지만,
작은 아드님도 잘 적응해서 군생활 충실히 잘

얼치기 농사 꾼

I don’t k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