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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2-01-11 12:26
ㆍIP: 58.xxx.46
새댁
새댁 / 임정수




억수로 나이어린 새댁이 이사를 왔다.

신랑은 우락부락한게 키도 크고 덩치도 있는데
새댁은 진짜 이쁘다.

둘 다 아직 어리고 철부지라 그런지
세상물정도 모르는 것 같고

어쩌다 나이어린 가스나 하나 잘 꿰어찬 것 같아
신랑이 부러워 죽겠다.

근데...알고보니 신랑이 새댁보다 두세살 더 어리다.
그럼, 새댁이 머스마를 잘 꼬셨나?

도대체 몇살에 아이를 낳았는지...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는데
마치 얼라가 얼라를 낳은것만 같다.

신랑은 나이도 어리고 벌이도 시원찮아서
거의 새댁이 다 벌어서 쓰는 것 같다.

새댁은 조그마한 출판사엘 다닌다고 한다.

뭐, 아이들 학습지 같은거 돌리고
출판사에서 나오는 이야기 전집 같은걸 팔아서
파는만큼 수당을 챙겨서 산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가끔은 출판사에서 책이 배달되어 오는 걸 볼 수 있는데,
너무 실적이 없으면 월급이 적거나 없을 수도 있으니
카드로 책을 구입해서 수당을 받는 것 같다.

따지고 보면 꼬시래기 제살 뜯기 식으로
수당을 받을 땐 그것이 공짜 같아도
가만히 계산을 해보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인데...

그집엔 새댁의 여동생도 함께 사는 것 같다.

아이가 아침에 어린이집엘 가면
좀 있다 새댁의 여동생도 출근하고...

신랑은 투잡을 하는지 아님, 쓰리잡을 하는 건지...
아침에 출근할 때도 있고 밤에 출근할 때도 있고 그렇다.

어떨 땐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마치면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와서
잠시 눈을 부치고 또 출근하기도 하는 것 같았다.

아이가 있는 집치곤 너무나 조용해서 좋다.
보통 아이가 있는 집이면 울고 떠들고 시끄럽기 마련인데,
새댁이 조용히 시키는 건지 사람이 살아도 사는 것 같지도 않게 조용하다.

새댁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고?
뭐라고 해야할까...
마치 인형처럼 생겼다고 해야 옳을 것 같은데...

언젠가 사진이라도 한장 남기고 싶어
내 까페의 마스코트로 한 장 올리고 싶다고 말하려다 그만뒀다.

정말이지 아까울 정도로 이뻤는데...

그렇다고 너무 오버해서 이상하게 생각할건 없고...
다만, 막내 여동생이나 조카처럼 생각해서 친근감이 갈 뿐이지...

내가 이 나이에 주책맞게 작업을 할 것도 아니고,
어떻게 대시를 해볼 것도 아닌데...ㅎㅎ

어차피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다 그기서 그긴데,
조금 잘생기고 예쁘다고해서 이상하게 생각할 건 없다고 본다.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는거지...

그러고 보니 새댁이 이사를 간지도 벌써 일년이 되었구나.
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우리집에서 3년이나 살다 이사를 갔지만,
항상 밝은 얼굴로 환하게 미소짓던 새댁이 갑자기 생각나서 몇자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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