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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1-12-02 12:18
ㆍIP: 58.xxx.46
태양초
태양초 / 임정수


 


올해는 잦은 비로인해 일조량도 맞질 않고 병충해마저 큰 영향으로
한해 농사가 엉망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무엇 하나 제대로 된 농사가 없을 만큼 수확량이 적은 해라고 하니
올겨울 김장은 다 해먹은 것 같다.

주위에 아는 분들에게 부탁하여 찹쌀이며 콩, 쌀...등을 주문하여
어느 정도 마련해놓고 보니 가슴이 뿌듯하고 기분이 좋지만,
올겨울 김장 준비를 하려면 고추를 사서 준비해둬야 하겠기에...

알음알음으로 청송에서 고추 농사를 지으시는 분을 소개받아
그나마 다행으로 겨우 50근만이라도 구입할 수 있어
택배로 받자마자 은행으로 달려가 송금부터 하고 왔다.

급한 성질 탓에 보내온 고추상태가 어떻는지 확인도 하질 않고
돈부터 급하게 송금하고 나서야 고추 생각이 나는 것이다.

얼른 집으로 돌아와 고추 자루를 열어보니 이건...
내가 지금껏 보아온 고추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엉망 그 자체였다.

먼지투성이에다 곳곳에 병이 든 흔적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한, 두 푼도 아니고...
말린 고추를 50근이나 구입했는데 이건 영 아니다 싶어
핸드폰부터 들고 전화를 하여 항의 했더니
주문 물량은 밀리고 고추는 부족하다며 도로 보내어 달라는 것이다.

생판 모르는 곳에 주문한 것도 아니고...
아는 분의 소개로 구입하게 된 것이니 울며 겨자 먹기로 그냥 먹겠노라고 했다.


정말이지 기가차서 말문이 막힐 정도였지만,
안 좋은 일이 생겨 병원 신세를 지거나 약값으로 나갈 돈을
이렇게 액땜하였노라 생각하면 한편으론 마음이 편하기도 하다.

다음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50근이나 되는 고추를 옥상 바닥에다
쏟아 부어 놓고 고추도 말릴 겸 하나하나 다듬기 시작하였는데,
애초에 자루 속에 먼지 투성이였고 농사일에 지친 분들이 만사가 귀찮아서인지
대충 포장을 하여 보낸 탓인지는 몰라도 겉보기엔 C급 정도의 고추 같았지만,
막상 다듬어 보니 상품 중에도 최상품의 고추인 것이었다.

솔직히...
요즘처럼 일조량이나 기온이 맞질 않을 때에 온전한 태양초를 기대한다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겠지만...
백프로 태양초는 아니라고 짐작은 해본다.

어쩌면 한번 정도 살짝 쪄서 말린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쉽게 구하기도 힘든 때에 싸고 좋은 고추를 구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얼마 전에 품질 좋은 마늘도 두어접 장만해서 응달에 걸어두었다.
작년에 담가놓은 메가리 젓갈과 전어 젓갈도 있겠다...
이제 김장철까지 기다렸다가 배추만 구입하면 되니 한시름 놓았다.

그럭저럭 김장 준비를 한다고 생각하니 올해 김장은 풍족할 것 같아
마음은 부자가 된 기분이다.

아...벌써부터 김장철이 기다려지는구나.
이름아이콘 정용하
2011-12-02 16:56
 작가님께서는 농산물의 품격을 구분하시고
김장재료 준비완료에 부자가 된 듯하다시니
슈퍼급 주부이신가 봅니다...ㅎㅎ
막 담은 김장같은 글에 쉬었다 갑니다.~~~
   
이름아이콘 전성권
2011-12-02 21:35
회원사진 		저도 올 해 고추에 횡재했습니다.
시골친지에게서 근당 만오천원할 때 만천원에 사왔습니다. 그것도 백열근을요
어머니께서 어찌나 기뻐하시던지 그 때의 어머니 얼굴에 선합니다.
고추 마늘 사놓고 김장하면 한 해 농사 끝이지요
마음 내려놓고 갑니다 작가님.
   
이름아이콘 주응규
2011-12-03 10:52
회원사진 		임정수 직가님 마음이 풍성 하시다니
저또한 풍성해 지는것 같습니다
올해는 배축ㅄ은 싼ㄷ 양념값이 비샤다지요
좋은글에 머물어 갑니다 한주도 수고 하셨을 시인님
건강하고 편안한 휴일 되시길 빌어드립니다.
   
이름아이콘 임정수
2012-01-11 11:55
회원사진 		《Re》정용하 님 ,
늘 제가 직접 구입하여 다듬고
방앗간에 가지고 가서 빻아와서 고추장도 담그고...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다 챙기다 보니
왠만한 살림은 혼자서도 척척 해나간답니다.
ㅎㅎㅎ
   
이름아이콘 임정수
2012-01-11 11:58
회원사진 		《Re》전성권 님 ,
올해는 좀 더 일찍 서둘러서 좋은 고추를 많이 사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주위에서 소개해주시는 분께 구입을 하였는데,
구입하고보니 너무나 좋아서 올해는 일찍 서둘러 많이 사두려고요..ㅎㅎ
   
이름아이콘 임정수
2012-01-11 12:02
회원사진 		《Re》주응규 님 ,
한동안 년말이라 바빠서 못오고
새해로 들어서니 년초라 바빠서 서재엘 자주 들어오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사는 것도 열심히 뛰어 다니며 살아야 하고
서재에도 부지런히 뛰어 다녀야 할텐데...

사는게 뭔지...
하루 하루가 바쁜 삶의 연속일 뿐이네요.ㅎㅎㅎ

언제나 매사에 최선을 다해 후회하지 않도록 살자고 다짐하지만
그 또한 부지런해야 가능한 것이지요.

올해는 서재에서 자주 뵈오며
인사 나누면서 지낼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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