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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2-04-01 10:31
ㆍIP: 58.xxx.46
만우절
만우절 / 임정수



벌써 4월이다.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간만에 분위기 함 잡아보려고 커피를 음미하며 창밖을 쳐다본다.
뭐, 별로 보이는 것은 없다.

그래도 내딴엔 세월아 네월아 하며 지나가는 시간을 붙잡고 되지도 않는 씨름을 하려 애쓸 뿐이다.
사실, 잡히는 것도 아니요, 보이는 것도 아니기에
혼자서 깊은 시름에 빠져 볼 뿐 애써 분위기를 잡을 수록 자신이 처량하고 한심하기만 할 따름이다.

이런 내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쪽 구석에 쳐박혀 있던 휴대폰에서 삐리리 하고 신호음이 들린다.
'누굴까?'

그렇게 중요하거나 반갑게 전화를 해줄 사람이 없기에 별로 기대는 안하지만 그래도 궁금타..
"여보세요?"
'.....'
말이 없는걸 보니 내겐 그다지 반가운 사람이 아닌가 보다.

다시 한번 더 목소릴 깔며 불렀다.
"여보세요?"
"여보..."
'으잉? 여보라고라고라...?'

아릿따운 여인네의 음성이 살갑게 전해져 온다.
'내한테 여보라고 부를 사람이 없을낀데...'
"저...니가 누구세요?"
"여보...나에요..."

'미친*...'
"니, 지금 어데고?"
"당신...아직도 그집에 살아요?"
"그래, 니를 못잊어서 아직도 그대로 산다."

내가 들어오라고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당장에 달려올 것만 같다.
하지만 정내미가 뚝 떨어지도록 일부러 쌀쌀맞게 내뱉었다.
"씨팔*..목소리 들으니까 아직도 팔팔하네."
"....."
아무런 대답이 없다.

원래 드라마를 보더라도 각본상 이쯤에서 내가 전화를 끊어야 하는게 당연하겠지만
그토록 기다리던 전화였기에 들고 있었다.
"여보...흑흑흑..."

"야! 정신 사납게 울기는...울지마라, 가시나야."
"여보...한 번만..."
"한 번만...뭐?"
"얼굴 한 번만 보고가면 안되요?"
"안된다, 그냥 가라, 다시는 보지말자."

너무 냉정했나?
마음은 조금 아팠지만 그래도 끊을건 확실히 끊어야지.

"저...마지막이라해도 좋아요. 한 번만이라도..."
"그래, 알았다. 집으로 와서 얘기하자."

전화를 끊고 기다렸다.
막상 전화상으론 알듯말듯한 사람이지만 누군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동안 수 없이 만나고 헤어졌던 여인들 중에 한사람이겠지...

똑똑...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보니 그녀가 서있었다.
조금은 야윈것 같은 그녀가 어린 딸아이의 손목을 잡고 서있었다.

누군지 기억이 가물가물...
아니, 확실히 모르는 여자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누구...?"
"여보..."

"내보고 여보라고 부를 사람이 없을낀데..."
그녀는 딸아이를 내려다 보며 말했다.
"어서 인사드려, 니 아빠야."
"이 아저씨가 아빠야?"
"응..."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딸아이는 내 손을 잡으며 인사한다.
"아빠! 안녕하세요."
"....."

기가차고 어이가 없어 멍하니 서있었다.
이럴땐 어떻게 처신을 해야하나...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고 생각해봐도 도저히 답이 떠오르질 않는다.

"이제와서 책임져달라곤 하지 않을께요.그저 아빠 얼굴 한 번만 보게 해달라고 해서..."
"무슨 귀신 씨나락 까묵는 소리고?"
"아이가 하도 아빠 얼굴 한 번 보게 해달라고 졸라대서..."

생전 처음 보는 사람한테 여보라고 하질 않나, 팔자에도 없는 딸내미가 아빠라고 부르질 않나...
잘못 걸린 것일까?
찬찬히 그녀의 얼굴을 훑어보니 분명 여럿남자 울리고도 남을 여자다.

"미안해요, 이젠 얼굴도 봤으니... 갈께요..."
"아빠! 안녕..."
딸아이가 무언가 손에 쥐어주며 손을 흔들며 돌아선다.

'참나...이게 뭔 지랄이여..'
자다 일어나서 봉창 두드리는 것도 아니고...어안이 벙벙...

'그건 그렇고 이건 또 뭐지'
딸아이가 쥐어주는 쪽지를 버릴려다 한번 펴보았다.

그안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
.
.
"메롱~ 만우절이지롱"
이름아이콘 최재순
2012-04-02 11:19
 푸하하하!~~~~

님도 이상합니다. "여보~~~" 라고 말할 인간 없다면서
왜 기다리고 오라하고?...
더 수상하네요?

그리고 웬 여인네들이 득시글?
그거 다 언제 정리하시고?
바쁘다 바뻐~~~~

혹시 가중데 다리는 안전하신가요?
혹시나?    찢어졌을까봐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만우절 참 재미있네요.
많이 하세요!~~~~ 오늘도 즐거운 날 되사고요
내일은 또 어떤 여인이 "영감!~~" 할지?...ㅋㅋㅋㅋ
   
이름아이콘 임정수
2012-04-06 14:39
회원사진 		《Re》최재순 님 ,

ㅎㅎㅎ
지는 아직 결혼도 안한 숫총각입니데이..

안한게 아니라 못한건지도 모르겠지만요. ㅎㅎㅎ

요즘은 만우절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나름대로 재미있게 꾸며보았습니다.

예? 오리지널 숫총각이 맞냐고예?
하이고~~ 어떻게 확인을 시켜드릴 방법도 없고
우짜면 좋지예? (농담입니다.ㅎㅎㅎ)

다녀가심에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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