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7-01-1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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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운전 면허 시험에서 세번째 떨어지던 날
내가 운전 면허 시험에서 세번째 떨어지던 날 / 임정수

내가 처음 운전 면허증을 취득하기 위해 면허 시험장을 찾았던 때는 90년도 초다.
부대에서 갓 면허증을 취득하여 포니를 몰고 다니던 3중대 인사계의 애마를 빌려서 한,두번 연습을 해본 게 전부였다.
0 0 운전 면허 시험장에 가서 접수를 하였다.
다행인지 필기 시험은 두 문제가 틀려 운 좋게도 합격을 하였다.
실기 시험을 남겨두고 부대내의 훈련과 각종 검열 준비에 바쁘게 뛰어 다니다 보니
미처 연습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운전 면허 시험도 시험이라고 설레임과 긴장감으로 겨우 시간을 내어 코스 시험을 보았지만,
안타깝게도 코스에서 라인을 밟아 탈락하고 말았다.

재접수를 하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나름대로 분석을 하면서 다음 번에는 더욱 잘해서 꼭 합격을 하리라 다짐했다.
날짜가 어떻게 지나가 버렸는지도 모르게 기능 시험일이 눈 앞에 다가왔고
한번의 연습도 못해보고 면허 시험장으로 가게 되었다.
지난 번에는 너무 긴장했던 탓에 불합격했으리라 생각하며,
실기 시험 땐 소주 한병을 먹고 들어갔으니,
이번엔 한병 반을 먹으면 될 것이라 생각하면서 면허 시험장으로 갔다.
면허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 2홉들이 소주를 한병 반을 마시고 들어갔다.

이번엔 틀림없이 합격을 하리라 다짐하며 내 차례가 되어 운전석에 앉았다.
최대한 긴장하지 않으려 애쓰며 안전 밸트를 매고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드디어 출발을 알리는 신호가 들어오고 천천히 엑셀을 밟았다.
침착하게 여유를 부리며 크랭크와 에스 코스, 티자를 돌며 주행까지 완벽하게 돌았다.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잔뜩 신경을 집중하여 귀를 쫑긋 세웠다.
'삐익-'
순간, 당황스러웠다.
소주를 갑자기 물 마시듯 한병 반을 마시곤 급하게 들어가서 코스 시험을 보았으니 제대로 나올리가 없었던 것이다.
감각이 무뎌서인지 당연히 시간 초과로 불합격이 된 것이다.

3번이나 불합격이 될 순 없다.
다음 번엔 더 잘해서 꼭 합격해야지...
다시 재접수를 해놓고 부대로 들어와 업무를 보았다.
몇 일의 시간이 흐르고 이번엔 부대의 주임 상사와 함께 시험을 보게 되었다.
평소 술을 좋아하던 주임상사왈, 몸 속에 알콜이 부족하니 컨디션이 좋지못하단다.
나 역시 지난 번 시험 땐 2홉들이 소주를 한병 반을 먹었더니 불합격 하였으므로 이번엔 두병을 먹고 들어가면 틀림없이 합격을 할 것만 같아 서로 일맥상통한 우린, 면허 시험장 앞 구멍 가게에서 2홉들이 소주를 두병씩 마시고 들어갔다.
급하게 술을 마셨던 탓일까?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게 금방 술 기운이 돈다.
지나가던 경찰관들은 군복을 입은 우릴 보더니 겨울이라 날씨가 추워서 얼굴이 얼었으리라 생각되었는지,
안되었다는 표정으로 흘끔 흘끔 쳐다보면서 지나간다.

내 차례가 되어 차 문을 열고 들어가 앉았다.
안전 밸트를 매고 시동을 걸었다.
천천히 크랭크와 에스자를 돌며 티자를 돌았다.
완벽하게 주행을 하고와서 주차까지 잘 돌았다.
이번엔 틀림없이 합격을 했으리라.
합격을 알리는 영광의 멜로디가 우렁차게 나왔다.

드디어 합격을 했다.
면허 시험장 내의 안내 방송을 하는 분의 목소리가 스피크를 타고 들려온다.
경찰관 생활 몇 십년만에 전 코스를 3분 27초만에 이처럼 완벽하게 완주한 사람은 처음봤다는 것이다.
함께 합격을 한 주임상사는 바쁜 일로 들어 가봐야겠다면서 먼저 부대로 갔고,
나는 면허증을 받아서 부대로 돌아갈 욕심에 기다렸다.

잠시후, 좀 전에 안내 방송을 하던 경찰관이 무언가를 들고 급하게 뛰어 나온다.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달려온 경찰관은 두리번 거리더니 나를 발견하곤 웃으며 걸어오는 것이다.
경찰관 생활 몇 십년만에 이런 사람은 처음 본다고 하더니 사인이라도 받으려고 오는 모양이라 생각하며,
나 역시 비실비실 웃었다.
내 앞으로 다가온 경찰관은 무언가를 내 얼굴로 들이대더니 입김을 불어보라고 한다.
나는 기고만장하여 배에다 힘까지 주어가며 힘차게 불어댔다.

" 음주 운전을 하셨군요. "

" 엉? 이게 아닌데...제기럴... "

더이상 볼 것도 없이 불합격 처리가 되었다.
경찰관은 전 코스를 이렇게 빠른 시간내에 완주한 사람은 일찌기 없었다며,
기네스 북에 올리려고 알아 보았단다.
그러나, 나 보다도 더 대단한 사람이 있었다는 얘길 들려주었다.

어떤 아주머니가 기능 코스까지 합격하였는데,
마지막에 들어와서는 안전 밸트를 풀고 내려야 하지만,
안전 밸트를 맨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는 다는 것이 그만 엑셀을 잘못 밟아서
먼저 도착한 앞차를 들이받아버린 것이었다.
안전 밸트를 풀은 상태에서 앞차를 들이받았더라면 그대로 합격은 하였을텐데..
그래서 그 아주머니가 최 단시간에 합격했다 떨어진 사람으로 기네스 북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겐 그깟 기네스 북에 오르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다음 번엔 2홉들이 소주 3병을 마시고 다시 운전을 해야할 걸 생각하니 눈 앞이 깜깜한 것이다.

조경희: 면허증을 따기전에 음주운전부터 배웠으니 ...^^
운전면허를 딸때는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다하던데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래 지금은 당당히 음주면허가 아닌 안전면허를 따셨겠지요.
잘읽고 갑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01/16-09:33]-

임정수: 안녕하세요. 조경희 시인님! *^.^*
솔직히 세번까지 떨어졌던 것은 아니고요,
그때 당시에는 술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딱 두번 떨어졌었어요.

물론, 운전 면허증을 취득할 땐
음주 면허가 아닌 안전 면허를 땄고요.

전역을 하면서 술을 끊었기 때문에
올해 3월부로 술을 끊은지가 십오년이 됩니다.

이젠 담배는 냄새도 못 맡고
술이라면 되도록이면
근처에도 가질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 -[01/16-10:20]-

사이다로 끓인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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