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8-03-19 20:17

ㆍIP:

봄이 오는 길목에서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임정수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를 촉촉히 적시며
부드러운 귀속말로 살살 간지럽히는 봄의 기운이 깨어나고 있다.

'또륵, 또르륵'
빗방울 구르는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우려 본다.
따스한 체온을 간직한 봄의 기운이 고른 숨소리를 내쉬며 하품한다.
참으로 포근하고 따사롭게 느껴진다.

가끔씩 크게 숨을 쉬며 봉긋이 솟아나는 아지랑이는
물오른 처녀의 가슴처럼 향기롭기도 하다.

갑자기 때아닌 봄놀이를 가고싶다.
아직은 세상 모든 만물이 잠에서 깨어나기도 전인데
나혼자서만 들뜬 기분으로 봄놀이를 가고 싶어하는 것이다.

엄동설한에 잠자는 개구리를 깨어서 봄놀이를 가자고 하면
좋다며 따라 나설까?
'아이, 추워...'
그러면서 웅크리고 계속 잠을 잘 것이다.

하지만, 이른 시기의 기분이라고 해도
봄의 기운은 자꾸만 내 손을 잡고 이끌기에
나는 나도 모르게 봄바람을 타고 나선다.

'바람이 난 걸까?'

그래도 좋다.
이대로 마냥...무작정 따라 나서고 싶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아지랑이를 붙잡고 함께 춤을 추어도 좋고
옹기종기 떼지어 몰려 다니는 구름처럼
역마살이 들었다 손가락질을 받아도 좋을 것 같다.

풋풋하면서도 싱그러운 처녀의 봉긋이 솟아 오른 가슴의 살내음을 맡으며
이렇게 나설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지금 이 기분, 이 감정을 헛되이 버릴 수 없어 길을 나선다.

'어디로 갈까?'
갑자기 밀양으로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밀양...
인터넷 어느 카페에선가 만나서 알게된 나의 동생 수경이가 밀양에 살고 있었지.
수예점을 하고 있는 그녀...
우리가 만난지도 얼마나 되었었던가.
벌써 세월이 이렇게 흘러버렸나?

막상 수경이를 만나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칠 못하다.
수년간 만나지를 못해서인지 서먹서먹한 감정이 앞서는 것이다.

언제나 내가 먼저 전화를 해야만 소식을 알 수 있었던 그녀.
물론 수경이 뿐만 아니라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몇번을 내가 먼저 연락해보고 스스로 연락이 없는 전화번호는 다 지워버렸다.
그래서인지 수경이의 전화 번호를 내 기억 속에서
저장된 휴대폰 속에서 이미 삭제해 버린지도 오래였던 것이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
내 기분, 내 감정에 의해 보고싶을 땐 언제든 전화를 하고
생각나지 않을 땐 모른 척 잊고 지내는 그런 사람들은 싫다.

그래서 연락을 하지 않으려고 생각했다.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 갑자기 연락을 하게되면
상대방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도 있으니 조용히 다녀오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어디로해서 가지?'
물금역 뒤쪽으로 굽이굽이 산길로해서 원동을 지나 밀양으로 갈까?
아님,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편이 좋을까?
사실, 고속도로로 가면 잘 찾아갈 자신이 없다.

그냥 우리집 뒤쪽의 남해 고속도로를 달리다 경부 고속도로로 빠져
상동 톨게이트로 빠져서 국도로 가야겠다.
늘 국도로 다녔기에 먼길를 돌아서 가더라도 마음은 편할 것 같다.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어느새 꽃비가 되어 진한 향기를 내뿜으며 내리고 있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꽃향기 가득한 봄비를 맞으며
향기로운 봄의 기운 속으로 빠져든다.

머지않아 내가슴에도 활짝 웃으며 찾아올 봄을 기다리면서...

최 평균: 겨우내 동면 하셨던 임정수 작가님이 이제 깨어나서
봄바람이 나셨나 봅니다.ㅎㅎㅎ
기왕 물금으로 해서 밀양에 가실거면 지금 제철인
물금의 웅어회 한접시 하고 가시지요.
그 동안도 무탈하게 잘 계셨지요?
자주 전화 드린다고 하면서도 그게 잘 안되는 군요.
이제 봄을 맞아 풍성한 글 잔치 하시고 다음달 정도에
한번 볼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주 준비도 궁금하고 사랑 사업도 궁금하고......ㅎㅎㅎ
제가 뭐 효용이 있어서 다소나마 도와 드릴수 있을 텐데......
글로나마 자주 뵙기를 바래요. -[03/20-19:45]-

임정수: 요즘은 웅어가 제철이지만,
아직 웅어를 구경하지는 못했습니다.

웅어는 다른 고기와는 달리 싱싱할 때에 회를 뜨서
냉장실에서 일주일가량 보관하며 두고두고 먹을 수가 있거든요.

저도 해마다 웅어철이 되면 노란 프라스틱 가구에다
한가구(20kg)이상씩 구입을 해서 실컷 먹고는
냉장실이나 냉동실에 꽉 꽉 채워두고 먹거든요.

웅어를 한번 먹어본 사람들이라면
웅어의 제맛을 잘 알기에
잠깐 나오는 철에 많이 먹고 보관하면서
두고두고 먹게 되는 것이지요.
ㅎㅎㅎ

아무래도 경남 일대에선 웅어회를 알아주는 곳이
물금과 양산이 아닐까합니다.

언젠가 VJ 특공대에서도 방영이 되었었지만,
물금과 양산은 웅어의 본고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알아주는 곳이거든요. -[03/21-09:29]-

임정수: 아참,
그동안 하는 일이 있어서
앞으로 2,3년 가량은 귀촌 계획을 접을려고 했는데
좀더 시일이 지나서 한번 더 둘러볼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별다른 계획이 없이
무작정 돌아다니고 있습니다만,
그동안 많은 생각을 했거든요.

이대로 마냥 있을 수만도 없고...
남해 경남쪽으로 한번 알아볼까 생각 중입니다.

기회를 봐가면서 울진, 봉화까지도
구석구석 둘러볼 작정입니다만,
모든 일을 쁘르게 진행할려니 부담이 너무 많아서
차근차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03/21-09:32]-

임정수: 사실,
그동안 마음을 잡질못해 방황을 많이 했었답니다.

조금씩 마음을 다잡으며
일상으로 돌아올려고 애를 쓰는 중이고요.
ㅎㅎㅎㅎㅎ

많은 분들의 서재로 다니면서
일일이 인사를 드려야 도리이겠지만,
바쁜 중에 틈틈이 접속하여 글을 올리며 안부를 여쭙기에
그렇지 못한 마음이 한없이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그래도 이해들을 해주시리라 믿으며
잠시나마 다녀갈 수 있어서 한결 부담을 덜 느끼기도 합니다.
ㅎㅎㅎㅎㅎ

이해들을 해주시겠죠?
-[03/21-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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