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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2-01-11 12:37
ㆍIP: 58.xxx.46
변산반도에 가면
변산반도에 가면 / 임정수


 


우연히 변산반도를 지나다 변산 해수욕장엘 들리게 되었다.

잠시 쉬어갈겸 차를 한쪽에 주차시켜놓고 확트인 바다를 내려다 보니,
마침 썰물때라 그런지 바닷물이 많이도 빠져 있었고 몇 명의 관광객들이 물빠진 뻘에서 무언가를 줍고 있었다.

궁금한 마음에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어차피 시간에 쫓기듯 서둘러 가야할 이유가 없었기에...

그들은 백합처럼 생긴 조개와 맛을 잡고 있었다.

아무런 연장도 준비되지 않은 우리로선 그저 옆에서 구경만 하는 수 밖에 없었기에
아주 잠시시만 함께 즐거워하며 시간을 보내다보니 아쉬워서 다음에 또 와야겠다고 얘길했었는데...

자꾸만 가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이 통해서일까?

또 다시 변산해수욕장엘 가게 되었고,
피서철이라 끝없이 이어진 차량들의 행렬로 도로는 몸살을 앓고 있었으며
물빠진 뻘밭엔 수많은 인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 민박집을 찾아 방부터 얻어놓고 대충 짐을 풀고선
동네 시찰을 할겸 해수욕장으로 한바퀴 둘러보려고 밖으로 나갔다.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 도로 바로 옆에 깔끔하게 꾸며진 건물이 있어
어떤 건물인가 보니 변산반도 국립공원이란 안내소가 있었다.

시원한 냉기가 나오는 에어컨 바람을 기대하며
그곳을 알리는 팜플렛이라도 하나 얻을겸 해서 들어갔더니
직원인듯한 분 두분이서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그중에 나이가 젊어보이는 분(안경을 착용했던걸로 기억하는데 기억이 가물가물...)이
어떻게 왔냐고 해서 팜플렛이라도 하나 얻을려고 왔다고 했더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후여서 바닥이 나고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도만 한 장 받아서 나오기엔 뭣해서 주위에 가볼만한 곳을 추천해달랬더니
상세히 약도까지 그려주며 아주 친절히도 알려주는게 아닌가.

더운 날씨에 이런저런 사람을 많이 상대하다 보면 별별 사람들을 다 만나게 되고
귀찮게 묻고 또 물어보거나 하면 은근히 짜증도 날 법한데,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너무나도 친절히 알려주어서 듣는 우리가 더 미안할 정도였다.

어느곳이든 장소를 불문하고 누군가 찾아와서 길이라도 물어보면
친절히 응대해야하는 건 아주 기본적인 일이겠지만,
친절해도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이는 정말 처음보았다고 해야할 정도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매번 변산반도에 갈 때마다 좋은 추억을 가지고 올 수 있어서 행복하다.

다음에 또 가게되면 그분을 만나 고마웠다고 인사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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