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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07-01-17 10:08
ㆍIP:
뜨거운 사랑
                       뜨거운 사랑 / 임정수



모두가 잠들어 버린 고요한 이 밤,
피곤했던 육신을 잠재우는 숨소리만이 가냘프게 나의 귓전에 와 닿는다.
난 뒤척임의 연속만 될 뿐, 좀처럼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그 무엇인가에 몰두하여 지쳐 버려야 만이 잠을 이룰 수가 있을 것 같기에...
희미하게 비치는 불 빛 아래서 너와의 대화를 나누어 본다.

정아!
그동안 잘 있었겠지?
나 역시 정아의 애틋한 사랑에 힘을 입어 오늘도 열심히 땀을 흘렸어.
후회 없는 하루였기에 너를 대하는 나의 마음도
비좁은 사회 생활 속에서도 여유를 가질 수가 있단다.

정아!
이렇게 앉아 턱을 고이고 허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렴풋이 떠오르는
지나간 추억들이 나의 뇌리에 와 자리를 잡는다.
이젠, 나의 마음이 조금은 풋풋할 수 있기에...
너에 대한 사랑을 뜨겁게 타 올릴 수 있기에 지나간 슬픈 이야기를 회상한다.
기억나니?
아니 잊으려해도 잊을 수가 없었던 날이었겠지.
그날따라 왜 그렇게도 술을 많이 마셨는지...

정아!
한잔의 술을 순식간에 비우고 찣이겨진 마음을 하나 하나 주어 맞추며
그 날의 일들을 기억하기 시작했어.
술에서 채 깨어나지도 않은 너를 껴안고 있었지.
다른 일들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숨가쁜 시간의 연속이었기에
너만을 끌어안은 채 정신 없이...
공상인지. 현실인지 분간을 할 수 없었던 순간이 멈추었을 때,
나의 주위엔 조용한 음율과 오색찬란한 조명이 번뜩였고
피로에 지친 몸뚱아리는 너만을 껴안은 채 행복스러워하고 있었어.



정아!
신성하고 만인의 축복 속에서 가장 행복하여야 할 시기에
행복하지도 않은 삶을 살아야 했던 너를 생각하면...
우리들의 불장난 같은 무책임함이 한스럽구나.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나 나약한 나 자신이었기에 견디기 힘들었고,
그 고통 속에서 탈피하려고만 노력했었어.
방황, 방황... 끝없이 흐르는 방황의 연속...
격한 감정의 표현이랄까?
답답한 가슴의 노출이라고 해둘까?



정아!
너무나 어렸던 나였기에 엄청난 경험의 시련 앞에
무책임했던 행동을 탓하며 괴로워했던 나날들...
그러나 냉정한 세월은 언제나 나의 곁에만 머무를 수는 없었어.
어느덧 전역.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며 너를 찾아 헤매었지.
내가 너를 찾기 위해 이 괴로움 속을 피해 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겠다는 일념으로, 한시 바삐 너의 곁으로 가고싶은 마음밖에
없었던 게 숨길 수 없었던 사실이었어.
이제, 그 모든 것을 후회하며 현실을 똑바로 직시했을 땐
나에게 남은 건 괴로움뿐이었고, 오직 나만을 그렇게 사랑했던 너를
진실 되게 대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정아!
이제 슬픈 과거일랑 잊어버리자.
그리고 훌 훌 털고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자.
우리에겐 설익은 사랑이 아닌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사랑이
존재하고 있지 않니?
네가 날 사랑하고 내가 널 사랑하며 영원한 사랑의 참뜻을 음미하며
살아가자 구나.



정아!
밤이 점점 깊어간다.
후회 없는 하루를 간직한 채 또 다시 떠오를 태양을 향해 오늘은 이 밤과
동숙하며 꿈나라로 갈까한다.
그럼,
어느 날 갑자기 웃으며 만날 그 날을 위해 몸 건강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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