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감문주
ㆍ작성일	2006-06-0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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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친환경 보탬이
제목 : 농촌친환경 보탬이
감문주: 글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경상남도와 경기도는 대한민국 국토에서 끝에서 끝으로 서로마주보고 앉았다고 하면서 한숨으로 한탄하며 보냈던 시절이 있었다. 23세에 결혼하여 중부전선 어느 산골 마을 한옥 집 방 한 칸을 얻어 월세로 살았던 시절, 오이 한 개를 십 원 주고 사먹었다. 조선오이라면서 향이 무척 진하고 껍질이 두꺼워 오이지를 담구면 맛이 좋다고 했다. 그때가 직업군인 하사 2호봉 남편이 영외거주 허락을 받을 수 없는 처지였다. 이유는 하사 2호봉월급으로서는 가정을 꾸려 나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부부를 위하여 3호봉인 박 하사님께서 내 남편대신 영내거주를 해주면서 그이더러 신혼살림을 차질 없이 진행하라고 따스한 전우애를 발휘 하였다. 그 뿐만 아니라 남편은 점심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녔고 박 하사님은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 면서 부식비를 수령하여 우리부부살림에 보태주었다. 불우이웃돕기를 6개월이나 소리 소문 없이 도와주신 고마운 전우였다. 그 분은 우리부부와 삼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제대를 하여 고향으로 낙향하였다. 우리가족은 외롭게 먼 먼 타향에서 그럭저럭 큰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 시킨 한 달 만에 전출 명령으로 현제거주지, 경기도 양평이라는 곳에 주민신고와 더불어 28년 이라는 세월 속에 하위직 공무원들의 쥐꼬리 월급생활이 빠듯하여 갖가지 아르바이트 활용으로 아이들 셋 도시락 준비와 간식 비용을 충당해가면서 남편의 무거운 등짐을 도와본답시고 여가공간을 활용하여 용돈을 벌어보았다.

사노라니 그것도 욕심이 생겨서 장사를 해본답시고 아기들 키우고 버린 유모차를 주워서 계란 장사를 시작하였다. 가까운 시장 식품가게에서 계란을 받아서 계란 30개 한판에 수익금 200원을 붙여 팔았다. 장사 첫날에 열다섯 판을 팔아 수익금 3000원으로 아이 셋 일주일 도시락 반찬값이 나왔다. 그러나 며칠못가서 문제가 생겼다. 내가 판매하는 달걀은 시장보다 100원이 비싸다는 소문이 나 돌았다. 그리고 100원 차이에 반품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양계장을 직접 거래해야겠다는 결심으로 리어카를 한 대 구입하여 양계장으로 갔더니 식품가게보다 훨씬 싸게 계란을 받을 수가 있었다. 식품가게와 나눠가진 이익금을 나 혼자 다 가질 수가 있다고 생각하니 희망과 용기가 치솟으면서 내가 마침 무슨 큰 떼 부자가 되는 느낌으로 마음의 여유를 얻을 수 있었다.

장사꾼이 된다는 것은 봉사정신도 따라야 했다. 그 당시 이곳 시골에서는 생선이나 고기보다 조리하기도 빠르고 값도 저림 하여 계란을 유행처럼 선호하였다. 시장에서 사오면 잘 깨여지는 것이라 같은 값이면 집에까지 배달 해주는 내 계란을 사먹기 시작했다. 이렇게 장사하여 몇 개월 겨울이 닥아 오면서 장사를 그만두고 장사하여 벌어들인 수익금 팔백만원으로 오백 몇 평 밭을 구입하여 밭농사를 시작했다. 그 동안 장사하느라 밭일 하느라 고생이 되어 척추 손상이 와서 삼~사년 자리 보존하여 병석에 누워 오랜 고생을 했다. 그 동안 애지중지 마련한 내 땅은 남의 손에 경작 을 맡겼으니 소작인은 매년 물난리에 못해 먹었다는 둥, 바람이 불어 흉작이라는 둥, 도대체 도지 세를 줄 생각을 안했다. 참으로 속상하였다. 욕심 많은 늙은 현지 마을 노인네라 그래도 고향부모님 모습을 닮은 어르신이라 이해하고 너그럽게 받아주었다.

10년에 강산도 변한다고 내 건강이 조금씩 호전 되여 소작인에게 절반의 땅을 내놓으라하여 밭농사를 지여 보았다. 그 해 가을에 들깨가 100키로, 콩이 10말, 도라지 7관, 밭두렁에 늙은 호박이 87덩이 , 김장배추, 무 ...등등 그리고 팥이면 녹두 집안 가득히 쌓아놓고 보니 대한민국이 부도가 났다는 9시 뉴스에 곡식 거두 들인다고 부르텄던 입술에서 붉은 피가 터져 철철 쏟아지는 사건으로 며칠 몸살을 앓았다. 곳간마다 먹을 것은 가득하나 하나 둘 불경기로 중소기업들의 부도로 이곳 시골에서는 인구가 늘어났다. 객지에 나갔던 자식들이 맥 빠져 돌아오는 못난 모습에 가슴에 멍이 들었다. 그러나 우리가족은 알뜰히 준비된 생활여력으로 뒤늦게 막내아들에게 대학공부를 권했다. 철없는 장남부부의 카드 빛 까지 덤으로 막아 내어야 하는 수난을 겪었다. 그 당시 부자들은 더욱 큰 부자가 되고 큰돈이 될 수 있는 매물의 부동산이 날마다 쏟아져 나오던 시대다. 애물단지 텃밭은 지자체 체육공원으로 매각하겠다는 압력에 견딜 수 없는 괴로움과 분노와 압박을 받았다. IMF에 地가 상승도 떨어지고 특히 강물줄기로부터 1키로 안에는 상수원 특별보존 수변지구라 대부분 소공원으로 측정 되어 땅값이 없다는 것이다. 바로 이 땅이 강둑과 맞붙어 수려한 경관의 공원부지로 적합하여, 도시계획 약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소인이 어찌 국가라는 큰 힘 앞에서 이겨 낼 수 있으리까? 그냥 그대로 그들의 원한대로 내어 주었다.

그 뒤로 나는 내 땅이 없는 농촌생활을 했다. 삭막한 세상살이와 관료들의 이중인격의 술수에 걸려들은 못난 내모습도 이제는 마음을 비워야 했다. 필묵이나 갈아서 화선지에 올려놓으면서 학 같은 생활을 삼년, 그러나 선비의 기풍도 건강이 따라야했다. 좌골 관절통과 무릎관절염으로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산책삼아 그 동안 사느라고 잊어버리고 무심히 지나쳤던 내 집 대문 앞으로 화천을 들여다보니 대문 앞 다리 밑으로 졸졸 흘러가던 초록빛 맑았던 물은 어느 節에 말라버렸고 화천바닥은 썩은 시궁창이 되어 있었다. 화천 위 쪽 새로 생긴 도로를 따라 각종상가 와 주유소, 세차장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물로 인하여 그 옛날 25여 년 전에 송사리 떼가 설거지 밥알을 주워 먹으면 놀던 시절은 전설이 되었고 화천바닥은 쾌쾌한 악취로 코를 찔렸다.

장화를 꺼내 신고 화천주변 청소를 살금살금 해보았다. 풀도 베고 깨여진 유리 병 도 주워·올리고 화천 둑 잡초를 정리하면서 화천 가상 자리에 고추 묘도 심어보고 옥수수도 심어놓고 콩도 몇 알갱이 묻어 보았다. 이렇게 하여 화천 따라 길고긴 밭고랑이 되었다. 이런 작은 개간으로 대파도 심어서 뽑아먹고, 김장도 심어먹고 올해 봄에 는 파프리카도 심었다. 여러 가지 채소를 심은 나만의 외줄 농장이 개설 되었다. 우리 집이야 도회지 아파트 한쪽 작은방보다 못한 값어치의 오막살이지만, 내 삶의 철학이 담겨있는 집이기에, 몇 십억 아파트와 바꿀 수는 없다. 누 가 바꾸어 살자면 나로서는 아니요. 대답할 것이다. 이렇게 생산하여 여유 있는 야채 반찬거리로 마을경로당에 연로하신 노인들의 점심식사 밑반찬으로 도와 드릴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지역에서 생산 되는 쌀을 지금 보다 더 많이 소비해 줄 수 있으리라 본다. 봄배추 묘 종 한판을 심어놓고 흐뭇한 기분으로 손바닥을 탁탁! 털어 보이면서 크게 한바탕 웃어보았다.

요즘은 도로확충으로 시골이라 해도 일일생활권에 도시와의 비교에 크게 불편 한 점은 없다고 본다. 농촌에서 그렇게 땅땅하면서 욕심 부리지 않아도 나만 부지런하면 애국해가면서 건강한 봉사정신으로 친환경 농촌을 가꾸어 주기도하고 내 식탁에 푸짐한 신선야채 환경을 내손으로 알뜰하게 마련할 수가 있지 않은가? 이것이 바로 행복의 전당이다. 탐욕이 근접 할 수 없는, 경계가 필요 없는 잡초와 더불어 잡초와 경쟁하면서 농촌의 아귀다툼은 무소유에서 창조혁신으로, 전답을 가진 자는 무 농약의 특색 작물로서 경쟁할 것이며 토지가 없는 농촌 서민은 휴경지 땅, 아니면 잡초 사이의 빈 공간을 잠시 빌려 본다면 그것도 괜찮은 수익성으로 활용 될 것이다.

농촌의 미래는 논밭에 비닐 덮게 가 필요 없는 경작의 이론이 집중 되어야할 것이다. 현 시대에 최대의 악이 될 비닐제품은 먼 훗날 농촌을 망가지게 될 요소라는 원인을 잊지말아주었으면 부탁하고 싶다. 지금 시골의 전답은 비닐 공작으로 인하여 흙이 암으로 변해가는 중증위기에 처해 있다. 아둔한 아낙이 무엇을 알가 마는 문제는 문제가 되었을 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고 보아야한다. 농사철이 지나고 나면 폐비닐을 말끔히 걷어 주어야 하는데 그 일이 실천되기는 미지수다.
여러분들께서 진정 농촌을 사랑한다면 오래 사랑할 것이라면 한번쯤은 뒤 돌아 보아야 할 문제라고 본다. 오늘도 환경정화정신으로 나는 유모차를 밀면서 쓰레기를 주워 담으며 체력운동 삼아 천천히 결코 서둘지 않으면서 오래 사랑하고 마실 맑을 물과 독성이 없는 우리나라 흙을 위하여 지구를 닦아본다. 이런 궂은일에는 후닥닥 하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오래 끈기 있게 실천해 나가야 했다. 누구더러 권해볼 그런 자원봉사는 아니기에 조금은 외롭다. 인생은 모름지기 혼자 살아가는 법이라고 터득해 나아갈 뿐이다.

늪 그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