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복희
ㆍ작성일	2020-12-25 18:51

ㆍIP: 125.xxx.48

늙은이의 염려

오늘 아침은 왼 일인지 아침을 준비하던 마나님이 책상에 앉아 있는 내방으로 들어와 다정한 목소리로
“여보 혹시 나 치매 걸리더라도 요양원에 보내지 마” 한다.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멍하니 바라보면서
“무슨 말이야? 하고 물으니
“요양원에 가면 약을 먹인데. 나는 약 먹기 싫어”
“그러면 안 가면 될꺼 아냐. 그리고 나와 섭이는 어떡하고 요양원에 가”
“나도 당신 요양원에 안 보낼 거야” 한다. 그러면서
“요양원에 안 가도 요즘은 요양사가 집으로 오니까 안 보내도 되잖아.”
“그런데 왜 갑자기 요양원 타령이야.”
“아니. 내가 물건을 어데 다 두었는지 금방 있어 버려 찾을 수가 없어.”
“걱정도 팔자네. 누구나 늙으면 깜박깜박하는 거지. 나는 아침에 안약을 눈에 넣는다고 세 번이나 방으로 들어왔는데 잊혀버리고 다른 일을 하다 네 번째서야 넣었는데” 하며 빙그레 웃었다. 그러면서
“요양원 생각하지 말고 건강하게 살다 깨끗하게 가자” 하며 생각하니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우리 주변에는 장인어른이 70대 중반에 오토바이 사고로 병원과 요양병원에서 생활한 것이 20여 년이 다 되어가고 또 어머니가 요양원에 들어 가신지가 눈 깜작할 사이에 5년이란 세월이 흘러갔다. 그러다 보니 70대 중반이 다 되어 가는 우리 부부는 늘 가슴 조아리며 사는 사람이 되었다. 거기다 우리 집에는 아직 약이 없는 1급 중증 발달장애아들과 같이 사는 것이 아닌가? 이제는 이 녀석 나이도 30이 되었는데 언어도 통하지 않고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으니 늙은 우리 부부는 모든 것을 시간에 맡기고 사는 사람이다.

이런 생활 속에 사는 마나님은 TV에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치매 환자들에게 먹여서는 안 되는 약을 먹어 잠만 재운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약을 먹기 싫다며 나에게 요양원에 보내지 말라는 것이다. 아마 본인이 스스로 치매 끼가 있지 않나 의심하는 눈초리이다. 나는 웃으며 대화를 나누었지만, 마음 한구석에 알 수 없는 가슴앓이가 나타났다. 평소 죽음을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몸은 점점 늙어 가는데 요양원에 계신 양가 어른이나 장애인의 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더욱더 답답해 젖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 갈수록 아들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렇타고 고민해 봐도 특별한 해결책이 나올 이도 없다. 답은 언젠가 서로 헤어져야 하는데 어떻게 하고 헤어지냐가 문제로 이 답을 찾는데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이런 방법으로 처리하고 헤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뿐이다. 지금까지 생각 중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부부가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하면서 아이와 같이 살아 주는 것이 답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깜박깜박하는 건망증에 지레 겁을 먹곤 하는 것이다.

나에게 수시로 나타나는 건망증에 지레 겁을 먹어 나이가 들어서 치매가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직장에서 정년퇴직하고 보건소에 찾아가 치매 검사를 받아 보기도 했다. 이런 행동은 알고 보니 나뿐이 아니라, 생각이 있는 사람은 정년퇴직하고 나서 스스로 보건소에 찾아가 치매 검사를 받아 보았다는 것을 친구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검사 결과 아직 나는 정상적이란 것을 알게 되었으며 치매를 검사하는 방법이 너무나 유치해 검사를 받는 내 모습이 우습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치매라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온다는데 하는 생각을 가지며 이렇게 검사하고 나니 나 스스로 내 몸에서 어떤 현상이 나타나면 치매 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 것도 같았다.

그리고 앞으로 노년의 인생을 잘 마무리 지으려면 치매에 대해서 사전 예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치매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게 되었다.

치매는 인지기능 장애로 일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 말로 뇌의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진단은 인지능력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치료는 인지능력 개선을 해 줘야 한단다. 일시적으로 어떤 기억을 잊어버리는 건망증은 누구나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지만 건망증이 지나치게 많이 나타나거나 어떤 원인에 의해서 나타난다면 치매 예방을 해야 한단다. 그리고 치매는 단순히 기억력만 저하되는 것이 아니라 집중력이나 사고력 또는 언어능력도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며 대다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그 외에 혈관성 치매나 알코올성 치매와 초로기 치매 파킨슨병 치매 등이 있단다. 그러나 치매는 대다수가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일명 노인성 치매라고 불리는데 신체에 나타난 노화 현상으로 인해 뇌 기능이 떨어지면서 인지기능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력에 문제가 발생하며 이런 증상은 서서히 발생하여 스스로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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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치매 증상은 성격이나 언행이 평소보다 거칠어진다든지, 환각이나 망각 증상, 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는데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거나 꾸며대는 행동, 건망증, 기억력 감퇴, 분노 조절의 어려움, 식사 도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이나 입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행위, 예민하고 과민한 성격, 색상이나 색감을 부분 못하는 행위, 화를 자주 내 거나 신경질을 자주 부리는 것들이 모두 치매로 짐작되는 현상들이란 것이다.

이런 현상을 늙은 우리 부부에 비교해 보니 젊었을 때보다 달라진 점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건망증이야 나이를 먹어가면서 누구나 나타나지만 얼마나 자주 나타나느냐 가 문제인 것 같고, 화를 낼 일도 아닌데 자주 화를 낸다든지 신경이 예민해져서 그런지 내가 말만 하면 트집을 잡는 집사람이 의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가 하면 나 역시 작은 일에도 큰소리를 치며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이 혹시 치매 증상이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 집사람에게 치매 증상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서로 조심하자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그리고 치매 예방법을 알아보니 다양하게 나와 있으나 요약해 보니 두뇌 활용을 많이 하면서 수면제 같은 두뇌 건강 보충제를 먹지 말고, 생선이나 커피를 많이 마시고, 잠을 충분히 자고, 몸을 피로하지 않게 보살피며 칼로리를 적당히 유지하면서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우리 부부에게 비교해 보니 두 사람 다 늙어 가면서 친구들과 만남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으며 혼자 고독을 즐기며 자기 일에 몰두하면서 부부간의 대화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서로가 한마디만 하면 자기 생각이 옳다고 두 마디 세 마디씩 하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로 우리 부부에게도 치매 증상이 상당히 들어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담배 연기

내눈에 비친 한국 정치사(197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