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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이도연 소설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이도연
ㆍ작성일 2021-12-25 12:19
ㆍIP: 175.xxx.88
코끼리 사용 설명서
코끼리 사용 설명서

이 도 연

상상(想象)이라는 단어는 생각想 코끼리 象으로
코끼리를 보지 않은 중국 사람이 코끼리 뼈를 보고 코끼리를 상상하는 것에서 유래된 단어로 보지 않은 동물을 상상해 내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멀리서 바라보아도 커다란 덩치를 가까이 다가서면 위협적인 실체마저 다 보이지 않는 미지의 형상을 그려내는 일이며 맹인이 코끼리에 다가서는 것은 상상으로 그려내는 마음의 형상이다.

사람의 마음도 그와 같아서 멀리서 바라보아도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우며 가까워졌다고 생각해도 깊이를 다 헤아릴 수 없는 감정의 줄다리기를 하는 것이다.

가까이 다가갔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낯선 모습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순간의 기분에 따라서 속내를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의 마음속은 알 수가 없다."는 속담도 있지만, 자신의 마음도 모르는데 남의 마음을 어찌 알까?
참으로 어려운 명제이다.
오해와 편견, 시기와 질투 소문과 진실이라는 많은 단어는 사람의 마음 도처에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한다.

서운함과 실망의 관계 속에서 부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상황들은 너무도 많아서 믿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서운한 감정이 드는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그래도 서운함은 일순간의 감정으로 관계 개선이 가능할 수 있지만, 실망감이나 깊은 상처는 돌이키기 어려워지므로 주거나 받지 말아야 한다.
실망은 깊은 상처를 남기며 회복하기 어려운 단계이기 때문이다.
믿음과 신뢰라는 긍정적인 관계를 통해서 관계를 발전 시켜 나가야 한다.

코끼리 사용 설명서에서 관계 개선을 위한 핵심의 첫째는 역지사지(易地思之) 원리인 입장바꿔 생각하기이다.
자기중심적 사고는 배려보다는 이기심이 앞선다
나는 나야 나답게 사는 것이 멋진 삶이고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할 수도 있으며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의 자존심을 지키자고 상대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행위는 이기심의 발로에 지나지 않는다.
나의 자존심이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주관적인 발언이 화살이 되어 상대의 가슴에 꽂히고 나면 관계 회복을 통한 치유가 되더라도 흉터가 남는다.

내가 그 입장이라면 어떨까 상대의 아픔을 먼저 살피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를 버리면서 상대를 살피라는 것은 더욱 아니다.
독설보다는 격려와 배려가 우선 되는 진실한 마음이 주변을 편하게 한다.

어떤 상황에서 든 대화의 방법은 언쟁하지 말고 토론을 해야 한다.
언쟁은 감정이 섞이며 자신의 사리를 분별하기보다 무조건인 설득의 논리를 펴기 쉽다.

자신의 입장에서 말을 길게 하지 말아야 한다.
말을 길게 하다 보면 불필요한 말들이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구시화문(口是禍門) 모든 화의 근원은 말에서 나오기 마련으로 말을 절제하는 것이 말에 대한 실수를 줄이고 구설에 오르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다.

여기저기 참견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에 관심을 가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참견은 잔소리가 되기 쉽지만, 관심은 상대의 어려움이나 말하기 어려운 곳이나 아픈 곳을 돌보는 것으로 아주 좋은 소통 방법의 하나다.

말하기보다 듣기에 열중해야 한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은 말은 공격적이지만 듣는 것은 방어적 차원에서 상대에게 설득당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듣기는 공감이며 이해로 말을 할 때는 상대를 가르치기보다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자기 생각과 다르거나 차이가 난다고 상대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세우거나 개념 없는 사람이라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생각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며 성별 간 세대 간의 차이를 인정해야 하며 살아온 환경이 다른 사람들의 모든 생각이 나 가치관이 같을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사람과의 관계는 맹인이 커다란 코끼리를 대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맹인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며 상상하는 일은 자신만의 착각이나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이치와 다르지 않다.
코끼리 사용 설명서는 이기심(利己心)이 아니라 이타심(이타심)이며 까칠함이 아니라 부드러움이고 오만이 아니라 겸손이다.
이름아이콘 염규식
2021-12-25 20:01
회원사진 		열심으로 지피신 귀한 작품 배독합니다
성탄절 잘 보내시구요 항상 고운 작품으로
서재의 고운 인연 되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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