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주야옥
ㆍ작성일	2021-05-19 18:54

ㆍIP: 14.xxx.213

숲민정음 (순우리말 바구니) 1

“ 숲속을 걸어요. 산새들이 속삭이는 길. 숲속을 걸어요.
꽃향기가 그윽한 길.” 노래를 부르며 숲속을 걷고 있을 때
커다란 굴참나무에서 씰긋씰긋, 쌔살쌔살, 씽긋씽긋, 까들까들 소리가 들렸어요.
“새나야”
“이상한 소리가 들리지 않아”
“나무에서 무슨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에이”
“나뭇잎이 떨어지는 소리겠지, 엉뚱하긴.”
“ 꺄르르 꺄르르” 웃으며 혜움을 바라보았어요.
그때 굴참나무에서 씰긋씰긋, 쌔살쌔살 소리가 들렸어요.
“쉿, 조용히 해봐.”
새나와 혜움은 숨소리를 죽이며 살금살금 굴참나무로 갔어요.
새나와 혜움은 나무에 귀를 대어보았어요.
정말로 나무에서 말소리가 들렸어요.

굴참나무는 새나와 혜움을 보더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나뭇잎 한 장을
떨어뜨리며 말했어요.
“ 음, 음 부탁이 있단다.”“ 언제부터인가 숲속 마을에서 예쁜 말이 사라지고 나쁜 말이 온 숲을
덮어버렸단다. 지금은 동물들도 나무들도 냉전 중이란다.
“ 어떻게 하면 숲속 마을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하늘나라 별님이 놀러 왔지 뭐야.”
“ 하늘나라 별님한데 숲속 마을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했더니
하늘에 별이 뜨는 날에 순 예쁜 우리말이 하나씩 자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했단다.”
굴참나무는 침을 꼴깍꼴깍 삼키면서 말했어요.
“ 그 말을 따서 말 바구니 안에 넣어두렴. 말 바구니 안에 말이 가득 모였을 때
숲속 동물과 나무들을 위한 순우리말 학교를 만들어 주렴.”

그때 벚꽃 꽃잎에 쌓여 잠을 자던 윙윙이가 눈을 비비며 일어나 끼어들었어요.
“말 따기, 말 바구니 참 재미있겠는걸.”
윙윙은 굴참나무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서두르며 동물 친구들이 사는 숲속을
가자며 등을 내밀었어요.
새나, 혜움은 윙윙 등을 타고 동물 마을에 가서 동물 친구들에게 숲속 학교 이야기를 했어요.
굴참나무에 동물 친구들과 나무들이 한둘씩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가재가 간드랑간드랑하면서 새나와 혜움에게 다가왔어요.
“가가가 가재야, ‘ㄱ’으로 시작되는 순우리말을 따다 줄 수 있니?”
가재는 커다란 집게발로 곰비임비(자꾸 앞뒤 계속하여) 개밥바라기 나뭇잎을
“싹둑싹둑” 잘라 말 바구니에 넣어주었어요.
“새나야 개밥바라기라는 뜻은 강아지 밥그릇을 말하는 거지?”
“호호 그렇지 않아 서쪽 하늘에 맑고 밝게 빛나는 금성을 옛날 사람들은
개밥바라기라고 불렀다는구나.”
“너무 예쁜 이름인걸, 새나야 새나 눈도 개밥바라기처럼 늘 빛이 난단다.”

“우와 저기를 봐봐.
숲의 꽃들 사이를 춤추며 봄 축제 공연준비가 한창인 나비를 불렀어요.
나비는 나폴 나폴 춤을 추며 왔어요.
“나나나 나비야 ‘ㄴ’으로 시작되는 순우리말 생각나는 것이 있니?”
나비는 노오란 더듬이로 나래, 나르샤 나뭇잎을
툭툭툭 치어 말 바구니에 넣어주었어요.
“혜움아, 나래, 나르샤 뜻 알고 있니?”
“음 며칠 전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 선생님이 알려주셨어.
“‘나래’는 날개이고 ‘나르샤’는 날아오르다. 의 순수한 우리말이야.”
“예쁜 우리말이 비상의 나래를 펴고 나르샤 하도록 말이야.”
“우리가 푸른 꿈 만들어 가자.”
“응”알았어

나무 위에서 이야기를 듣던 다람쥐도 부지런히 달려왔어요.
“다다다 다람쥐야 어서와 ‘ㄷ’으로 시작되는 순우리말을 혹시 만난 적이 있니?”
다람쥐는 꼬리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솔가지를 떼어내어 내고는 나무 위로 쪼르르 올라가더니 ‘다솜’ 나뭇잎을 따서 바구니에 넣으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어요.
“새나가 크게 소리치며 ‘다솜’ 뜻은 척척박사인 내가 알지.”“혜움아, 다솜아.”
새나는 혜움에게 손가락으로 하트를 날렸어요.
“다솜이 사랑의 뜻이었구나.” 새나야, 부르더니 혜움은 두 손을 올려서 하트를 그렸어요.
바람도 좋은지 새나와 혜움을 찾아와 겨드랑이를 간질였어요.

깔깔 까르르 웃고 있는 새나를 보고 라일락이 말했어요.
‘숲속 순우리말 학교’ 이야기가 또바기 신문에 실려 찾아왔다고 했어요.
라라라 라일락아 그럼 ‘ㄹ’로 시작되는 순우리말은 어디서 찾을 수 있니?”
라일락은 릴리리야 릴리리~ 노래를 하며 긴장대로 나뭇잎을 “툭툭” 치어 ‘라온하제’를 떨어뜨려 주었어요.
“새나야, ‘라온하제’가 나 혼자 하자는 말이지?”“아니, ‘라온하제’ 뜻은 즐거운 내일이라는 순우리말이란다.
혜움은 새나를 부르더니 커다란 눈을 껌벅거리면서
“새나야, ‘라온하제’되렴.”이라며 미소를 지었어요.
말 바구니 안의 말들도 신이 나서 떠들어 댔어요.

그런데 갑자기 맑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우르르 쾅” 번개가 치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하루, 이틀 한 달이 지나도 비는 그치지 않았어요.
말 나무와 말 바구니의 한숨 소리는 숲속 전체에 퍼졌어요.
그 소식을 전해들은 마법사가 새나를 찾아왔어요.

마법사님 부탁이 있어요.
“별을 볼 수 있게 해주셔요. 숲속 학교를 지어야 하거든요.”
마법사가 마술봉으로 “마마마

숲민정음(순우리말 바구니)2

미안,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