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주야옥
ㆍ작성일	2021-05-20 14:20

ㆍIP: 121.xxx.227

숲민정음(순우리말 바구니)2

먑먑먑” 하자 반짝반짝 하늘에
별이 빛나기 시작했어요.
“마마마 마법사님‘ㅁ’으로 시작되는 순우리말도 따주고 가실 수 있어요?”
라고 새나가 말하자 마법사는 새나를 보며 미소를 짓더니 마파람 나뭇잎을
손에 쥐어 주며 “새나야, 마파람은 옛날 아주 먼 옛날에 뱃사람들이 은어로
남풍을 이르는 말이었단다. 꼭 기억해 두렴.”이라는 말을 남기고
“마마마먑 먑먑먑” 슝 슝 하며 사라져 버렸어요.
새나의 손바닥에 마파람이 미소를 머금고 있었어요.

새나가 마파람을 바구니에 넣으려 할 때
바다코끼리가 바퀴 달린 나뭇잎을 굴리며 박수를 쳤어요.
“바바바 바다코끼리야 ‘ㅂ’으로 시작되는 우리말 좀 따다 줄 수 있니?”
‘벙글다’ 나뭇잎을 넣어주었어요.
“새나야, 응 벙글다 뜻이 벙글벙글 웃는 웃음소리라는 뜻이지?”
“나도 ‘벙글다’ 가 웃음소리인지 줄 알았는데 그 뜻이 아니고 아직 피지
아니한 어린 꽃봉오리가 꽃을 피우기 위해 봉오리가 생기다. 라는 뜻이래.”
“아, 그렇구나.”
바다코끼리는 새나와 혜움에게 다음에는 바다 학교도 부탁한다고 말했어요.

숲에서 꾸뻑꾸뻑 졸던 사자가 그거 좋은 생각인데 하면서
사자가 슬금슬글 걸어 나오며 새나을 보며 손을 흔들었어요.
“사사사 사자야 “ㅅ”으로 시작되는 순우리말을 만나면 알려 줘?”
사자는 천천히 길을 걸으며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갈기로 ‘사랑옵다’나뭇잎을 사부랑사부랑 묶으며 바구니에 넣어주었어요.
사자는 새나를 보며 “사랑옵다.”라고 말했어요.
그러면서 ‘사랑옵다.’ 라는 뜻이 생김새나 행동이 사랑을 느낄 정도로 귀엽다는
뜻이라고 이야기해 주었어요.

그때 어느 선가
“아아아, 아아아” 소리가 들렸어요.
“쉿, 어디서 타잔 소리가 들리지 않니?”
“타잔이 나타나며 좋겠는걸.” 새나의 말이 마치자마자
아기 곰이 타잔 흉내를 내며 나뭇잎 줄기를 타고 나타났어요.
“아아아 아이곰아, ‘ㅇ’으로 시작되는 우리말을 함께 배워 보면 어떨까?
아이곰은 “얼쑤,얼쑤 좋고 좋아.”하며 ‘안다미로 나뭇잎을 따더니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우리 새나, 혜움은 멋진 친구예요.”라며 얼쑤, 얼쑤 춤을 추었어요.
“안다미로, 안다미로 꺄르르 꺄르르, 안다미로가 뭔지 안다는 뜻이지?
새나가 꺄르르 웃는 혜움을 보고 ‘안다미로’가 안다는 말이 아니고
“옛날, 옛날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있잖아, 그 시절에는 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 라는 뜻이었단다. 혜움은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기 곰아 자라 친구 좀 불러줘.”“자라야, 자라야.”
자라가 잠을 자다가 하품을 하며 엉금엉금 기어서 나왔어요.
자라야 부탁 좀 들어줄 수 있니?”
자자자 자라야 ‘ㅈ’으로 시작되는 순우리말을 좀 알려 주지 않으련?”
자라는 느릿느릿 움직이는 다리로 잔솔 나뭇잎을 따주며 ‘잔솔’은 어린 소나무라는
뜻이라며 함께 있고 싶지만, 다리가 아파서 난 자러 가야 한다고 말했어요.

숲속 친구들이 치타를 불렀어요.
치타가 치카치카 이를 닦다 말고 입에 치약을 묻히고 나왔어요.
숲속 친구들은 치타의 모습을 찰칵찰칵 사진기에 담으며 배꼽을 쥐고 웃었어요.
“치치치 치타야 ‘ㅊ’으로 시작되는 나뭇잎을 따다 줄 수 있니?”
치타는 “치치치” 거리며 나뭇가지를 흔들자 ‘초꼬슴’ 나뭇잎이
떨어졌어요.
‘초꼬슴은 어떤 일을 하는 데서 맨 처음을 뜻하는 말이라면서
새나와 혜움은 숲속 순우리말 학교의 초꼬슴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올렸어요.
새나와 혜움은 동물 친구들과 숲속 나무들은 말 바구니가 수북이 쌓여가는 것을
보며 기뻐했어요.

카멜레온이 킥킥 크크 하면서 굴참나무 앞으로 왔어요.
카카카 카멜레온아 ‘ㅋ’으로 시작되는 순우리말 나뭇잎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니?”
카멜레온은 초록색 옷으로 갈아입더니 캐득캐득 거리며
‘코촉상’ 나뭇잎을 바구니 안에 담아주었어요
“혜움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코촉상, 새나야 코촉상이 무슨 뜻인지 아니?”
“음, 코촉상은 통나무로 만든 둥근 상이라는 순우리말이란다.
“참 재미있는 말이라서 오래 기억할 것 같아, 새나야 고마워.

타조야 오래 기다렸지?”
새나는 타조를 불렀어요.
타조는 타다닥 타다닥 타자를 치다말고 투덜투덜 거리며 나왔어요.
“타조야 미안하지만 타타타 ‘ㅌ’으로 시작되는 우리말도 타다닥 하고 빨리 좀 쳐 보렴 넌 잘할 수 있잖아? 타자는 긴 목을 세우더니 ‘톳나무’ 나뭇잎을 두 발로 열심히 두드려 떨어뜨려 주며
“새나는 숲속의 톳나무.”인 것 알지?
“톳나무가 무슨 뜻이니 타조야?”라고 묻자 큰 나무를 뜻한다고 말해주었어요.
“고마워, 타조야. 타조 덕분에 힘이 나는걸.” 말을 마치고 나서
새나는 파랑새를 불렀어요.

파랑새는 신이 나서 노래를 부르느라고 새나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는지 노래자랑과 놀기에 정신이 없었어요.
새나는 있는 힘껏 파랑새를 불렀어요.
“파파파 파랑새야 ‘ㅍ’으로 시작되는 우리말을 들어 본 적이 있니?”
파랑새는 나뭇잎 파도타기를 하다가 뒤를 돌아보며 ‘핀잔 젓다’ 나뭇잎을 떨어
트리고 파아란 하늘 위로 날아가며 윙크했어요.
“‘핀잔 젓다’라는 뜻은 알 것 같아. 우리 할아버지가 가끔 할머니한테
핀잔하신다는 말을 들었어.”
“그렇구나, ‘핀잔 젓다’라는 뜻은 옛날에 ‘창피스럽다’라고 쓰던 말 이래.”
“아, 고마워 새나야.”

마지막으로 새나와 혜움은 하마를 불렀어요.
하마는 커다란 엉덩이를 뒤뚱뒤뚱 거리며 물 밖으로 나왔어요.
“하하하 하마야 ‘ㅎ’으로 시작되는 순우리말을 가져다 예쁜 말이 가득한 학교를 지어야 해 네가 마지막 차례야 빨리 알려줘?”
하마는 껄껄껄 웃으며 흐노니 나뭇잎을 따서
말 바구니에 넣어주며 “새나, 혜움이 흐노니.” 하며 눈물을 글썽였어요.
“너희들이 많이 그리울 거야.”
“‘흐노니’는 순수 우리말로 누군가를 몹시 그리워 동경한다는 뜻이란다.”
“하마야, 나도 너를 흐노니 할 거야 아주 많이.”라며 하마를 꼬옥 안아주었어요.

드디어 예쁜 우리말들이 숲속 여기저기에서 모여들어 말 바구니 안에 예쁜 우리말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어요.
때마침 별똥별이 굴참나무 위에 떨어졌어요.
새나, 혜움은 숲속 동물과 나무들이 모두 모여 싱글벙글 신이 나서 순우리말 학교를 열심히 예쁘게 지었어요.

숲속에서 “땡땡땡” 학교 종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굴참나무는 너무 행복했어요.
씰긋씰긋, 쌔살쌔살, 씽긋씽긋, 까들까들 곱고 예쁜 말들이 숲 전체에
울려 퍼졌어요.
바람은 예쁜 우리말을 실어 바다 마을에도 전해주었어요.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더니 솜털 같은 눈송이가 휘날렸어요.
숲속 마을을 온통 하얗게 겨울왕국으로 변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는 숲속 마을에 겨울 방학이 시작되었어요.
숲속 친구들은 싱싱하고 씩씩하게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났고 숲속은 예쁘고 고운 말로 넘쳐나서 너무나 행복했어요.
친구들과 어울려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가나다라마바사 말놀이 노래도 부르며 꽃피는 봄이 다시 오기를 기다렸어요.

한영택

2021-05-25 19:04

주야옥 작가님 안녕하세요?
가끔 올라오는 작가님의 글을 보지만 제가 서재활동이 좀 그렇습니다.
오랜만에 올리신 작가님의 글 숲민정음 (순우리말 바구니) 1, 2 흥미롭습니다
좋은 작품 많이 집필하시길 바라며 행복하십시오
작가님의 글에 잠시 다녀갑니다
건강하십시오.


주야옥	감사드립니다.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문우님들 뵙고 싶네요.	6/8 18:21

염규식 2022-03-31 13:49	작가님의 윗트 넘치고 순발력 좋은 고운 글 감동으로 배독합니다 수고하셨어요*

염경희 2023-12-28 13:45	아구~~~ 감사합니다 작가님 동화집 잘 읽었습니다 손주들도 너무 좋아했습니다 내년에도 고운 인연 잘 간직하고 늘 응원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최하정 2024-01-02 20:40	안녕하십니까 주야옥 작가님 반갑습니다 12월에 등단하여 작가서제에 머물게되어 인사차 작가님의 멋진글에 들려 인사드립니다 자주 뵈러 들어오겠습니다 좋은글 많이 집필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숲민정음 (순우리말 바구니)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