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류동열
ㆍ작성일	2023-02-28 08:57

ㆍIP: 118.xxx.205

꽃밭에 물 주기

류동열
농작물 파종을 하고
하늘만 쳐다보는 어리석은 농부님들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파종 한 씨앗이 아무 놈도 낙오됨 없이 모두 어둠의 땅속에서 툭 하고
튀어나오길 간절히 소망하리라 또한 생각합니다
그리고 물도 대고 풀도 뽑고 온갖 지극정성을 드려야 비로소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모르는 농부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나는 전문직 농부는 아니지만, 새마을지도자로
봉사하면서 집 고쳐주기, 꽃밭 가꾸기, 대민지원,
농촌일손 돕기, 텃밭 가꾸기, 등등 많이도 해 보았기에
작물 가꾸는 데는 자신이 있던 터라 까짓 것 서너 평되는
꽃밭 정도야 식은 죽 먹기지 생각하며 본격적으로
꽃밭 가꾸기 사업을 시작하였다.

맨처음에는 우리동네 봄꽃 식재 후 남은 30~40포기를
심기로 하고 부녀회원, 협의회원 함께 풀로 덥힌 공터를
정리하고 풀을 뽑아 말끔히 정리하고 .
가지고 온 꽃을 사랑을 듬뿍내어 식재를 하였다.
그러나 식재는 하는 날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지나가시던 할머니께서
우리 집에도 심게 몇 포기만 달라고 떼쓰시기에
몇 포기 드리고 나니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 또한 나도 몇 포기 달라고 하신다.
안된다고 하면 ᆢ아이구야 이렇게 하다간 인심 더러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러운 쓰레기와 잡초를 완전히 제거하고 보잘것없는
공터에 변화를 주고 꽃밭을 내니 이웃 주민들 기쁘지
않겠냐를 생각할 때 기분은 좋았지만, 걱정도 많았다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ᆢ

이렇게 저렇게 우여곡절을 겪고 생땅에 식재를 하다 보니 하루가 멀다고
풀을 뽑고 물을 퍼다 나르게 생겼다, 회원님들은모두가 일터로 가고
함께 하려면 휴일이어야 하는데 그것도 여유롭지 않음이
나를 외롭게 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곳에는 수돗물이 없어 하늘만 쳐다보는 처지가
되어 있어 물을 대는 데 불편함이 배가 되었다,
처음 식재 때는 날씨가 그렇게 뜨겁질 않으니
그럭저럭 꽃도 예쁘게 피더니만 슬쩍 뽑아 가는 이웃과
너무 얕게 식재를 했던 탓도 있었지만,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하는 탓에
죽는 놈들이 늘어나고 여기저기 공간이 생겨나게 되었다

몇 그루 안 되는 놈들을 한곳으로 모으고 그 공간에
영산홍을 30포기 구입하여 2차 식재를 하였다
그것 역시 날 몰래 10포기 정도를 슬쩍 해가고
겨우 꽃밭을 유지하게 되어 안타까움과 어쉬움이 겹쳐 슬프기까지 하였다

매일 같이 물을 주지 않으면
요놈들 금방 숨넘어갈 지경에 이르고 정말이지 진퇴양난이었다.
왜 했을까, 왜란 말이 절로 나오고 성질도 나고,
나도 바빠 죽을 지경인데 정말이지 확 때려치우고 싶었다.

마누라는 꽃밭에 물주로 간다면 제집도 제대로 하지 앉는다며
핀잔을 바가지로 퍼붓는 힘듬 누가 알까.
마누라 쓴 말씀 하거나 말거나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할 수가 없었다.

꽃밭앞에는 간판을 크게 붙여놓았기 때문에 결코 그럴 수가 없었다.

"만촌1동 시범 꽃밭"이라는
이 간판을 이웃 주민들이 보고 가셨을 것이고
나 역시 물 줄 때나 풀을 뽑을 때나 수고가 많다는
말씀과 칭찬도 종종 들어 왔기에 이제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었다.

풀을 뽑은 날과 물을 준 날이 얼마나 많은지
시간을 잴 수 없다. 집과 조금 떨어진 관계로
물을 퍼 나르려면 많이도 불펀하였지만 굶어 죽은 꽃들은 없었다.

지금은 처음 심은 봄꽃은 수명을 다해 모두 다 정리하고
주 種으로 코스모스를 1차, 2차에 걸쳐 300포기 정도를
옮겨와 식재를 하고 달맞이꽃과 해바라기도 함께 식재를 하였다.

해바라기는 부지런히 크더니 일찍 꽃을 피워 주민들에게 사랑도 많이 받았고
달맞이 노랑꽃은 시도 때도 없이
피고 지며 삭막한 틈새의 어둠을 밝히며 빛내고 있다.

코스모스는 키가 장대처럼 커져 있고
지나는 바람에 쓰러지는 아픔을 보고 있지만 가을이
오면 꼭 예쁜 꽃을 피우리라는 믿음에
오늘도 우리 얘기들이 굶어 죽지 않게 쉼 없이 밥을 준다.
2022.6

장계숙 2023-03-21 09:37	류동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정말 고생 많으셨네요. 먹은 맘 끝까지 이루시니 그 의지가 대단하십니다. 새로 태어난 꽃마을~ 피와 땀으로 커가는 즐거운 아름다움. 저도 200평 텃밭을 가꾸는데 쉽지 않습니다. 가족이 투병중이라 먹거리의 소중함에 시작했는데 여름이 곤욕스럽습니다. 유기농을 고수하며 하다보니 정성이 없으면 망치기 일쑤지요. 모두를 위해 대단한 일을 하고 계시니 존경스럽습니다. 올해 가뭄이라는데 걱정이 많습니다. 그래도 힘내서 또 홧팅 하셔요. 멋진 글 감사히 다녀갑니다.

류동열 2023-05-07 00:25	애구야 .. 심심풀이로 해야지예 뭐든 일이라는 단어를 붙여 진행한다면 일이 되지요 힘도 들고 부담도 되고 .. 장작가니임 이제부터는 일.....이아니고 들에 산책이나 푸성귀하고 세상이야기 하러간다고 마음을 머꾸시면 어떨까요 혼자 200평이면 농사를 짓는 것이기에 힘들지요 농기계도 제대로 갖추어 지질 않았을 텐데 휴 ~ 농사일 힘듭니다 잡초오와의 전쟁 꼬옥 승리하시길 소망합니다 건강도 조심히사구요 저희 집 방문 주심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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