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종덕
ㆍ작성일	2017-07-1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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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伏)날

물 길/ 김 종 덕

뜨거운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라는 말은 여름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사람의 생각일 것 같다. 특히 여름을 잘 버티지 못하는 나로서는 여름을 잘 지내는 사람을 보면 그저 존경심만 우러나온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계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찬 겨울을 좋아한다. 영하 30도라도 괜찮다, 겨울에 내복을 입으면 불편할 정도이며, 아직 영하 50도가 되는 곳을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옇든 차가운 겨울은 얼마든지 견뎌 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여름은 내가 견딜 수 없는 것은 땀이 나서라기보다는 머리위에 작열하는 뜨거운 열로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생각이고, 실제로 일본에서 아침에 세수할 때 세면대에 새카맣게 머리가 빠지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뜨거운 여름, 일본의 곳곳을 돌아보다가 현기증, 토하고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바보처럼 아무 생각없이 일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와 보니 이렇게 이 세상을 등지나 하는 예감과 필시 다음날 아침을 맞이하지 못할 것 같다는 공포가 억눌려 왔다. 나 자신을 믿은 것도 있지만, 이정도 쯤이야 한 것이 화를 불러 왔다, 아니, 날이 너무 뜨거워 생각할 수 있는 중추를 다운 시킨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도 5층 건물의 5층에서 복사열을 바로 받아 에어콘이 숨을 할딱이고 있는 상태라 이 몸은 여름이 그다지는 반갑지 않은, 견뎌내기 힘든 계절로 인식되어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면, 여름을 그다지 싫어하지는 않을 것 같다. 특히 농부는 이쯤이면 그 힘든 농삿일도 한 고비쯤은 지나가는 시기일 것 같고, 그 간에 한도 없이 땀을 흘렸기에 무언가 보상하고 싶은 마음이 들 시기 일 것 같다. 그래서 복날을 잊어버리기보다는 빨리 오라고 달력에 붉은 테를 입혀 두었을 것이다. 실제로 더운 여름날 뽈뽈 기면서 피, 잡초들을 땅속에 묻어가며 논을 매어 봐야 땀의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으나, 세월도 흘러 이런 원시적인 논매는 것이 아니더라도, 진정 띰의 고귀함은 농부들에게 들어야 할 것 같다.

여름은 성숙의 시기이다. 모든 산들의 생명이 검푸른 녹색으로 치장하며 더욱 그 기세를 올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열매를 성숙하게하고 벼 알을 탄탄하게 채우기도 하며, 바쁜 일손을 숨 돌리고 가끔은 일탈 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 일탈 속에 복날이 들어 있다. 글자 그대로 복(伏)자는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형상을 나타내고 있다. 즉, 일어나기 어려운 형상이다. 그러면 어떻게 일어 날 수 있을까, 이 더운 오늘 같은 복날을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개를 짚고 일어나기를 시도 했나보다. 개고기는 우리가 오랫동안 먹어 왔던 고기로 우리나라의 전통에 해당된다. 동의보감에서는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온(溫)하게 하고,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킨다“ 라고 적고 있고, 사실상 힘이 없는, 즉, 기가 빠진 곳에는 개고기가 사람을 회복시키는 데 좋은 역할을 해왔다. 또한 결핵환자들은 미신처럼 개고기를 먹고 치료해 왔다.

개고기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로부터 조금 다가가 보면, 콜레스테롤은 스테로이드라는 뼈대를 갖는 성분이다. 스테로이드는 우리 몸에서 담즙, 성호르몬, 콜레스테롤을 만드는 기초 물질이 된다. 또한, 콜레스테롤은 생체막을 구성하는 성분이며, 우리 몸에서 우리가 먹은 영양분들을 세포에 공급하는 막의 기능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겨울에는 막이 어는 것을 방지해주고, 여름에는 영양분의 이동이 과잉되는 것을 막아준다. 결국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개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몸 안의 콜레스테롤을 향상 시킴으로써, 스테로이드가 할 수 있는 일을 도와준다. 그래서 정력에 좋다는 이야기는 아마도 성호르몬을 만들 수 있는 재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딱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또한 여성들의 피부가 좋아진다는 말도 성호르몬에 귀착되는 것으로, 변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담즙산도 그 뼈대가 스테로이드이기에 배변에 기름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아진다. 이 처럼 개고기는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는 않다. 어딘가로부터 구할 수 있으면 이 뜨거운 복날에 개고기를 안주 삼아 한 잔 해보는 것도 더위를 쫓는 일이 아닐까한다마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개고기가 식용으로 분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먹지는 못하게 되어 있어 갈등을 만들기도 한다.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는 개를 이용하여 상업화하기 위한 특허가 존재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개를 가족처럼 동반 개념으로 같이 살아왔다. 그것을 요즈음 개념으로 바꾸면 애완견이 된다. 또한 전통적으로 음식으로 사용한 예는 수없이 많은데 이 경우는 견(犬)자를 사용하지 않고 구(狗)자로 사용한 것을 보더라도 식용으로 사용한 개고기와 애완견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개념은 다르다.

개고기를 먹어온 것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 속한다. 전통은 그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전통 및 문화는 존중되어져야함은 타당한 이유를 갖는다. 각 나라마다 살아오는 전통과 먹거리가 다른 것을 틀리다고하면 많은 문제가 발생된다. 전통문화는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산 원숭이의 뇌를 먹는다는 것은 참 다른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또한, 개고기를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도 많다. 동북아시아, 동남아시아, 폴리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그리고 중국 광둥 성의 개고기 축제도 있다. 그 원천은 필요에 의하여 생겼을 것이다. 가령, 목축업이 발달하지 못한 지역에서 단백질을 공급해야 될 경우 구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었을까에 달려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개고기를 먹지 않는 지역에서는 아주 다른 육고기가 풍부히 제공되었기 때문에 덩치가 적은 개까지는 눈을 돌리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이 문화의 시작이 되었을 것이다.

인정에 약한 우리 민족은 키우는 개를 도축하여 먹는다는 것에 강한 역한 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개고기를 먹느냐 않느냐에 대한 강요는 있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또한, 종교적인 영향으로도 섭취를 꺼리면 그것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또, 이 더운 날씨에 꼭 개고기만이 상책이 아닐 수도 있다. 삼계탕도 좋은 보양식이 될수 있으며, 귀신을 막는다는 전통문화에도 팥을 넣어 복날에 먹었다는 기록을 보더라도 우리의 문화적인 측면으로 보아 더운 복날을 슬기롭게 넘겨보고자 하는 뜻을 전하고자한다.

정찬열

2017-07-12 22:30

안녕하세요 물길 작가님
오늘이 초복이고 무징 더운날
우연히 현장감독을 나갔다 때가되어
4년만에 보신탕집을 가야하게 되었습니다.
분주하기 짝이없는 구탕집에 생각보다 많은
여자분들이 보신을 하러오나 깜짝 놀랐어요
전먹는둥 마는둥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ㅋ^
복(伏)날에 더욱 문정성시를 이루는 글
오늘따라 유난히 의미깊게 읽고 갑니다.
초복날 저녁 시원한 낵가라도 행복한 시간 되세요


김종덕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이 무더운 날들을 어떻게 편하게 지내시고 계십니까? 여름의 중간 점검을 위해서라도 보양을 하셔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건강한 여름이 젊음을 가져다 줄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7/18 12:19

백낙은

2017-07-13 09:20

물 길 작가님 안녕하세요.
어제가 복날인데 가만히 업드려 있지 못하고
아내의 성화에 못이겨 외식을 했답니다.
탕집은 북적댈 것 같아서 시골 추어탕 집에 가서
추어탕 한그릇 하고 왔습니다. 이것도 탕은 탕이니까요.
작가님의 글 가운데 "뽈뽈 기면서"라는 구절을 보고 한참을 웃었답니다.
경상도 사람들은 어와 으를 잘 구별 못하지만
전라도 쪽 사람들은 오와 아의 구별이 잘 안 되는 듯 합니다.
팟죽을 폿죽이라하지요?
포리가 폿죽에서 폴짝폴짝 한다고 하면서 웃곤 했던 옛날을 생각했답니다.
제가 광주에서 군 복무를 했기 때문에 아주 정겨운 소리로 들렸습니다.
복날에 팥이 들어간 음식을 먹었다는 말씀 처음 들었습니다.
복날에 대한 좋은 자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은 중복 말복 모두 즐거운 날들이 되시기를 바라고
긴 여름을 잘 견디고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김종덕	백 위원장님, 더운날 잘 보내고 계십니까? 저의 생각에는 여름엔 무조건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읍니다. 여름을 잘 보내야 다음 계절을 잘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위원장님꼐서도 충분히 드시고 좋은 여름을 겅강하시 보내셨으면 합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7/18 12:21

이석희

2017-07-13 12:21

김종덕 작가님!
글을 읽다 보니 생각이 납니다. 구탕 말입니다. 그저 보신탕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호남 지방에 가니 구탕이란 말도 쓰더군요. 어감이 좀 나은 감이 있네요. 또 한 때는 정부 차원에서인지 먹지 못하게 한 때도 있었어요. 그 때에는 사철탕이라고 해서 간판도 숨어서 선전하는 그런 웃으운 일도 있었어요. 저의 경우에는 그저 닥치면 먹고 아니면 오랜 동안 안 먹었습니다. 그래도 보약 삼아 먹곤 하였는데 그러다가 개를 기르고 나니 자연스릅게 금식과목이 되었습니다. 직장을 그만 둔 뒤에는 아예 먹을 기회조차 없습니다. 맛이 어떤지 기억도 없습니다. 재미 있게 잘 보았습니다.


김종덕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정부의 눈을 감기러 사철탕, 영양탕이 나와었더랬읍니다. 무슨 말인가 했었는데 복날에 먹는다기에 감을 잡있읍니다. 우리민족이 얼마나 머리가 좋은 민족인데 이런것 하나 해결하지 못하겠읍니까? 작가님께서도 이 여름에 될 수 있으면 많이 드시고 건강관리를 잘하시길 바랍니다. 여름을 이겨냐 다른 것도 다 이길 수 잇을 것 같습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7/18 12:24

꾸리무리한 날

천둥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