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길 / 김 종 덕

중국은 참으로 겁나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첫째 땅이 너무 거대한 나라이다. 또한 많은 인구가 살고 있다. 이것은 15 여 년전에 중국을 방문했을 때의 생각이다. 버스로 5시간을 가는데 주위에는 모두 옥수수밭이었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버스로 5 시간 정도이면 우리나라 남한 정도의 넓이가 될 수 있다. 먼저 생각났던 것은 아주 못산다는 것이 아니었다. 저 옥수수가 식량이 되고 군수물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계의 옥수수는 미국이 공급하는 줄로 알았다. 텅빈 머리에는 나라가 발전하지 않아도 옥수수만으로도 세계의 식량을 좌우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10 년전에 갔을 때는 하늘에서 보는 광경은 더욱 놀라게 했다. 온 들로 산으로 핏줄같이 뻗어져 있는 도로였다. 핏줄은 사람에게 영양분을 공급하여 자라게 한다. 저 핏줄같이 엉켜져 있는 도로, 동맥같이 뻗어 있는 고속도로, 이 나라가 눈을 뜨면 온 세계가 시끄럽겠다는 생각도 했다

조금 생각해보면, 중국은 미국과 비교해볼 때 많은 부분을 해 내고 있다. 과학적으로는 우주정거장을 만들어 왕래하고 있고, 핵을 가지고 있으며, 스텔스 전투기를 생산하고, 항공모함을 진수시키고, 시속 400 km에 이르는 고속 열차를 운행하고, 많은 분야에서 대등해 가고 있다. 그래서 옛날에는 쳐다보지도 못한 미국을 요즈음은 같이 놀자고 하는 대열에 접어들었다. 전 세계의 철강을 빨아들여 세계의 시장을 흔들고, 이산화탄소는 전 세계에서 제일 많이 배출하여 북경은 밤에 가까운 낮을 맞고 있다. 이것은 그만큼 공장이 돌아가고 있다는 말로 엄청난 미래를 행사할 것임을 예고한다. 경제적으로도 위안화가 달러화 대용으로 유통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 세계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더욱 비축해 가고 있다. 중국의 발전은 우리나라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아주 영원한 우방으로는 생각하기 어려울 것 같다. 현재도 동북공정(東北工程)을 주장하며,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고 자신들의 영역이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은 유사시의 우리나라 운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참으로 우리나라는 힘을 기르지 않으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앞선다.

중국이 이렇게 갑자기 발전한 이유를 보면, 우선 땅이 정부의 것이기 때문에 밀어붙여 필요한 일을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고, 외국에 나가있는 과학자들을 충분히 대우하여 귀국시키고 있어 그 기술의 발전을 더욱 앞서 갈 것으로 생각된다. 2차 세계대전시의 일본도 연구자들은 전선에 투입되는 대신에 기술개발을 수행하여 전쟁을 뒷받침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참으로 많은 과학자들이 남의 나라의 발전에 기여하여 결국은 그 결과가 우리에게 칼날을 겨누고 있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데도 우리는 외국에서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대우를 해주지 않음으로써 기술은 모두 다른나라의 기술로 흡수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 중국을 방문하였을 때, 삼협댐을 보러 갔다. 이창시로부터 출발하였는데 해외에서 보고, 뉴스 정도에서 보는 크루즈 선이 한 두척도 아니고, 셀 수 없이 많은 크루즈가 이 강위에 노닐고 있었다. 이곳이 중국이 맞을까하는 정도였다. 지류에서 장강(양자강)본류로 들어 가는데는 도크 방식으로 아랫 강의 도크에 배를 넣은 다음 물을 채워 배를 상승시키고 배가 본류로 빠져나가면 갇혔던 물을 빼내는 형식이었다. 우리나라도 전국을 운하로 연결하겠다는 생각이 이런 방식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장강의 주변은 고대의 역사를 말해 주듯이 많은 유적들과 높은 산세, 넓은 강 주위로 펼쳐지는 대 장관이었다. 그냥 산수화였다.

이윽고 삼협댐의 근처 공원으로 올라가 삼협댐을 보았다. 삼협은 구당협(瞿塘峽), 무협(巫峽), 서릉협(西陵峽)의 세곳의 협곡이 만나는 점이라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장강(양자강)을 막아 댐을 완성시킨 것이다. 이 싼샤댐은 높이가 185m, 길이는 2,309m이며 총저수량은 우리나라가 1년간 소비하는 생활용수 및 농업요수를 합하면 338억톤 정도인데, 이 댐의 저수량은 393억톤이란걸 보면 얼마나 큰 댐인지 알 수 있다. 이 수력 댐에서는 1,820만 킬로와트의 발전량으로 세계 수력발전소 중 발전량이 1위이다. 2014년도 우리나라의 총 전력소비량이 6,000만 킬로와트이니까 우리나라 소요량의 약 1/3을 차지하는 발전량이다. 이 댐의 건설에는 우리 돈으로 21조 2400억원이 소요 되었으며, 이 댐으로부터 상류의 중경시에까지 이르는 600km, 그리고, 그 폭을 평균 1.1km, 평균 수심 70m가되는 거대한 인공호수가 되고, 서울시 면적과 비슷하다.

말하고 싶은 것은 크루즈가 노니는 이 거대한 강을 막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 규모를 보면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이어서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그 만큼 기술력이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지만, 참으로 무모하다는 생각을 우리는 할 수 있는데, 저 사람들은 하지 못한다. 다른 말로하면,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점이 참으로 무섭게 다가온다. 그들은 양자강을 막아 홍수를 대비하고 다목적으로 쓴다고 하지만 이건 숨겨져 있는 뜻이 다르다. 이들은 그 부작용에 대해서는 말을 잘하지 않는다. 엄청남 큰 강을 막았기 때문에 그 하류는 갈물의 량이 줄어들 것이고 바다의 염도 및 수온은 그 만큼 상승하게 될 것이며, 강의 하류는 침식되어, 또 다른 악재를 가져올 것이다. 그 들은 책임을 지지않을 것이다. 지금의 미세 먼지가 우리나라를 괴롭히고 있지만 저들은 꿈쩍하지 않는 것처럼. 그래도 장삿속으로 이익이 되면 저들의 무모한 생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우리를 참으로 답답하게 할 것 같다. 우리도 강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