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경렬
ㆍ작성일	2016-11-12 07:12

ㆍIP: 116.xxx.254

주말을 걷다
주말을 걷다
김경렬

계획 했던 가을 여행이 망막 수술로 인해 보류 되었다. 아름다운 가을을 집안에서만 보내기 아쉬운 마음에 가까운 산행을 하기로 했다. 오색으로 물든 들녘을 지나 일 년 만에 경기대 뒷산인 광교산을 오르기 위해 집을 나섰다. 지난해 광교산행중 저혈당이 와서 급히 수습 하느라고 당황을 했었다. 이번에는 초코렛과 쥬스 쿠키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걷는 도중 곳곳에 단풍들이 어우러져 우리 부부를 환영해 주고 있었다.
집에서 출발한지 사십분 만에 광교산 입구에 도착했다. 깨끗하기로 유명한 ‘반딧불이화장실’ 옆으로 데크를 깔아 산길로 오르는 계단이 단정하게 손질되어 있었다. 좌측에는 아름다운 광교 저수지가 자리 잡고 우측으로는 완만한 광교산이 자리 잡았다. 전에는 경기대 정문 쪽으로 올랐었는데, 최근에 친환경 산행 로 정비를 하면서 샛길을 모두 복원해 놓았다. 휴일이라 등산객이 몰려 입구가 상당히 붐볐다. 우리 부부는 민폐를 덜기위해 우측으로 바짝 붙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보조를 맞추며 나란히 걸었다. 영동 고속도로가 통과 하는 광교터널 지점에 이르니 자동차 소리가 굉장히 요란했다. 유유자적 모든 등산객들 앞을 터주며 걷노라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이 눈에 보인다. 사십대 젊은 남자가, 사슴만한 애견의 목줄을 붙들고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음박질을 한다. 아무리 산길이 평평하기로서니, 기가 막혀 먼지를 피해 돌아서 있었다. 또 다른 사람은 아예 목줄도 없이 데리고 나왔다. 한심한 작태에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공원에 운동을 시키려고 데리고 나오는 애견은 자주 보았지만 길도 좁은 산행에 견공과 함께 하는 것은 정말 정신 나간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어릴 적 심부름을 갔는데, 그 집 대문에 들어서자, 어디선가 쏜살같이 달려들어 종아리를 물었다.누런 똥개였다. 주인이 달려 나와 몽둥이로 때리며 떼어 냈는데 이미 이빨자국으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너무 놀랐던 일이었다. 그 뒤로 개를 보면 두려워 꼼짝을 못하곤 하였다. 지금도 개와 고양이 눈은 마주치지 못한다. 광교산은 키 큰 소나무가 많았다. 군데군데 단풍나무가 겨우 가을 맛을 보여 줄뿐, 오히려 경기대 교정의 은행나무가 샛노랗게 장관을 이루고 있다. 중간 중간 벤치를 설치해서 쉬어가기는 딱 좋았다.
따뜻한 차와 쿠키를 한쪽씩 나누고 무리하지 말자며 하산을 하기 위해 둘레 길로 들어섰다. 뿌리가 삭아서 넘어져 있는 나무들이 한둘이 아니다. 통행 길을 가로 막기도 하고 길옆에 흉하게 쓰러져 있기도 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병충해로 소나무가 껍질이 벗겨진 체, 노란 속살이 온통 벌레구멍 투성이었다. 숲속을 올려다보니 소나무의 상수리가 누렇게 죽어가고 있었다. 이러다가 광교산이 병충해로 죽은 나무들만 앙상할 것 같다. 언젠가 방송에서 소나무의 솔잎혹파리 병이 무섭게 온산을 휩쓸고 있다고 했다. 솔잎혹파리와의 전쟁으로 산림청에서는 솔잎혹파리 전담하는 조사요원을 채용하면서 방제에 온힘을 기울인다고 한다. 자칫하면 국내에서 소나무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란 경고성 방송이 새삼 공감되는 순간이었다. 솔잎혹파리는 소나무의 가지나 잎 또는 나무에 기생하여 혹처럼 만들어진 충영에서 유충이 땅에 떨어져 땅속으로 들어간다. 9월에서 이듬해 1월 까지 유충이 낙하하는데 11월에 가장 많이 떨어져 1.5 제곱미터 당 43000 마리나 된다고 하니 엄청나다. 파리처럼 생긴 성충 솔잎혹파리는 400미터 이내로 날지만 바람과 흐르는 물 로 인해 아주 멀리 번식이 된다고 방송에서 들은 기억이 났다. 땅에 떨어진 유충은 흙속으로 들어가 겨울을 나고 봄이면 성충이 되어 날아다닌다고 했었다. 의자에 앉아 쉬면서 솔잎혹파리에 대해 좀더 알고 싶어 폰으로 인터넷을 열었다. 솔잎혹파리는 단목으로 정착하여 솔잎 기주에 알을 낳는다고 한다. 1,2주 만에 애벌레가 되어 솔잎즙을 빨아 먹으며 유충이 된다고 한다. 군락을 이루며 침입한지 7년이면 소나무가 고사한다니,시급한 방제만이 답이다. 그 후에는 천적으로 저항성이 나타나고 방제에 따른 밀도에 따라 피해가 회복 된다고 한다. 최초 발생 10년 후에는 안정과 회복이 이뤄진다고 하니 빠른 방제가 해답이었다.
방제처방으로는 수간주사방제와 지면약제 살포가 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천적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천적으로는 다섯 종류의 먹좀벌이 있다. 현제는 혹팔이 먹좀벌과 혹파리살이 먹좀벌 두 종류만 해당 기관에서 인공 사육을 하여 이식을 하고 있다고한다. 천적인 먹좀벌은 솔잎혹파리 충영에 알을 낳아 유충 속에서 겨울나기를 하고 5,6월에 번데기가 되어 20일이면 성충이 된다. 포식 조류도 박새 종류와 쑥새가 있다. 이 새들은 하루에20~100마리정도의 솔잎혹파리를 잡아먹는다. 이 익조들을 보호해서 번식을 늘이면 솔잎혹파리 사냥에 좋은 성과도 올리리라 생각한다. 죽어가는 소나무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둘레길에는 경기대역으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보였다. 또 다른 길을 알아보기 위해 방향을 틀었다. 미개발 길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여 제법 넓게 길이 나 있었다.산 아래 마을로 내려서니 온 사방이 샛노랗다. 은행나무 가로수가 바람에 휘날리며 노란 잎을 마구 뿌려대고 있다. 예쁜 은행잎을 몇 점 주워서 수첩에 끼워 넣었다. 마음이 즐겁다. 발걸음도 가볍다.

백낙은

2016-11-12 09:53

`김경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경렬 작가님.
멋진 주말이었군요. 광교산과 그 주변의 저수지 풍경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저도 며칠 전에 주왕산을 다녀 왔는데 인산인해였습니다.
문제는 질서였습니다. 우측 통행을 하였으면 좋으련만 뒤죽박죽이었습니다.
그리고 개를 왜 산행에 데리고 올까요?
저도 어제 산책 도중 큰 개가 짖으면서 따라와서 머리 끝이 쭈볏했습니다.
그래서 파출소에 전화를 했더니 조치를 취했답니다.
그리고 어디나 마찬가지로 솔잎 흑파리 때문에 걱정입니다.
골짝마다 나무를 베어 천막으로 덮어 놓은 것이 부지기 수입니다.
작가님이 걱정하시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소나무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눈이 많이 좋아지신듯하여 안심입니다. 그리고 혈당 조심하세요. 샬롬입니다.


김경렬	많이 놀라셨겠습니다. 큰개는 순하다고 하지만 그 위압감때문에 더 무서워요. 위원장님 염려지덕으로 좋아졌습니다. 당분간은 조심 하라네요. 솔잎 혹파리 천적을 인공사육한다니 기대해 봐야지요. 감기 조심 하시고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11/12 14:45

이석희

2016-11-12 11:17

`김경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경렬 작가님!
방 안에 조용히 앉아서 함께 멋진 신행을 하였습니다.
소나무는 우리의 상징이고 자랑이고 자부심인데
이리 되어서 큰 걱정입니다.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상생의 치유법은 없을까요.
개 주인이야 이쁘고 또 이쁘겠지만
다른 사람은 수틀리면 물수도 있다는 건 모르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저도 개를 참 사랑하지만 개로 인하여 가슴을 쓸어내린 일이 많습니다.
나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미개한 사회랍니다.
이웃 나라 일본은 세계인의 칭송을 많이 받는답니다.
공감이 가는 글에 고마운 마음을 한가득 담아드립니다.


김경렬	감사합니다. 솔잎혹파리 천적을 인공사육한다고 합니다. 전담 요원을 채용해가며 노력을 하나봅니다. 건강 하시고 건안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11/12 14:49

정찬열

2016-11-14 17:05

`김경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경렬 작가님!
지난번 수술한곳의 건강도 완전 하지 않으실테데
광교산산행길을 다녀오셨군요
이따금 먼산에 검붉은 색으로 군무를 이루는
송잎 혹파리 피해지역을 보았습니다.
올려주신 솔잎혹파리정보 잘배독습니다.
오전에 비가 나리더니 겨울의 재촉인가 봅니다.
늘 건강 하시고 행운이 충만 하시길 빕니다.


김경렬	안녕하세요 정찬열 작가님! 많이 좋아 졌지만 병원에서는 계속 긴장하게 합니다. 고로 그날산행도 반만 오르고 샛길로 돌아오다가 그 피해 소나무들을 보게 되었던 것입니다. 지난주에는 형제봉을 오르는데 도중에 저혈당이 와서 급히 수습을하고 겨우 형제봉까지 끝내고 돌아 왔답니다. 다음번 완주할때는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할것 같습니다. 또 추오 진다하니 감기 조심 하시고 건강 하시기 바랍니다.	11/15 10:33

김종근

2016-11-21 12:53

안녕 하세요. 김경렬 작가님 반갑습니다.
주말을 걷다 작 읽었습니다.
가을 이 깊어가는 군요. 병원에 계셔서
답답함을 잘 해소 하셨군요.
이제 기후 변화와 제선충 솔잎혹파리등으로 인해
남부지역은 소나무가 다죽어가고 있습니다.
저희 오대조부 산소에 300년 이상된 큰 소나무가
이번 벌초때 갔더니 베어지고 없더군요. 산소는 환하게
되었으나 운치가 사라져 안타까웠습니다.
시에서 1500명의 인부로 산소 주변의 죽은 소나무를
다 베어내 황량하게 되어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한 주간 되시길 빕니다.


김경렬	김종근 작가님! 농사 거둠은 잘 끝내셨는지요. 주말마다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안건필 하시기 바랍니다.	11/29 14:21

박목철

2016-11-27 12:39

사람은 한 번 놀라는 일을 당하면 쉽게 잊지를 못한다 합니다.
어린시절 개에 물리셨다니, 개에 대한 공포가 남 다르시겠습니다.
개도 야성이 있어 언제 주인의 통제를 벗어날지 아무도 모르는데 사람이
많은 곳에 개를 끌고 다니다니,
집에서 기르던 푸들이 옆집 사람이 산책 시키던 진돗개에게 순식간에 물려 죽었습니다.
딸이 울고 불고 난리가 났었습니다. 80년대 솔잎 흑파리로 전국의 소나무가 다 죽는다고
방제를 한 기억이 있습니다. 흑파리 기생 지역에서 상당 거리를 띄워 소나무를 다
베어냈는데, 이제 다시 솔잎 흑파리라니 황당합니다.
부군과 다정히 산책하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건강한 모습 오래 간직 하시기 바랍니다.


김경렬	저런! 얼마나 황당 하셨을까요? 애견이 가족이라던데 슬프고 가슴 아프셨겠습니다 늘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감기 조심 하시기 바랍니다.	11/29 14:25

장계숙

2016-11-29 21:44

주말에 부부가 걷는 산행길이
아름다운 풍경으로 눈에 그려집니다.
어디에서나 눈살 찌푸리게 하는 광경이 꼭 있더군요.
배려의 마음이 없는건지...기분을 망치기 일쑤지요.
도란도란~참으로 멋진 일상입니다.
고운 글 행복한 마음으로 배독하였습니다.
멋진 시인님~
늘 존경합니다.
건강 하시고 행복하셔요.


김경렬	어이쿠! 반가운 손님이 다녀가신줄 몰랐습니다. 반갑습니다. 외진곳 찾아주신 손님이라 더 감읍 합니다. 언제나 부지런하신 시인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 하시기 바랍니다.	11/30 16:26

환골탈태

내 가슴에 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