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ney 유람선 여행(2회)
연희동 김숙자
12월 7일(일)
이곳 Orlando의 날씨는 초가을 날씨이다.(9월 초) 언제부터 비가 내렸는지 호텔 정원은 촉촉하다. 호텔 수영장엔 사람은 없지만, 물에 젖어있다. 자박자박 물이 고인 곳도 있다. 가랑비도 내린다.
'오늘 Animal Kingdom 관광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딸은 숙박료가 제 일 싼 곳을 찾아서 예약을 하였다지만, 호텔의 규모나 시설이 아주 좋다.
많이 알려진 호텔의 Room보다도 훨씬 편리하고 실속있게 꾸며져 있으며 우선 깨끗해서 좋다.
아이들이 많은 가족이 장기 투숙을 하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주방기구, 식기류, 냉장고, 가열기구, 식탁 등이 설치되어 있다.
식품만 준비하면 조리하는 데 불편이 없을 정도다.
꼭 우라나라에 시설이 아주 좋은 콘도 같다.
방과 욕실도 둘씩이며 방마다 더블침대 또는 싱글침대가 비치되었다.
'이런 넓은 숙소를 둘씩이나 예약을 하다니,'
'똑똑'
아침 7시가 좀 지났는데 손자들이 문을 두드린다. 어제저녁 늦게까지 Magic Kingdom을 관광하였건만,
'이 녀석들!, 피곤이 좀 풀렸나?'
우리 가족은 호텔 식당으로 아침 식사를 하러 간다. 이미 식당 안은 앉을 틈 없이 사람들이 가득하다.
가족단위, 단체, 부부팀, 아이들.
이 큰 호텔에 투숙객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알 것 같다.
숙박료가 싼 만큼 음식 메뉴가 부실하다.
"얘, 식품 재료 사다가 우리가 음식을 해먹을까?"
"언제요?"
".......,"
Disney's Animal Kingdom
어제저녁 늦게까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관광하였는지 정신이 없다.
큰손자를 잃어버려서 난리를 치렀고,
큰 독만 한 작은손자를 앉고 다니는 딸이 안쓰럽고, 작은손자가 밉기만 하였다.
'얘, 너 팔 안 아프니? 너, 팔이 굵어져서 여름에 소매 없는 옷도 못 입고 다녀, 내려서 걸려라.!!"
눈치 빠른 작은손자는 제 어미 가슴 속에 얼굴을 파묻는다.
제 몸이 부서져라, 아이들만을 챙기는 딸이 못마땅하여 남편과 둘이서 어리석은 딸의 흉을 자주 본다.
"오늘은 유모차를 빌려서 진호를 태우고 다니도록 하자."
남편은 네비게션에 Animal Kingdom의 주소를 치고 있는 딸에게 당부한다.
내려앉았던 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비는 언제 왔느냐는 듯 밝은 햇살이 구름 사이로 내비친다.
어젯밤, 어둠 속에서 보던 거리의 모습이 아니다. 산뜻하고, 맑고, 아주 조용한 거리의 풍경이다.
사람은 보이지 않고 오직 차들만 쌩쌩 달리고 있다.
Animal Kingdom의 넓은 주차장엔 이미 차가 거의 찬 듯 딸은 빙빙 돌아서 안쪽으로 주차한다.
트램역은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노면전차를 기다리고 있다.
입장권을 지문으로 확인하고 입구에 들어서니 넓은 광장이 펼쳐진다. 많은 인파가 밀려가고 밀려온다.
남편과 딸은 입구로 들어가자 바로 유모차 대여점으로 들어간다. 이곳도 줄을 서서 많이 기다린다.
대여비가 12$이라고 한다.
유모차를 밀고 오는 남편과 딸 옆에는 날쌔고 나대는 작은손자가 보이지 않는다.
"얘, 진호는?"
'이번에는 작은손자를 잃어버리다니,'
또 온 식구가 난리다. 밝은 낮이라 다행이지만, 이 아이는 아직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영어 실력이 미숙하다.
'인파에 휩쓸려 앞쪽으로 간 것인가?'
남편과 딸은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작은손자를 찾고 있다. 남편은 앞쪽으로 가며 찾고, 딸은 오던 곳을 되돌아가서 찾는다. 어제만큼, 딸의 큰 목소리가 사방에 퍼진다.
나는 한쪽에서 큰손자와 유모차를 놓고는 걱정만 하고 있다. 유독 나대는 작은손자가 밉기도 하다. 또 부끄럽기도 하다. 한참 후에 정문의 입구 쪽에서 붉은 티를 입은 작은손자와 딸이 보인다.
어느 틈에 이 녀석은 정문 밖으로 나갔을까?
곤충에 관심이 많은 작은손자는 달팽이를 찾으려고 돌아다녔단다.
우리 가족은 작은손자를 유모차에 태우고 Oasis 쪽으로 나간다.
Animal Kingdom Land는 Discovery River 한가운데에 Discovery Island가 있다. 이 섬 옆에는 큰 호수가 있으며 섬 둘레에 강물이 흐르며 강 건너 사방에는 Asia, Africa, Raliki's Planet Watch, Dinoland U.S.A.의 테마공원이 펼처져 있다. 이곳도 차분하게 둘러보려면 일주일이 걸린단다. 모두 기차나 트럭으로 이동한다.
우리 가족은 우선 아프리카의 Kilimanjaro Safaris의 관광을 한다. 남편과 나는 아프리카의 여행을 하지 못했다.
언제든 기회가 된다면 꼭 여행하고 싶은 곳이다.
대여한 유모차를 보관소에 놓고 Wildlife Express Train에 오른다. 철로 길은 깊은 계곡과 숲으로 가려 있었다.
기차를 타고 먼 산골을 여행하는 기분이다. 철로가에는 손을 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열대 우림지역이 나오기도 한다. 강을 건너야 하는 철교도 있다. 기차를 타고 7분을 달린다. 종점에서 우리는 다시 트럭을 탄다. 가끔 TV에서 아프리카 탐험대가 탄 트럭을 본 적이 있었다.
우리도 자동차를 타고 아프리카 지역의 밀림지대로 들어갔다.
22분 동안 트럭을 타고 Kilimanjaro Safaris의 여행을 한다.
광활한 밀림 지역에 탈 것들을 타고 이동한다는 것 외, 별로 감동한 것은 없다. 동물의 수가 많지 않아서인 것 같다.
그러나 손자들은 소리를 지르며 아주 좋아한다.
Africa Land
우리 가족은 다시 Discover Island로 돌아왔다. 이곳은 Animal Kingdom Land의 메인 영역이다. 여러 인종의 많은 인파가 자기들 일정대로 움직이고 있다.
우린 휴게실에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It's Tough to be a Bug를 보러간다.
기다리고 있는 많은 인파, 한국 사람은 한 사람도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린 입구에서 나누어 주는 3D-Glass(입체영상안경)를 받았다. 맘모스처럼 커다란 극장, 적당한 자리에 앉는다.
그 큰 홀에 빈자리가 없다.
곤충, 벌레들의 삶!, 스크린, 무대. 천장, 사방에서 벌레들이 꿈틀거리고, 숨어버리고, 날라오고,
앉은 의자 밑에서도 꿈틀거린다. 바로 내 눈 앞에서 나방이가 나풀나풀 날고 있다.
3D-Glass의 마술인 것을......,
콘충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없는 작은 손자는 제 앞에서 날고 있는 나방이를 잡으려고 두 손을 번쩍번쩍 들어서 움켜잡으려고 한다. 화려하고 징그럽고 아름다운 벌레의 생을 신기한 영상쇼로 아주 재미있게 즐겼다.
입장하는 문과 퇴장하는 문이 다르다.
점심을 먹으려고 한다. 가는 레스토랑마다 줄지어 기다려야 한다. 미국 생활을 하며 기다리는 것이 서서히 익숙해져 간다.우린 태국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여 먹는다. 그래도 동양의 음식이 입에 맞는 편이다.
거리의 풍경들
우리 가족은 Asia Land로 이동한다.
점심을 먹으니 앉아서 쉬고 싶어진다. 작은 손자는 유모차를 타고 다니니 보채지를 않는다. 남편은 유모차의 바퀴가 아주 편하게 밀수 있게 장치되었다고 말한다.
그 어린 것이 어제는 얼마나 고생스러웠을까? 작은손자만 구박하던 어제의 모진 할미가 되었던 것이 미안해진다.
Kali River Rapids를 하려고 줄을 섰다. 대부분 우의를 입고 있다. 우의를 준비해 놓고, 차 속에 놓고 가져오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정글과 가파른 계곡에서 흐르는 물 위에서 보트를 타고 물의 여행을 하는 것이다.
빠른 속도로 떠내려갈 때는 두렵고 물벼락을 맞는다. 긴장감이 감돈다.
열명이 탄 보트엔 우리 가족만 옷이 흠뻑 젖었다. 따뜻한 초가을 날씨에 젖은 옷은 금방 마른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Expedition Everest-Legend of the Forbidden Mountain의 놀이기구를 타러 간다.
키가 112cm 이상만 입장할수 있단다.작은손자와 노부부는 휴게실에서 쉬고 있다.
제 어미와 다녀온 담력이 센 큰손자는 무용담을 열심히 설명한다. 속으로는 무척 떨렸을 것이다.
딸은 자꾸 노부부에게 다녀오라고 한다. 또 타고 싶다는 큰손자는 작은손자의 입장권으로 노부부와 함께 가기로 했다. Everest Mountain 정상을 기차를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갔다 하니 세상이 뒤집어지는 줄 알았다.
이 할미는 담력이 센 큰손자의 손을 꼭 잡았다. 할라비의 얼굴은 아주 즐거운 표정이다.
노부부는 내려서 큰손자의 손을 잡고 허허허, 호호호, 웃는다.
Asia Land
어느덧 해가 서쪽 나무에 걸려 있다. 손자들이 즐길 놀이가 많지만, 마지막으로 DinoLand U.S.A에서 DINOSAUR에 입장한다. 이곳은 공용의 세계를 보는 곳이다. 기차 한 칸에 20여 명이 타고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여기 저기에서 공룡이 튀어 나온다. 손자들은 아주 즐거워한다.
Animal Kingdom Land에는 52 종류의 볼 것과 즐길 곳이 있다. 이곳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의 세계 어린이 세상인 거이다. 하지만 우린 겨우 다섯 곳을 돌아보니 날이 어두워진다. 먼 훗날 손들은 어떤 추억으로 각인 되어 가끔씩 추억을 회상할까? 손들은 아직 어리지만, 어린만큼의 추억이라도 미래의 이야기거리로 남았으면 좋겠다.
피곤한 하루였지만, 사랑스러운 손들을 데리고 오늘 하루 더 유숙할 호텔로 향한다.
저녁은 Orlando의 다운타운으로 가서 한국인이 경영하는 한식집으로 가서 불고기 백반으로 식사를 할 것이디.
내일부터 디즈니 유람선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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