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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안선희 문학서재

ㆍ작성자	안선희
ㆍ작성일	2015-01-27 01:26

ㆍIP: 124.xxx.30

7080

7080 / 안선희

아이를 재우다가 꿈결에 전화를 받았다 어눌한 발음의 목소리였다

나 J야, 화들짝 잠이 깨었다

교대생 중 가장 자유분방했던 J는 교정을 놀이터 삼아 다녔고

페스탈로치를 탐독하고 입학했던 나는 학교에 부적응해서 겉돌았다

모범생 집합소인 교대에도 혁명의 바람이 불어와

강의실로 향하는 현관마다 책걸상이 탑을 쌓았다

두드러기처럼 삭신이 가려워진 나는 농성 중인 체육관에 찾아가

인간사슬의 한 고리가 되었다 문을 막고 경찰과 대치하고

창문 밖에서 흐느끼는 부모들의 음성을 숨죽여 들었다

학생들은 일주일 만에 쫓겨났고 교문은 봉쇄되었다

J는 교문을 향해 돌멩이를 던졌다가 군대에 징집되어 떠났고

나는 스무 살 중반에 엄마가 되었다

동창들은 J가 군대에서 죽었다고 수군대었다

사십 고개 발음이 어눌한 사내가 내 이름을 불렀다

벌 나비 찾아드는 화창한 동산에 사는 모두와 연락을 끊고

스무 해 가까이 숨었던 J는 기지개 켜듯 세상 밖으로 나왔다

세월의 강물이 J와 나 사이에서 쿨렁쿨렁 흐르는 소리를 들었다

교사로서 엄마로서 무던히도 적응해온 나와는 달리

J는 여전히 굳게 닫힌 교문 앞에 있었다

돌멩이 하나 어정쩡하게 든 모습으로

그 돌멩이 내려놓자고 차마 손잡지 못하는 내 안에서

뜨거운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김광섭

2015-01-27 13:39

`안선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7080 ^^**
내린 글 공감합니다^^
시향에 머물다 갑니다
건강하시고 행운이 가득하십시요
안선희 시인님!


안선희	김광섭 시인님, 내일이 설 명절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 더욱 멋진 시로 뵙겠습니다.	2/18 20:28

한영택

2015-01-27 19:25

`안선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자유분방하고 겁 없이 놀았던 대학 시절
혁명의 바람을 타고 그 소용돌이 속에 휘말렸다
서로의 길을 갔지만 먼 훗날 다시 찾은 사내의 모습이
아픔의 상처로 다가온 듯, 다는 이해할 수 없지만
시인님의 글이 왠지 슬프게 보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날 되세요.


안선희	한영택 시인님, 자유분방하고 겁없었을까요? 제 자신은 틀에 갇힌 스스로가 답답하기만했던 순간들이었지요. 시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18 20:29

주응규

2015-01-28 09:20

`안선희`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안선희 시인님의 글밭에 머물며 훈훈한 가슴 데워갑니다
아직은 추운 날씨지만 봄기운이 스멀스멀 피어나는 듯합니다
입가에 미소 가득한 나날 되시고 행복하십시요


안선희	주응규 시인님, 언제나 제 글밭에 소중한 댓글 남기심을 감사드립니다. 내일이 설 명절이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18 20:30

김흥님

2015-01-27 23:10

젊음의 패기와
질주하는 열정과
겁낼것 없는 용기 하나로
버티었던 그 청춘이라는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습니다

세월의 강를 건너
뒤돌아보는 그 젊은날의 초상들은
왜그리도 눈부시게 아름다운지요^^

눈물겹고 시린 글향에
맘한자락 뭉클함으로 서성이다 갑니다


안선희	김흥님 시인님, 아마도 제 또래신 거 같아요. 우리의 지난 젊음을 잊지 말고 시 또한 젊게 쓰도록 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18 20:31

배정이

2015-01-28 15:16

차마 손잡지 못하는 내 안으로 뜨거운 물줄기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안선희 시인님, 7080 잘 보고 저도 나름의 시간에 취하여 봅니다. 시인님, 편안한 오후 되세요.^^


안선희	배정이 시인님, 시집 내시고 바쁜 한해였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멋진 시 부탁드려요.	2/18 20:36

이정규

2015-01-28 19:33

안선희 시인님 ~~
올려주신 글향에 숙연한 마음으로
배독하고 가나이다,
행복하신 시간 이어 가시고 향필 하십시요 !


안선희	이정규 시인님, 행복한 시간 되시는지요? 내일이 설 명절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18 20:37

사방천

2015-01-28 19:46

안 선희 시인님의 고운시
7080 고운 옥고의 들려감니다
건강하시고 하시는일마다
소원이루십시요


안선희	사방천 시인님, 내일이 설 명절인데 어디 가시는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18 20:37

정찬열

2015-01-28 20:41

소정 시인님!
곱게써내리신"7080 "
그 돌멩이 내려놓자고
차마 손잡지 못하는 내 안으로
뜨거운 물줄기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숙연해진 글발에 머물다 갑니다.
늘건안 승필을 기원합니다.


안선희	정찬열 시인님, 숙연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내일이 설입니다. 시인님, 새해도 건필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2/18 20:38

안정순

2015-01-28 22:17

저도 예전에 서울서 학교 다니던 시절
대학에선 최루탄을 터트리며 농성을 부리면
메케한 냄새가 온 동네를 뒤업고 방패를 든 경찰들에 에워싸여
몸씨름을 하던 시절~

어느덪 세월이 흘러 우리 아이들이
그 나이를 훌쩍 넘고 말았네요

안녕하신지요..안시인님
편한 밤 되시구요
감사히 봅니다.


안선희	안정순 시인님, 그 무렵 서울에서 사셨군요. 오며가며 부딪히지 않았을까요. 신촌역 근방에 매일 가다시피 했는데^^	2/18 20:38

한송자

2015-01-29 14:55

그 시대
그 잔상
소롯이 담긴 글
생각이 골똘해졌습니다

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안선희	한송자 시인님, 골똘해진 생각 시에서 읽을 수 있겠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18 20:39

김수잔

2015-01-30 06:02

안선희 시인님!
그동안 잊고 지냈던 자유분망했던 J 동료의 어눌한 발음의
전화를 받고 얼마나 놀랬을가요
마음으로 함께 했던 세월의 강물을 만난듯해요

뜨거운 물줄기가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시인님의 따뜻하신 마음이 보입니다

J님이 잘 되시길 빌며
좋은 글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시인님


안선희	김수잔 시인님, 청년 시절 동기들은 자주 만나지 못해도 살다가 떠오르곤 합니다. 몇몇은 매년 어김없이 약속하고 즐거운 시간 나누기도 해요. 인생의 행복한 순간이랍니다.	2/18 20:40

임승대

2015-01-30 16:01

강의휴강, 경찰과 대치, 교문봉쇄
80년도 말 신촌로타리,연대앞에서 수시로 쏘아대던
최루탄 가스가 뿜어져나오는 듯 합니다.
J님의 돌맹이 내려놓자 손을 잡지 못하는 현실의
안타까움, 눈물을 보면서 시대의 아픔을 봅니다.
J님의 안정적 생활과 행복하기를 바라겠구요
시인님 늘 즐겁고 행복한 나날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안선희	임승대 시인님, 오늘 세시봉이란 영화를 봤는데 저의 대학시절이 떠오르네요. 7080 세대의 공감대가 있지 않나 싶어요.	2/18 20:41

김지숙

2015-01-30 16:59

안선희시인님 젊음의 패기의 자유분방
혁명의 바람으로
겁없는 대학시절..
훗날 아픔의 상처로
돌아온 친구
아직도 돌멩이 내려놓지 못한채..
마음이 뭉클하네예
시인님 고운 시간이 되십시요


안선희	김지숙 시인님, 혁명스럽지 않은 제가 뛰어들 정도로 당시 상황이 참담했던 것 같아요. 행복한 삶 살기로 해요^^	2/18 20:42

김상화

2015-02-02 22:13

반갑습니다.안선희 시인님
학창시절을 자유분방하게
불사르셨네요
지나간 추억은 잘했든 못했든
향기롭습니다
시인님께서 학창시절
그런 용기가 있었다니
참 대견스럽습니다
시인님 서재에 들려 고운
글 향기 잘 맞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안선희 시인님!!


안선희	김상화 시인님, 생각만큼 자유분방하지도 불사르지도 못하나 채 어정쩡하게 넘어갔던 시절이었지요. 시인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18 20:42

박미리

2015-02-07 15:06

쳇바퀴처럼 도는 일상 속에
잔잔한 파문이 된 획기적 사건?에
행복이라는 이름을 더해 봅니다
잊었던 나의 소녀가 웃고
닫혔던 추억뭉치는
봄날의 홀씨처럼 폴폴댄 순간
그 기쁨이 가늠 됩니다 ㅎ
고운 글 잘 보고 갑니다 시인님
명절 준비 잘 하시고
웃음진 매일 되소서^^


안선희	박미리 시인님, 방문 감사합니다. 내일이 설 명절인데 제사 지내시는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18 20:43

김경렬

2015-02-17 19:22

치열했던 학창 시절
지금은 추억 되어 꿈틀 대는군요
명절 잘맞이하시고 행복하세요


안선희	김경렬 시인님, 내일이 설 명절인데 고향 내려가시는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18 20:43

흔적

옷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203	만약에 그때	48	안선희	2015-07-24

202	검소한 여름	58	안선희	2015-07-03

201	눈물	52	안선희	2015-06-11

200	물끄러미	52	안선희	2015-05-30

199	어린이	26	안선희	2015-05-27

198	단비	58	안선희	2015-04-21

197	참사랑	60	안선희	2015-04-07

196	폐경	54	안선희	2015-03-25

195	개울가 몽당솔	46	안선희	2015-03-10

194	가족	38	안선희	2015-02-28

193	흔적	42	안선희	2015-02-18

192	7080	32	안선희	2015-01-27

191	옷	32	안선희	2015-01-18

190	폐지 줍는 노파	34	안선희	2015-01-09

189	여드름	38	안선희	2014-12-31

188	십이월의 거울 앞에서	30	안선희	2014-12-26

187	12월에 내리는 비	44	안선희	2014-12-15

186	선물	42	안선희	2014-12-01

185	시작 노트(명인명시 특선시인선)	26	안선희	2014-11-28

184	망고 카페	46	안선희	201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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