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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2-01-11 12:32
ㆍIP: 58.xxx.46
엘레베이트 안에서
엘레베이트 안에서 / 임정수


 

우연히 **건강 관리협회란 병원에 가게 되었다.
뭐, 내가 건강진단을 받으려고 간 것은 아니고...그냥 따라 간 것 뿐이지...

1층에서 접수를 하고 엘레베이트에 올랐는데,
"같이 가요"란 여자의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옆쪽에서부터 휠체어 한대가 스르륵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안에는 이미 사람들로 꽉 차있었는데,
휠체어가 들어오니 꼼짝달싹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움직일수가 없었다.

아참, 휠체어에 탄 환자는 여자였는데,
누가 봐도 한 눈에 반할정도로 예쁘게 생겼다.

이십대 후반은 아니더라도 삼십대 초반에서 중반쯤...?
엘레베이트 안에 아무도 없고 그녀와 단둘만 있었더라면 어떻게 작업을 걸어봤을텐데...

어차피 휠체어에 탄 여자는 엘레베이트 안으로 들어오더라도
내릴때를 대비해서 입구쪽으로 보며 돌아 앉아 있어야 하기에 괜히 혓물을 켤 필요가 없다.

문제는...
휠체어를 밀며 함께 들어온 그녀의 친구인듯한 여자로 인해 오늘의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것이다.

휠체어에 앉아있는 환자도 무척 예쁘서 감당이 안될 정도였는데,
휠체어를 밀며 들어온 그 여자...
솔직히 휠체어에 앉아있는 환자보단 열배는 더 예쁜 것 같다.

복잡한 와중에도 휠체어의 손잡이를 붙잡고 있는 아가씨가
하필이면 내 앞에서 엉덩이를 들이대며 뭉기적거리니 정말 묘~하고 난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묘~하냐구?
치~~ 암시롱...

이건 뭐...내몸의 일부이긴 하지만
내뜻과는 전혀 다르게 혼자서 잘낫다고 고개를 빳빳이 쳐드니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다른 곳도 아니고...
그녀의 엉덩이와 나의 거시기가 맞닿았다고 생각한다면 나를 위해서라도 얌전히 있으면 좋을텐데...
잠시도 가만히 있질 않고 엉덩이를 요리조리 움직이는게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슬쩍 그녀를 훑어보니...역시나...
그녀는 MP3를 귀에 꽂고 음악에 열중해 있었다.

미친*...

마음 같아선 몸을 반대로 돌려 엘레베이트의 벽쪽으로 돌아서 있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어서 난감할 뿐이었다.

나는 고도의 절제된 이성으로 감정을 꾸욱 억누르며 참고 또 참으면서 천장만 올려다 보았다.

그러다 무심코 고개를 돌렸는데,
두어명의 남자들이 나의 부풀어 오른 거시기와 내앞의 그녀...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의 엉덩이를 번갈아 보면서 의미있는 미소를 짓는게 아닌가.

정말 쪽팔려서 쥐구멍이라도 있음 들어가고 싶을 정도였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그나마 다행으로 성추행이나 성폭력...그런걸로 시비를 거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요즘은 자칫잘못하면 엉뚱한 오해로 인해 낯짝을 들고 다니지도 못하는 세상인데...

물론, 다른 사람들이 다 내릴 때까지도 나는 내리질 못하고 도로 내려가야 했지만 말이다.
내몸의 한부분이 풀이 죽고 기가 죽기를 기다리면서...

하지만, 그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다시 내려올 때에 할머니 한 분이 타면서 내게 던진 말에
나는 또다시 쥐구멍을 찾고 싶었다.

"젊은이 안내리우?"

그냥 말로만 물어보면 될 것을 가지고 얼굴과 아랫도리는 왜 번갈아 보면서 말을 하냐구요...

다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엘레베이트를 탈 일이 있음
얼른 화장실로 뛰어가서 기 좀 팍팍 죽이고 타던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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