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환규
ㆍ작성일	2023-11-22 21:14

ㆍIP: 210.xxx.98

아내의 빈자리

글/ 이환규

나는 산간벽지 오지마을에서 태어나 도시로 나온지 40여년이 넘었다. 그런데 어느곳을 가던 말의 억양 때문에 출생지가 탄로난다.내가 10살 되던해 아버지가 세상을 등지고 떠났다. 그로인해 가장의 짐은 어머니에게 넘어갔지만...
아버지가 세상에 계실때도 가장의 무게는 그다지 지고 있지 않은거 같았다

누가 가난이 죄라고 했던가? 그저 사는데 불편할 뿐이라는 말을 여실히 실감하면서 살아온 세월이다.타향에 와서 홀 어머니 밑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교회를 다니면서 알게된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없는 가운데 가정을 꾸려 두 아들을 얻었다

흔희들 말하는 교회에서 만나 연애하고 교회에서 결혼식을 치렀다.믿음이 좋아서 교회를 다니고 교회 결혼식을 택한건 아니다.더 솔직히 말하면...너무 가진게 없어서 결혼비용을 아끼기 위해서라고 할까?그런데 비용은 자가용 렌트에 설악산 다녀왔는데 제주도 다녀온 비용과 비슷하여 아내에게 미안스럽고 후회가 되기도 했다.

결혼은 양가가 사는것이 비슷해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인거 같다.우리가 그랬다.나는 홀어머니에 6남매 막내로 가진게 없었고, 아내는 7남매중 네째로 비슷한 생활환경이었다.그래서 그런지 단칸방 월세로 시작하여 맞벌이 하면서 열심히 살아 두칸의 방으로 늘리면서 어머니를 모신지 27년 내집도 장만하였다.두아들도 명문대는 나오지 않았지만 속한번 썩이지 않고 잘 자라서 직장생활도 하고 있다.건강한 가정을 꾸렸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아내는 성격이 활달하고 대인 관계가 원만하여 주위에 항상 사람이 많다.결혼전 교회 선교원 교사를 했었고 지금도 아이들 관련일을 하고 있는데 나한테도 항상 선생님같이 대할때가 있지만 나름 애교가 전혀 없지는 않다.그런 아내가 어느날 저녁 지인들과 산책을 다녀 오던중 도로 횡단보도 경계석을 내려서다 넘어져 발목이 세 군데가 골절되었다
살면서 이렇게 크게 다친적이 없어 순간적으로 놀래고 청천벽력 같았지만 그래도 가장이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처리해야 했기에 주위의 도움을 받아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나도 직장생활을 하기에 휴가를 내고 아내곁을 지켰다.당연히 그래야 되지만 지금 옆을 지켜주지 않으면 평생 원망을 들었을 것이다.한번씩 오가는 아내가 없는 집은 공기 부터가 달랐다.모든 소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고 손가는곳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집안 청소, 빨래, 밥, 설거지 등등...

예전에 아내가 한말이 떠올랐다."당신은 바깥 직장생활만 하지만 나는 직장과 집안일을 같이 하니 얼마나 힘들겠어" 라고, 그때는 나도 집안일 도와주는데 왜 그런말을 하느냐고 짜증을 냈는데...
아내가 없는 빈자리를 챙기고 있으니 그심정을 알것도 같았다

복숭아뼈 골절이라 통증이 심하여 밤새 앓는소리를 할때마다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지 라는 생각이 들지만 대신 아파해 줄수도 없다.딸을 키워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아들 녀석들이 엄마를 한번이라도 살뜰하게 챙기지 않는것이 무심하게만 느껴져 섭섭하기도 하지만 요즘 아이들의 지론은 엄마는 아빠가 챙기란다.자기들 여자친구들 챙기기도 바쁘다는 얘기로 들려서 씁쓸하다.

그래서인지 아내는 말한다 남편이 최고라고 앞으로도 그러겠지만 의지할 사람은 부부밖에 없다고...이런말을 들으니 내가 잘하고 있는거 같다.이제 기브스를 하고 밀려오는 통증과 밤마다 씨름을 한다.나는 그옆에서 통증을 가라 앉혀주지는 못하지만 냉 찜질과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는 든든한 남편이 되어가고 있다.

염경희

2023-11-23 17:24

맞습니다
자식은 품안에 자식이란 말도 있습니다

조금 크면 부모 자식간에 거리가 생기지요
지금 열심히 보살펴드려야 사모님께 나중에 꾸지람 안 듣습니다

여자들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작은일에 서운함은 크게 느껴집니다

사모님의 다리가 얼른 나으시길 기원드립니다


이환규	이제는 세월이 지나 상처도 아물어 가지만 막상 어느 그 순간이 오면 힘에 겨워하지요 부족한 서재에 찾아 주시고 격려 주심에 감사 드리며, 지회 송년회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11/24 08:22

장계숙

2023-11-27 10:51

사는 이야기...공감하며 감상했습니다.
아내의 부재로 벌어진 상황과 그 마음을 이해하며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서로가 떠받히는 기둥이 온전해야
편안하고 든든한 집이 되듯이
각자 역활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합니다.
따스한 맘으로 진솔한 글꽃을 피워주셔서
즐겁게 다녀갑니다.
아내분의 쾌유를 빕니다.


이환규	장계숙 시인님 멀리서 오셔서 응원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사는게 특별한것이 없는데 마치 누구는 나와 다른 사람 같이 산다는 것이 허상 같다고 생각 됩니다 늘 사람 人 자를 새기며 한쪽이 넘어지지 않게 서로 지탱해 주는것이 올 바른 삶 이겠지요 추위에 감기조심 하세요~~	11/27 16:14

황영칠

2023-11-29 19:23

존경하는 이환규 작가님
작가님의 수필 서재에 처음 방문하게 되어
마음이 설렙니다.
아차 사모님께서 크게 다치셨군요.
평생을 살아 오시면서 사모님께서
가정을 위하여 얼마나 애를 쓰셨는지
이런 일이있으시면 사모님의 고마움과
소중하심이 얼마나 큰지 절실히 느끼지요.

자식은 내리 사랑 이라고 하지만
부부와는 비교도 안 되지요.
사는 날 까지 부부가 최고이지요.
작가님의 진솔한 작픔을 감상하면서
아내의 소중함을 새삼 느낍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이환규	먼길 일부러 찾아 주시고 격려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너그러이 헤아려 주십시요	11/29 23:39

감나무가 있는 마당

출근길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