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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조근수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조근수
ㆍ작성일 2021-07-10 10:21
ㆍIP: 58.xxx.108
둘째 아들이 본 아버지
둘째 아들이 본 아버지

1987년, 둘째 손녀를 만나고 그 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
부르심 앞에 의연하셨던 당신이셨다.
짧은 병원 생활 중 조금 호전되시면
"이제 그냥 데려가시지, 전도를 좀 더 하라는 말씀인가?"하고 말씀하시곤 하셨다. 
아버지께서는 천국을 향한 결산을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계셨다.

당신께서는 장남, 누나, 막내보다 차남인 나에게 더 많은 애정과 사랑을 쏟으셨다.
비로소 생긴 작은 여유 속에서 그 사랑을 떠올리며 아버지가 일찍 떠났음에 아쉬움을 느낀다. 
고교시절 거짓으로 당신이 실망하게 한 나는 아버지의 혁대로 심하게 맞았었다.
지금의 나는 아버지의 어떤 채찍을 맞아도 울거나 도망가질 못할 것 같다.
1970년대 TV ‘장수 무대’ 프로를 보시며 나중에 꼭 가족이 한번 출연했으면 좋겠다던 아버지!
보고 싶고, 미안합니다. 아버지! 

가족 모두 아버지 덕분에 일찍 주님을 만났다.
유치부부터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여 교회 주일학교, 중고등부를 거치게 해 준 아버지는 주님 다음으로 귀중한 분이 아닐 수 없다.
당신이 주님을 만난 건 내 추정으로는 미군 부대. 하나님은 믿지 않는 사람을 통해서도 기적을 일으키신다는 것을 기도원에서의 기적을 보여주시며 당신을 그 증거로 세우셨다.
이것은 분명 우리 가족에 대한 하나님의 은총이었고 대대로 우리 가족이 주님께 갚아야 할 부분으로 여기고 있다. 당신은 늘 교회의 봉사와 헌신에 대한 생각으로 꽉 차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한미전도 대회 때면 통역 은사를 통해 더욱더 큰 열매를 맺게 하는 위치였음에도 정치적이지 않으셨고, 믿음에 꾸밈이 없으셨으며 나서지 않는 믿음, 늘 조용한 믿음을 보여 주셨다.
기도도 유창하지 못했고 집사 직분이지만 늘 뒤에서 묵묵히 믿음 생활을 하셨다.

혼자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형제들은 자주 보면서 자랐다.
영어 성경과 일어 성경, 그리고 한자가 많은 한글 성경(보관 중) 세 권을 펼쳐 놓으시고 늘 고개를 좌우로 흔드시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지금 생각하니 뭔가 해석이 서로 다르다는 뜻이었다.
정답은 헬라어나 히브리어로 어떻게 되어있는지가 해결책이었는데…. 
네 놈 중 한 놈(목회)은 주님께 바치겠다는 말씀을 들었었다.
누나는 제외되었을 것이고, 나도 별 희망이 없어서 뺏을 것이다.
나중에 재산은 주님께 모두 드려야 한다는 말씀도 있었다.
낚시 따라가서 잡은 그 고기가 불쌍해서 회로 못 드셨단다.

남에게 늘 주고 싶어 하던 배려와 양보의 당신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영화광이셨다.
국민(초등)학교 입학 전 아버지와 둘이 남포극장 십계, 소돔과 고모라를 본 기억도 난다.
비만 오면 오늘 장사(옷 가게) 쉬고 영화 보러 가자고 어머니를 설득했지만 강한 생활력을 가지셨던 엄마는 응해 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기도 하셨다.
그런 당신이 담배는 결국 못 끊으신 것 같다.
끊어야지 하시면서 내일, 내일이 계속되었고 은단은 항상 가지고 계셨었다.
바둑은 형제들과 돌아가면서 즐기셨지만 삼 형제가 바둑 두기를 피해 도망 다닌 게 후회로 남는다.

 최근에 어머님을 보내 드리며(2020년) 나도 고아가 되었다.
이상하게도 아버지의 웃으시는 모습이 어머니 영정사진을 가려 슬픔보다 아버지의 추억을 더듬는 시간으로 장례 일정을 보낸 것 같다.  

생전의 큰 믿음과 정직을 우리 가족에 남기고 가신 깊은 뜻을 되돌아보며 잘 가꾸어서
더 큰 믿음으로, 더 큰 정직으로 성장시키는 게 아버지의 뜻일 것이다.
당신은 가족과 나의 영원한 영적 멘토이시며 큰 바위이십니다.

깊이 되돌아보겠습니다. 아버지!
이름아이콘 정찬열
2021-07-21 08:40
회원사진 		안녕하세요
존경 하는 조근수 작가님~
기독교를 신봉하시는 집안이셨군요
존경합니다.
변명아닌 변명으로 나는 군시절 쫄병때
시간을 때우기 위해 군목회를 몇번 나간적은 있지만
평일에는 자영업에 매달리고 주말이나 주일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낚시나가는 재미로 살았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쩌다 11년전 전기 화상 사고로 한팔을 잘라내야하는 장애를 입어
더는 낚시도 할수 없어 뛰어든것이 그동안 못다했던 문학 활동이라고
나름 하고 있지만 50여년이상 이공계에 몸담았으니 문학이
어쩔수 없는 패턴으로 바뀐 것이지요

쓰다보니 제이야기만 했네요
하느님의 은총을 많이 입으시고 누구에게나
살아생전 저질릇 잘못은 다있는 것이지요
날씨가 무덥습니다.,
가내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조근수 감사합니다! 6/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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