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종덕
ㆍ작성일	2017-09-06 17:12

ㆍIP: 168.xxx.229

가을걷이

물 길 / 김 종 덕

누구든지 봄에는 씨앗을 뿌린다. 일 년을 어떤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까하는 고민도 봄에 해야 한다. 아니, 더 이르게 겨울부터 시작해야한다. 겨울에는 좀 묵직하고 무게있게 계획을 꼼꼼히 세울 수가 있을 것 같다. 봄에 준비를 한다면 조금은 늦은 것 같아서 서두를 일이 생길 것 같아, 추수를 하고나면 바로 다음 해의 일 년농사의 방향을 정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혹시는, 잔인한 겨울에 또 다음해의 농사를 준비한다는 것도 참으로 마음아릴 일이 도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살아있음에 의지의 아픔을 품고 나아가는 일이 어쩌면 아픈 일을 빨리 벗어 날 수 있는 일이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어떤 회사들은 아마도 새 봄에 승진 발표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회시에 따라서는 다를 수도 있겠으나 봄은 인사의 계절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따라서 가을걷이는 계절에 관계 없이 일어나는 것일 지도 모르겠다.

누구든 맞는 계절에 맞는 씨앗을 뿌린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 적당한 계절과 적당한 씨앗은 본인이 결정해야한다. 맞는 계절이라면 자신의 승진이나 바라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계절이 될 것이며, 적당한 씨앗은 내가 무엇을 해야 바라는 일이 성사될 수 있을까하는 일이 될 것이다. 씨앗은 잘 선택해야 하고, 선택했으면 집중적으로 키워야 할 것이다. 방금 들어간 9급 공무원이 바로 7급이 되겠다고 씨앗을 뿌리면 얼마나 힘든 씨앗이 되겠는가? 자그마한 점포를 하는 사람이 큰 공장을 차리고자 하면 참으로 힘든 씨앗이 될 것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최적의 자리를 만드는 것이 좋은 씨앗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계절에 관계없이 씨앗을 뿌려 힘이 들고 들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해볼 수 있는 토양이 있었다. 고시(考試)가 무거운 씨앗 역할을 했었다. 씨앗을 심고 금방 싻이 나지도 않을 뿐아니라 이를 사시사철 키우는 데는 얼마만한 노력이 필요할 것인가. 그래도 열심히 키워 신분 상승을 꾀할 수 있는,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그러한 토양이 존재했었다. 지금은 토양이 많이 달라져서 토양에 맞는 씨앗을 뿌릴 수밖에 없는 토양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신분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토양을 없어졌다. 정규적으로 단계를 밟지 않으면, 그냥 토양을 떠나야하는 일들로 바꾸어지고 있다. 아직도 초등학교에 들어가지도 않은 아이에게 머리가 터지도록 투자를 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부모들이 아이들의 인생을 만들기 위해 죽도록 노력하는 것을 보면, 돈이 없거나 모자라는 사람은 아예 같은 토양에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는 것은 곧 토양이 해야 할 일을 저버리고 있어 씨앗을 뿌릴 계절이나, 씨앗조차 준비할 수도 없게 되어가고 있다.

그럴수록 토양은 더 악화되어가고, 씨앗은 아예 발아하려고 생각지도 않고, 나지 않은 씨앗에 물만 너무 많이 주어 씨앗을 썩게 만드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농사지을 사람은 그 기후와 환경을 잘 보아야하고 다스릴 줄도 알아야 한다. 따라서 농사짓는데도 생각의 발상이 필요하다. 어떤 농부는 포도를 재배함에 같은 평수에 수 십 그루의 포도나무를 심고 매년 가지치기를 하여 포도가 많은 열매를 맺기 기대하는 농법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넓은 땅에 한 그루의 포도나무를 심고 정성을 다해 키워 많은 나무를 심은 포도농장보다 더 많은 송이를 재배하는 농가도 있다. 결과에 자신이 있으면, 이런 저런 일을 하지 않고 집중하여 재배하면 좋은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각 포도 한 나무 한 나무에 쏟는 정성과 일은 더욱 많은 노력을 요구하게 되고, 일손은 모자라지며, 인건비에 많이 투자가 되어 쉽게 지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있다면 한 그루에 최선의 영양을 주어 더 많은 결과를 수확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같이 투자해야하는 노력이라면 좀 더 깊은 생각으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

가을은 참으로 기대되는 계절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봄에 필요로 하는 씨앗을 심었으매, 얼마나 풍성한 수확이 기다리고 있을지 하는 기대감이 될 것이다. 문제는 기대감이 욕심으로 바뀌는데 있다. 생각을 해보라. 적당한 시기에 밑거름을 적당히 주었는가. 김은 때 맞추어 잘 메어 주었는가, 가뭄에 물을 충분히 주었는가, 해충은 잘 제거해 주었는가, 태풍에 넘어진 것들을 다 치료해 주고 바로 세웠는가, 제 대로 커 주지 않는다고 욕을 퍼부은 일은 없는가, 항상 마음이 논밭에 가 있었는가 하는 여러 가지의 내가 했어야 할 일을 생각해보자.

참으로 씨앗은 맞는 계절에 꼭 필요한 씨앗을 심었을 것이나, 나머지 일은 그렇게 많이 신경 쓰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을걷이에 욕심을 부려서 되겠는가. 본인은 농사가 잘되기를 빌기만 하고 텃밭에 나가보지도 않은 사람이 취해야 할 도리는 아닐것이다라는 것을 본인이 제일 잘 알 것이다. 아이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왜 이것밖에 못했어 하고 야단칠 일은 아니다라는 말이 될 것이다. 물론 해주고 싶어도 해주지 못하는 상황들은 언제라도 일어 날 수 있다. 그러므로 농사를 짓는 사람의 아량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말이 될 것이다.

노력없이 가을걷이를 한다는 것은 씨앗만 나무라는 형태가 될 것이다. 오늘은 밖에 가을비가오고 있다. 이제 단풍들기 시작한 벚나무의 잎을 때려 낙엽을 만들고 있다. 그냥 처다 보기만도 아련하고 마음 아픈데 지난 계절에 목을 내놓고 여름과 싸움하던 그 녹색의 의지는 가을비에 힘없이 떨어지고 있다. 가을은 분명히 사람을 살게 하고 보람을 가져다 주는 계절임에는 틀림없으나, 여기에 더하여 일 년간의 다하지 못했던 배려도 함께 풀어 넉넉하지 않아도 풍성함을 느낄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정찬열

2017-09-06 21:32

물길 김종덕 작가님!
우리가 흔히 말하듯 "螢雪之功" 사람은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학문을 닦아 대성을 이루듯이 우리네 농사도 일년의 농사는 정초에
계획하여 봄에 씨았을 뿌려 김매고 가꾸어 천고마비 계절이면
수확의 기쁨을 듬뿍 맛볼수 있지만 과학이 발달하고 인류 문명이
발달할수록 뜻하지 않은 천재지변으로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더욱 심각한 현실입니다만 올해의 논농사는 누가 뭐래도 풍년이지만
지역에따라 밭작물이 낭패를 이룬곳이 많다고 합니다.
결실의 계절 올가을에는 모든 농사가 풍년의 결실이 있었으면 바램입니다.
작가님의 뜻깊은 글"가을걷이" 감사히 배독했습니다.


김종덕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시간은 참으로 빨리 흐르는 것 같습니다. 어저께만 하더라도 뜨거워 못살 정도였는데 이제 가을걷이를 준비하고 있읍니다. 사람들오 자신의 시기를 잘 파악하여핑요한 시기에 필요한 씨앗을 뿌려 가을엔 좋은 수확을 하였으면 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9/12 13:05

백낙은

2017-09-08 15:06

물 길 작가님.
옛날엔 소슬바람이 불면 누구나 가을걷이를 하였지요.
그런데 요즘은 저금통장에 가득 쌓여 있어 따로 준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자기 인생의 가을걷이를 준비하지 않는 것이랍니다.
인생의 가을인 노년이 되면 추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야 하겠지요.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야 겠습니다.
깊은 사색에 빠지게 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종덕	백낙은 윈원장님, 안녕하십니까? 피로는 좀 회복 되셨는지요? 계절에 맞는 씨앗을 계절에 맞게 뿌려야하는데 농부인 우리들은 가을걷이만 생각하고 있읍니다. 앞을 볼 수 있는 혜안으로 출실히 준비하였으면 합ㄴ;디/ 항상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9/12 13:07

이석희

2017-09-09 20:45

김종덕 작가님~~~
반갑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렇습니다. 식물들만 심은 대로 거두는 게 아니라 인간의 모든 일들도 식물들의 그것처럼 심은 대로 거두게 되어 있는가 봅니다. 이 이치를 알게 되면 터무니 없는 소원을 빌지는 않을 것입니다. 노력한 만큼만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머리가 좋아야 공부를 잘하고 환경이 좋아야 성공하기 쉬운 것은 사실입니다. 대통령 비서실장 했던 그 분만큼 머리 좋은 사람이 어디 있나요. 비참한 그의 말로를 봅니다. 인천 초등생 살인범의 아버지는 병원의사이자 교수라고 합니다. 엄마는 강사 또는 교사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환경이 무슨 소용이 있나요. 돈이면 모두가 다 해결되는 것으로 믿습니다. 잘 심고 잘 가꾸어야 합니다. 돈이 첫째는 아닙니다. 그저 울타리일 뿐입니다. 좋은 교훈의 글 감사한 마음으로 배독하였습니다.


김종덕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그렇습니다. 식물만이 아니지요. 사람 농사가 제일 중요한데 그 씨앗이 지금 계절없이 아무때나 아무곳에서나 뿌려지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위험할 뿐입니다. 사람답게 산다는 말은 이제 어디로 날아갓는지 알 수조차 없습니다. 인간성 회복운동이라도 벌여서 엣것을 다시금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말씀은 항상 마음을 바로잡게 합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9/12 13:10

들 꽃

앞서가는 석양(夕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