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길 / 김 종 덕

보스턴에서 남쪽으로 약 130 km 떨어진 곳에 로드아릴랜드(Rhode Island)주에 뉴포트(Newport)가 있다. 이 지역은 미국의 최대 부호의 별장 지역이다. 처음 보았을 때 느낌은 영화 바람과함께사라지다의 촬영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내에서 2층으로 이어지는 레드 카펫의 계단 뿐 만아니라 13개의 화장실, 67개의 방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저택들이 있었다. 이것은 집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호텔 개념이라 그 생각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았으나 주위의 대저택을 둘러보았을 때, 이렇게 큰 대 저택을 어떻게 운용하였을까하는 생각이 쉽게 떠나지 않았다. 식당도 호텔의 주방을 연상케 할 정도였고 하인들이 얼마나 많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저택은 유럽의 왕실의 궁전을 연상할 정도로 호화로운 멘션으로 미국의 대통령들, 실제로 존. F. 케네디,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휴양지로 사용했다고 한다. 특히 보스턴 근교에는 청교도들이 제일 먼저 도달하여 정착한 곳이라 많은 역사들이 실제하고 있으며, 뉴포트 또한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중 한 군데를 보면 브레이커즈 하우스는 해운업과 철도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밴더빌트 2세가 휴양지로 만들기 위하여 해안 연접 지역, 대서양을 눈앞에 두고 16,000평의 부지에 수 천명의 인부를 고용하여 1895년에 완성하였고, 무려 70여개의 방을 비치하고 있으며, 넓은 잔디 광장을 두고 있고, 정원을 아주 잘 가꾸어 두어 말 그대로 궁전이다.

그리고, 샤토 쉬메르는 바다위의 성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 무역상을 위해 지어졌으며, 해안에 중국풍의 정자가 해변의 경치와 아우르져 넓고 멋있을 뿐아니라 파도가 바로 밀어쳐 파도 소리와 더불어 장관을 이룬다.

엘름즈도 13,000평위에 프랑스의 아스니에르성을 닮게 지은 건물이 주위의 경관과 더불어 우아하게 서 있다.

로즈클리프, 장미절벽의 뜻을 가진 이 저택은 베르시이유 궁전의 축소판으로 아름다우면서도 깔끔하게 대리석으로 지었다. 베르사이유 궁전은 금빛으로 단장된 부분이 있어 화려하게 보이지만 이 건물은 거대함에 비교하여 깔끔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외에도 많은 대 저택들이 도로를 따라 바닷가로 줄지어 서 있다.

이 거대한 건물들은 보통사람에게 들어가서 살아라고 해도 어마어마한 경비 때문에 며칠을 살기가 어려운 대 저택이다. 그런데 이 관리는 시에서 맡아 관리하며 관광코스로 개발되어 있다. 아마도 이 대 저택을 관리할 수 있는 여력있는 후손이 없었거나, 안내원의 이야기로는 시에 기증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저택의 내부에는 그 당시 살던 귀족들의 사진과 시대배경의 유품들이 그대로 전시되어 있어 그 당시의 미국의 격변기를 볼수 있다.

시에서 그 대단한 저택들을 아주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을 볼 때, 역사에 대한 자부심, 고 건물에 대한 애착심, 건축물의 역사 등이 미국의 발전을 이룩했을 것으로 믿겨져 왔다.

지금도 로드아일랜드는 미국 최고의 부자도시로 명성이 높다. 바닷가로 옮겨가면 요트가 가정의 자동차처럼 거의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많은 요트가 계류장을 뒤덮고 있다. 해변도 물이 얕은 해변이 쭉 이어져 있어 가족들의 좋은 쉼터가 되고 있다. 더 아름다운 것은 그렇게 넓고 많은 요트가 있지만 바닷물은 너무도 깨끗하다는 것이었다. 속살이 보이고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 해초 등이 실제로 인사하듯 주위에 놀고 있다.

우리는 좀 다른 곳이 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이 대저택들은 대부분이 100년이 지난 집들이다. 잘 지어서 그럴까, 관리를 잘해서 그럴까 그 보존 상태는 너무 깨끗하고 완벽했다.

우리는 100년이 넘은 건물이 건축사의 의미든, 역사적인 의미든 그것을 지키려하지 않고 파괴하고 새로운 형태로 지어 자본주의의 개념에 충실하려고 한다. 그리고 재개발이라는 이유로 오래된 건물은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새로 건설된다. 보스턴에서는 100년 넘은 아파트를 깨끗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우리는 왜 안 될까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보존하는 것을 시대에 뒤떨어 진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관념을 보존 그 자체가 발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 될까. 물론 이 오래된 저택들도 그 보존형태가 엉망일 경우에는 훼손하고 새로운 용도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저택의 대부분은 그 공사 과정이 사진으로 남아 있어 수리가 가능 했을 거리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이 대 저택들을 관리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자본주의 그 자체보다는 그 가치를 담는 것이 더 큰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