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종덕
ㆍ작성일	2017-06-18 15:06

ㆍIP: 168.xxx.229

대전 가는 길

물 길 /김 종 덕

사람은 만나 서로 눈을 보면서 이야기해야 그 사람을 바로 알 수 있다는 것은 나의 오랜 지론이었고 이를 행하기 위해서 항상 노력을 하고 산다. 길을 가다가보면 생각지도 않은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많은 고운 사람들도 만나며 진솔한 대화로 서로에게 맨토가 될 수 있어 또한 좋은 것 같다.

이번에는 온라인에서 뵙던 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시간이 있으면 소주 한잔할 마음으로 운전을 하지 않고 기차로 가기로 했다.

역시 사람은 움직여야 한다는 것도 또한 되새기며 창밖을 영상 삼아 달리고 있다. 들판은 3월의 들판이 아니었다. 그토록 고요하고 조용하던 들판은 모두가 얼굴을 바싹 당겨 앉기라도 하듯이 가깝게 맞아주고 있었다. 들판은 말 그대로 평화, 그 자체였다. 볏논은 물로 가득 차 있고, 해오라비는 짧지 않은 발걸음으로 콧노래 부르고, 수 많은 비닐하우스는 땡볕을 반사시키며 속내를 채우고 있다. 지금도 충청도 지역에는 논밭이 갈라지고 농부들의 가슴은 검게 타버려 하늘을 원망하며 한 숨 쉬고 있다는데, 대전으로 가는 길의 주변에는 찰랑거리는 물위로 반사되는 햇빛에 눈이 찔릴 정도이다. 이것은 하늘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참으로 답답하기만 하다. 어느 누구라도 느끼겠지만 이제는 봄과 가을은 어디로 가버리고 여름과 겨울만이 우리 주위에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바다에서도 열대지방의 어류들이 올라오고 있고, 땅은 점 점 데워져 숨을 막고 있다.

이러한 기후의 변화는 인간이 자연에 대한 혜택에 조금도 은혜를 베풀지 않은 결과 일 것으로 보인다. 지구의 폐에 해당되는 열대지방의 산림, 아마존 지역의 우림, 전 세계적으로 숲으로 가득찬 자연들이 인간에 의하여 훼손되어 이산화탄소가 남아돌게 되고, 이 온실 가스들이 지구를 데워 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에 따라 기단이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 상상도 할 수 없는 가뭄과 홍수를 동반해 오고 있다. 옛날에는 기우제를 지내면 하늘 자연이 귀여워서도 비를 내려 줄 수 있었울 것으로 생각되지만, 지금은 화가 난 상태라서 웃고 넘기기에는 시간이 너무 지나쳤다는 사실을 하늘이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자연은 이제 인간의 편은 아닌 것 같다. 태양도, 지구도, 달도 자신을 외면하는 인간으로부터 담을 쌓기 시작한 것은 아닐지 뒤돌아 봐야 할 때가 지금이라고 판단한다.

기차는 속이 보이지 않게 속을 가득 채운 신록을 휙 지나가고, 신록은 너는 잘 지내냐는 야유 비슷한 말을 하는 것 같다. 밖으로 보이는 익어가는 포도, 지나가는 기다림, 차츰 보이기 시작하는 빌딩들이 따가운 햇살에 숨을 헐떡이고 있고, 정말 하늘의 돌보심을 속으로부터 기대하고 있다. 하얀 들꽃이 하늘 거리고, 개울가 무성한 풀 속으로 그물질 하는 사람들, 옛날에는 미꾸라지, 붕어들을 잡아 동네잔치를 하곤 했는데, 요즈음도 그 만큼 잡힐른지 몰라.

아직 끝내지 못한 밭에는 트랙터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어떤 농사를 지을지 농부의 마음은 트랙터 소리처럼이나 노래 부르고 있는 듯하다. 넓게도 피어 있는 밤꽃, 저 향기가 지나가는 숫처녀의 가슴에도 들릴른지, 차츰 복잡해지는 도시 뒤로 논산 훈련소가 보이고, 저 뙤악볕에 훈련하고 있을 청년들의 힘겨운 숨소리도 들리 듯하다. 입대 할 때 캠핑생활 잘 끝내고 오겠다는 아들의 말이 그 때는 몰랐는데, 오늘은 코 끝이 찡하게 다가온다. 세월은 그 만큼 아이들의 뒤를 채찍질하며 다가왔나 보다.

이윽고, 서대전에 도착하고, 택시로 예술의 전당에 도착했다. 혹시나 얼굴이 익은 사람들이 지나갈까하고 찻집에 앉아 밖을 보니 여전히 시멘트 바닥은 목이 타 절규하고 있었고 조금은 하늘의 심사에 투덜대기도 해본다.

회의장 안에는 만나보고 싶은 얼굴들이 보인다. 너무 반갑고 껴안고 토닥이기도 했다. 처음 만남이지만 낯설지 않은 반가움이, 이러한 사람 냄새, 얼마나 좋은가. 그래서 글은 사람 냄새가 나도록 다듬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는 하나 아직 미흡한 실력으로 다다가기는 어려운 것 같다. 한결같이 만나는 시인님들, 작가님들, 이런 세상에 무슨 법이 필요하랴하는 생각과 나와 같이 모두 만나서 반갑다는 표정은 내가 여태 깊이 빠져보지 못한 인간다움이었다.

이번에는 내스스로 운전을 해오지 않은 관계로 사람들을 만나 소주도 한잔하면서 더 깊은 정을 찾으려 했으나, 모두 식사 후의 단체로 귀향해야하는 아쉬움 때문에 더 긴 자리를 하지 못한 답답함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지회의 총무님과 소주 한 잔하면서 내가 경험하지 못한 길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사람은 만나야한다는 나의 지론을 더 깊게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두 감사하다.

정찬열

2017-06-18 21:08

김종덕 작가님 이번 행사에 거듭 시와 수필 문학상을 수상하심을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끝까지 함께 자리 하지 못하고 저녁 행사를 핑게로 행사도 끝나기전 먼저 귀가하게되어
대단히 송구 했습니다. 제가 달려왔던 호남선 서대전역까지의 "대전 가는길"
곱게 펼쳐주신 글에 감흥을 받습니다. 말씀 마따나 사람은 서로가 대화를 풀어
만남이 있어야 하는 지론 역시 공감 합니다.
늘 좋은글 많이 집필하시여 올려주심을 기대하며 행운이 충만 하시길 빕니다.


김종덕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사람은 만남으로 인하여 자신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항상 곁에 계셔서 감사하옵고, 또한 챙겨 주심에 따스합니다. 다음에는 소주한잔하면서 이야기를 풀어 갔으면 합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6/20 11:22

백낙은

2017-06-18 21:15

김종덕 작가님.
대전 행사를 다녀 오셨군요.
전에는 오전 예배 드리고 오후에 참석하곤 했는데
오늘은 오후에 설교가 있어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시인님들, 작가님들, 이런 세상에 무슨 법이 필요하랴하는 생각과
나와 같이 모두 만나서 반갑다는 표정은
내가 여태 깊이 빠져보지 못한 인간다움이었다."라고 하신 말씀 보니 좋은 시간이었나 봅니다.
그래도 이렇게 서재에서라도 작가님들을 뵐수 있어 얼마나 큰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번 모임 때를 기약해 봅니다.
멋진 창작활동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종덕	백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만나 뵐 수 있었으면 했는데 스케쥴이 있으셨군요. 서재에서 뵈면서 인사드릴 수 잇는 것으로도 다행이라 샌각합니다. 언제든 뵐 수 잇기를 기대합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6/20 11:24

이석희

2017-06-18 21:48

김종덕 작가님~~~
잘 다녀 오셨는지요. 조금 아까 시서재에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가지를 못하였습니다. 탁주 한 사발을 선물드렸으면 참 좋았을터인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부득이 가을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몇 번 다니다 보니 저도 이젠 아는 얼굴 반가운 얼굴들이 더러 보입니다. 특히 저처럼 허옇게 폭삭 늙은이는 그리 흔치 않기 때문에 눈에 잘 뜨이기도 하거든요. 아무튼 아쉬움이 많이 남는 행사였습니다. 고마운 마음 길이 간직하렵니다.


김종덕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세월은 참으로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전번에는 사모님과 같이 오셨던 것 같은데 이제 시간이 되시면 같이 오시는 것 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항상 활기 넘치는 작가님의 모습니 참 곱게도 다가옵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6/20 11:26

김상훈

2017-06-19 04:31

저도 가기전날까지 고민을 좀 했습니다.
차를 두고 가야 마음놓고 소주 한잔이라도 걸칠 것이다.
그리하여 서재에서 연을 맺었던 많은 문우님들과
이런 저런 담소를 나누면서 뭔가를 만끽하자였는데
저는 돌아올 때를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장난이 아닐 것 같았습니다.
늘 껌딱지처럼 붙이고 다니는 노트북, 가방은 그렇다쳐도
꽃다발 세 뭉치와 선물로 받은 모 시인들의 시집들, 이번 여름호, 그리고
시인과 수필가 상패와 상장 두 개에 느닷없이 받은 장려상까지....
그날 저는 운전중에 너무 졸려 쉬엄쉬엄 내려오다보니
새벽 1시가 되서야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럴줄 알았더라면 아예 차라리 하룻밤 더 묵을 걸 하는
후회도 있었습니다만, 그날 김종덕 시인님을 뵙고 어찌나 반가웠던지요.
너무나 익숙한 느낌에 참 사람 좋은 느낌까지 팍팍 오더군요.
언제 또 소통할 날이 있을 겁니다. 가령 부산으로 놀러오신다든지요. ㅎㅎ


김종덕	김상훈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꽤 온랜 시간동안 운전하셨네요. 저도 자정에 도착하였는데 무궁화 열차라 늦게 도착했지만 운전하여 부산까지 간다는 것은 좀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부산에서 25년 살았기 때문에 부산은 항상 마음에 있지요. 여수로 발령 받아 온지도 23년에 달합니다. 참 전화 번호도 받지 못했네요.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6/20 11:30

김상화 2017-06-22 14:51	김종덕 작가님 반갑습니다. 이번 대전 행사에 참석을 못해 보고 싶었던 작가님들 얼굴을 뵙지못해 매우 아쉽습니다 이젠 가을 행사 때 뵈올수 밖에~^^ 김종덕 작가님 수상을 축하합니다. 직접뵙고 축하를 드려야 하는데 글로나마 축하를 합니다.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작가님 매우 덥네요. 늘 건강하시기를 축원합니다

김종덕 2017-06-23 01:28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십니가? 항상 세밀한 글로 담아 주시는 작가님, 서재에서 뵙는 것으로도 더 없이 반갑습니다.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뵙게되면 산의 정상이 아니더라도 막걸리 한잔 하시지요.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돌배나무

들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