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권영심
ㆍ작성일	2021-11-17 17:07

ㆍIP: 223.xxx.23

팽이를 돌리던 그 때,그 사람들

#권영심의글

팽이를 돌리던 그 때, 그 사람들...

권영심 (2021 , 11 , 17 )

내 동생 진철이는 사흘들이 경기를 할
만큼 몸이 약했는데 장난기는 정말 지독
할 만큼 많았다.
사춘기 전에는 작고 배리배리했지만
노는 것 만큼은 어느 머시마들 못지
않았다.
그리고 놀이를 하면 반드시 자기가 이겨
야 직성이 풀렸다.
져서, 딱지나 구슬을 빼앗기는 날은 엄마가 달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성질을 부리다가 까딱 도가 지나치면, 열 경기를 일으켜, 엄마가 업고 밤길을 이리저리 뛰었다.
딱지, 구슬 ,팽이, 자치기용막대기, 등 동생의 소중한 장난감은 아무도 만져서 는 안 되었고 없어지면 난리가 났다.
나를 약올리고 싶으면 몰래 내 방에 들어와서 책을 가져가 몽땅 뜯어 딱지를
만들었다.
그것도 비싼 돈을 들여 모은 화집 종류
로 만들어서 나를 뒤집어지게 했다.

화집은 두꺼운 재질로 만들어진 반짝거
리는 종이여서, 딱지를 만들면 예쁘고
힘이 좋아 다른 딱지가 당해내지 못 했다.
나는 분풀이로 동생의 보물창고인 사과
박스를 뒤져 팽이를 몽땅 숨겨 버리곤
했었다.
여러 개의 팽이를 소중하게 모았는데
전부 아버지가 만들어 준 것이었다.
동생이 가장 아끼고 잘 하는 놀이가 팽이돌리기였고, 전력을 다해 팽이를 돌리는 그 아이의 모습은 참 보기가 좋았다.
그 작은 팽이가 어쩌면 그렇게 잘 돌면
서 묘기를 부리는지 지나가는 사람들도
멈추고 보곤 했다.
아버지는 동생에게 무심한 편이었는데
유독 팽이는 직접 만들어 주었다.
가게에 앉아 손칼로 마치 조각을 하듯
만들었는데 완성된 팽이는 참 단단하고
예뻐 보였다.

페인트로 색칠해서 몇 번이나 광택을
내는 코팅을 마친 팽이를 들고 동생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좋아했다.
끼얏호!!! 야야야! 만세!....
마치 인디언 소년처럼 한 손에 팽이를
들고 팔짝 팔짝 뛰던 모습이 색이 흐려 진 수채화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렇게 아버지가 만들어준 팽이를 동생
은 아무에게도 주지 않았고 보물처럼 잘 간직했다.
그 아이는 아마도 그 팽이를 통해 아버 지의 정을 느꼈지 싶다.
아버지는 동생에게 무심할 정도로 차가 운 편이었고 나에 대한 사랑에 비교되어
엄마와의 싸움의 원인이 되었다.
그런 아버지가 공들여 만들어 준 팽이를
통해 동생은 무언가를 느꼈나 보았다.
동생이 팽이돌리기에 더 전력을 다한
것은 아버지에게 보내는 일종의 메세지
였음을 이젠 알겠다.

저녁을 먹고 나서 가게 앞 길이 한적해
졌을 때 동생은 팽이를 돌리곤 했는데
부모님은 손뼉을 치며 즐거워 했다.
아버지는 제기차기와 팽이돌리기를 즐 겨 했고 부자가 함께 웃는 유일한 시간 이었다.
팽이 하나 돌리는데 뭐 그렇게 자세와
요령이 필요했을까?
아버지는 동생에게 이것저것 어떻게
하라고 가르치며 시범도 보였다.
가끔 아버지와 어른들의 팽이돌리기
시합이 벌어졌는데 오금이 저리도록
재미있었다.
아버지는 내게도 채를 쥐어주고 몇 번
가르쳐 주었는데 나는 정말이지 꽝이
었다.
그 때 동생뿐아니라 골목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놀이터 ,동네 빈터에서 팽 이를 돌리는 아이들이 언제나 있었다.
겨울의 찬 바람을 맞으며 정신없이 놀던
그 아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언제부턴가 팽이를 돌리는 아이들을 볼
수가 없다.
손에 침을 발라가며 딱지를 주물러 적의
딱지를 심각하게 노려 보던 아이들,
공깃돌치기 ,자치기 ,구슬치기를 해도
아이들은 온 몸을 던져 최선을 다해 놀고 뛰고 울고 웃었다.
먼지투성이 흙강아지가 되어도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너무나 소박한 장난감
으로 행복했던 아이들은 이젠 없다.
공기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팽이를 돌리
던 아이들도 씻은듯이 사라지고 이제
우리의 놀이는 어느 게임의 살인 무기가
되었다.
게임에서 지면 죽는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인 이유는 무었일까?
방송마다 잔혹한 죽음은 모른체 하고
게임의 놀이만 부각해서 케이팦과 함께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 순수했던 아이들의 놀이가 이제 어찌
변질될른지 참으로 놀랍고도 서글프다.
성인도 시속을 따르라고 했는데 예민하
게 받아 들이는 내가 오히려 빙충맞다.

염규식 2021-11-18 13:44	옛추억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시대가 너무 변했죠 건강상 이유로 자주 뵙지 못해 죄송해요 항상 건안 건필하시구요 이제 2021년도 달력 1장이네요 잘 마무리 하시구요 승리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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