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8-03-16 22:47

ㆍIP: 1.xxx.128

기암괴석으로 병풍을 두른 대둔산의 풍광(대둔산 제1편)

기암괴석으로 병풍을 두른 대둔산의 풍광
(기행 수필 대둔산 제1편)

루수/김상화

내일이 입춘(立春)이다. 벌써 봄이 이 땅에 왔다고 누구나 좋아한다. 희망의 계절 신비의 계절인 봄은 태고로부터 우리 인간들에게 신께서 내려준 큰 선물이다. 아마 인간뿐 아니라 봄을 맞이하는 모든 생명체는 기쁨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거기다 기나긴 겨울의 추위 속에서 웅크리고 있다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니 얼마나 행복할까? 꽃망울을 잉태한 나무는 예쁜 웃음을 주문한다. 아무쪼록 세상에 태어나 환한 웃음으로 만인에게 사랑을 받는 꽃이 되라고 말이다. 땅속에서 잠자고 있던 풀씨들도 누가 알려주지 않았지만 봄이 오면 얼었던 땅을 비접고 파란 손 흔들며 태어나기 위해 준비한다. 그래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한몫하겠다고 다짐도 한다. 봄은 이렇게 생명체들의 희망이요 신비로운 계절이다.

약 45년 전 결혼 초에 사랑하는 집사람과 다녀왔던 대둔산을 가는 날이다. 그때의 좋았던 대둔산의 추억이 뇌리에 숨어있다가 폭발을 한다. 아마도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이 강렬하게 머리에 남아 있었나 보다. 기나긴 시간 동안 잊히지 않고 머물러 있었던 것은 그때의 아름다운 추억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집사람은 아침 식사 후 입을 뗀다. 여보 우리가 결혼한지 올해가 50년이 되는가 봐요 하고 은근슬 쩍 기팀을 해준다. 생각지 못했던 말이 예쁜 입에서 뛰어나와 나 또한 화들짝 놀랐다. 올해가 우리 결혼 한지 50주년이 되는 해라니! 이렇게 무심하게 내가 살아왔단 말인가! 아마 결혼 50주년이 되는 해를 금혼식(金婚式) 해라고 할 것이다. 아무리 흉허물없는 부부라 할지라도 얼굴을 들 수 없이 미안한 마음이 앞을 가린다

사랑하는 사람이 몸이 건강해서 함께 산행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 못해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혹시 그 위험한 산을 간다고 걱정을 할까 봐 대둔산을 간다는 말도 하지 못했다. 잘 다녀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뇌리를 가득 메웠던 생각들이 집을 나와 찬 공기를 마시니 조금은 사라진다. 잠실 새내역에 도착해 반가운 얼굴들을 보니 마음으로부터 기쁨이 솟아난다. 서로 인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산악회란 매개체로 인하여 모르던 사람들이 서로 따듯한 정이 흐르는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어 놓았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정이 흐르고 사랑이 흐르는 인연, 울적할 때 간혹 보고 싶은 인연, 기쁜 일이 있을 땐 그 기쁨을 서로 나누고 싶은 인연, 혹여 괴로울 때 간혹 푸념을 털어놓을 수 있는 인연, 그래서 메마른 세상을 아름다운 인연으로 꽃을 피울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행복한 인연이 어디 있겠는가?

버스는 목적지를 향해 달린다. 아름다운 인연의 사랑을 품은 회원들을 싣고 달리기 시작한다. 차창으로 내다본 산야는 겨울의 신비로움을 알리는 듯하다. 나무들은 알몸으로 추위를 이겨내느라 안간힘을 쓰는 듯 보인다. 또 어느 곳은 눈이 덮여 겨울의 포근한 맛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겨울의 쓸쓸해 보임은 어쩔 수 없구나! 옆자리는 고고한 자태를 물씬 풍기는 주정숙 고문이 반갑게 앉아 있다. 이것도 산행으로 인한 향기로운 인연이 아닌가 싶다. 버스는 목적지인 배티재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찬바람이 온몸을 파고든다. 그러나 신선한 공기는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 낸다. 아마도 산행을 한다는 것은 이렇게 향기롭고 상큼한 맛을 느끼게 하는 공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에는 무지개 모형의 대형 아치에 인삼약초 산업의 고장 금산이라는 글자를 써놓았다. 옆에는 이치(梨峙) 전적지(戰蹟地)의 글을 새기어 놓았고 무민공 황진 장군 이현 대첩 비도 세워놓았다. 이러한 비(碑)만 보아도 이곳이 역사의 고장임을 말해준다.

이치 전적지(梨峙戰蹟地)는 전라북도 기념물 제26호다. 비에 새겨놓은 글을 옮겨 적어 본다. 이곳은 1952년(선조25) 임진왜란에 전라도 절제사 권율(權慄 )의 독전하 동복 현감 황진(黃進) 장군 등이 왜적을 격파한 전적지이다. 왜장 고바야가와 다카가게(小早川隆景)는 금산에서 웅치(雄峙) 방어선을 뚫고 호남 의 수도 전주를 침공하려 했다. 이 소식을 들은 황진 장군은 남원진에서 급히 전주로 와 안덕원(安德院)까지 침입한 적을 물리치고, 바로 이치(梨峙)로 달려가 휘하의 장수 공시억(孔時億), 위대기(魏大器), 의장병 황박(黃璞) 등과 함께 사력을 다하여 싸우다가 한 때 부상도 입었으나, 마침내 적을 대파하니 적의 시체가 수십 리에 즐비하였으며 아군의 피해는 적었다. 이에 왜적은 전주 침공의 야욕을 버렸으니 이 대첩을 임진왜란 3대첩(梨峙, 閑山, 幸州)의 첫째로 손꼽기도 한다.

산에 올라가기 시작했다. 올라가는 길 처음부터 깔딱 고개로 이루어졌다. 산행하는 사람들이 매우 싫어하 는 계단 길이다. 대둔산(大芚山)에 대해 간략하게 서술해 본다. 전라북도 완주군 운주면과 충청남도 논산시 벌곡면 및 금산군 진산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높이는 878m이다. 한국 8경의 하나로 최고봉인 마천대 등 곳곳에 기암괴석이 있다. 남동쪽과 북서쪽 사면을 따라 각각 장선 천과 독곡천이 흐른다. 산정상에는 신갈나무·졸참나무 등의 낙엽활엽수림을 이루며, 600m 이하 지역에는 개비자나무 상수리나무·소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대둔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며 천여 개의 암봉(바위봉우리)이 6㎞에 걸쳐 이어져 수려한 산세를 자랑한다. 대둔산(大芚山)은 100대 명산으로 1977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케이블카와 구름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건너가는 구름다리는 높이 81m, 길이 50m로 임금 바위와 입석대 가로질러 놓았다. 케이블카로 산 중턱까지 이동할 수 있으며 케이블카에서 내려 암릉(바위능 선)과 암릉 사이를 연결해 놓은 구름다리를 건너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산이다. 이러한 산을 필자는 오늘 도전하는 것이다.

낙조대를 향해 올라가면서 사방을 바라보고 또 바라 보았다. 눈길이 머무는 곳마다 기암괴석으로 병풍을 두른 듯 하늘 아래 제일의 풍광을 자랑한다. 왜 이리도 아름다울까? 걸음이 느린 데다 사진을 찍느라 남보다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또 기이한 풍광에 매료되어 멍하니 서서 감상하다 보니 자꾸만 선두와 거리가 벌어진다. 이 광경을 본 유인숙 전 총무는 내가 혹시 길을 잃고 헤매지나 않나 싶어 걱정이 되었나 보다. 뒤를 보고 또 보며 빨리 오라고 손짓하며 재촉한다. 미인에다가 마음씨까지 비단결이다. 그 말 한마디가 얼마나 고마운지 행복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부지런히 달려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발짝을 뛸 때 마다 너무도 기이한 풍광이 눈앞에 나타나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래서 마음만은 아름다움으로 풍요 롭다.

얼마쯤 가다 보니 선두에 가던 회원들이 오른편 샛길에서 나온다. 물어보니 이산의 보석이 그곳에 있다고 한다. 그 보석을 보려면 꼭 다녀오길 희망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곳이기에 그곳을 가보라 하는지 그 궁금증에 발동이 걸린다. 나도 보석을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압박한다. 혼자 가긴 외로울 것 같아 유인숙 님께 가자고 권 했다. 함께 위험한 오솔길을 걷기 시작했다. 가는 길은 울퉁불퉁 깔린 바위 때문에 위험한 길이다. 도착 하고 보니 심명자 부회장과 몇 분이 사진을 찍고 있다. 묘하게 생긴 큰 바위 두 조각이 마주 보며 다정하게 있다. 위에 있는 바위에서는 수백 년 자란 소나무 한그루가 고사목이 되어 외롭게 서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니 반가운 듯 방긋 웃으며 맞이해 준다.

파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 고운 햇살이 바위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을 낸다. 또 그곳에서 태어나 자라고 수백 년을 살다 지금은 고사목이 된 나무가 아름다운 자태로 살아 숨 쉬는 듯 네 활개를 다소곳이 벌리고 있다. 비록 죽어서도 이산을 지키는 아름다운 모습은 등산객들에게 볼거리를 만들어줘 고맙다. 또 행복한 마음까지 만들어주는 귀염까지 토해낸다. 참으로 보석보다도 아름답다. 낭떠러지를 이룬 이 바위에서 바라본 대둔산의 전경은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다. 너무도 아름다워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MBC문화방송에서 수사반장으로 명성을 떨치던 김한일 회원께서 고맙게도 사진을 찍어준다. 어디 진주 보석이 이렇게 아름다울까? 그곳의 장면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이는데 마음 한편으로는 왜 그리도 가엽게 보일까? 죽어서까지 그곳을 지키고 이산을 지키는 모습이 가엽기까지 하다. 이러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산이 대둔산인가 보다.
대둔산 1편은 여기서 마무리하고 2편에서는 대둔산의 유래와 정상서부터 이 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생생하게 써 내려갈 것이다

2018년 02월 03일

정찬열

2018-03-17 19:17

김상화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가님께서 결혼 50주년 금혼식(金婚式) 되신다구요
그렇다면 그 연세에 그동안 그렇게 높은 산행을 동반회원들이
계시다지만 그렇게 열정으로 하시는것이 미끼지를 않습니다.

저역시도 대둔산을 두어차례 다녀온적이 있지만 작가님께서
산행기에 세심하고 입담있게 써주시니 단숨에 배독하였습니다.

보아하니 사모님과 함께 산행하신 내용을 볼수가 없었는데
거동이 불편하신가 보군요 사모님의 쾌유를 빕니다.
내일 행사때 뵐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항상 건강 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작가님!


김상화	정찬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이젠 완연한 봄이 온 것 같습니다 공기는 좀 차가워도 봄 향기가 향기롭게 날아오니 말입니다 지난 행사 때는 꼭 가려 했는데, 그래서 차라도 한잔하려고 마음 먹었썼는데 , 예기지 않은 바쁜 일이 생겨 가지를 못했습니다. 사실 많이 뵙고 싶습니다. 이렇게 글로 안부도 전하고 하지만 차도 한 잔 나누지 못했습니다 뵙는 날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3/25 06:48

백낙은

2018-03-17 21:14

김상화 작가님.
대둔산의 풍광 잘 보았습니다.
대둔산에 작가님과 사모님 간에 애환이 깃들어 있군요.
우리 부부도 몇 년 전에 금혼식을 치뤘습니다만
금년에 작가님 부부가 금혼식이라니 미리 축하를 드립니다.
이런 복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복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회혼식도 있고 백세 시대니까 70~80주년 기념식까지
건강하셔서 두 내외분 해로하시기 간절히 빕니다.
건강하신 작가님께 박수를 보내며 더욱 강건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김상화	백낙은 위원장님 반갑습니다 그간 건강하시지요 지난 행사 때는 꼭 뵈려 했는데 그만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위원장님 저는 금혼식을 가을에 할까 생각 중에 있습니다 위원장님 말씀대로 큰 복이지요 주님께서 건강 복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다음 행사 때는 어떤 일이 있어도 참석하려 합니다 그때 건강한 모습으로 뵈어요. 감사합니다. 위원장님!	3/25 06:59

김종덕

2018-03-23 18:16

김상화 작가님, 그간 잘 지내셨읍니까? 그 좋다는 대둔산을 다녀오셨군요. 단풍이 좋다고 하는 이야기를 본 것 같은데 작가님처럼 훨훨 날아보고 싶은 생각입니다. 항상 건강하셔서 더욱 따라가고 싶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김상화	반갑습니다. 김종덕 작가님 한동안 뵙지 못했습니다 해외여행을 하고 계시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대둔산을 2번 다녀왔습니다 갈 때마다 느낌이 참 좋은 산입니다 시간이 나면 가을에 한 번 더 다녀올까 생각 중입니다 고맙습니다. 김종덕 작가님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3/2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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