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단
ㆍ작성일	2017-04-06 08:33

ㆍIP: 175.xxx.121

"눈물, 그 못다 한 이야기" 제1부/김단

★소설★

눈물, 그 못다 한 이야기/김단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오는 4월 셋째 주 일요일
에메랄드빛 바다가 보이는 교회에서 조촐한 결혼식이 열렸다, 연둣빛 풀잎과도 같은 청초한 신부가 머리에 벚꽃 화관을 쓴 채 신랑의 손을 잡고 교회에서 걸어 나온다,
"슬혜야, 괜찮아?"
"응, 조금 어지러울 뿐이야."
"그래, 다행이다, 자 계단 조심하고"
"알았어, 고마워"
둘은 주위의 풍경을 아주 천천히 둘러보듯 교회의 입구에 있는 벤치에 다가가서 앉았다,
"영석 씨, 이제 벚꽃들이 제법 시끄럽게 떠드는 것 같지, 그렇지?"
"응, 아주 시끄럽네, 내각시가 시끄럽다면 조용히 하라고 할까?"
"아니, 그냥 둬, 쟤들도 나와 같은 운명일지 모르잖아"
"무슨 소리야, 슬혜는 내 가슴 속에서 영원히 지지 않는 꽃인데, 어떻게 쟤들이랑 비교하니, 앞으로 그런 말 두 번 다시 하면 내가 혼내준다, 알았지?"
"응, 알았어"
"그래, 내 각시 슬혜 정말 예쁘다."

2년 전
울산 호계중학교 앞 편의점
"저, 아저씨, 스타킹이 연한색 밖에 없는데…. 혹시 검정색 스타킹은 없어요?"
"검정색요, 거기 어디 있을 텐데, 죄송하지만 그쪽에 다시한번 찾아보실래요?"
"아저씨, 여기엔 연한색 밖에 없다구요"
"그럴 리가 없는데, 어제 물건이 입고되었는데"
"저 오늘 첫 출근인데 아저씨가 좀 찾아주면 안 되나요?"
"잠시만요"
영석은 계산대에서 나와 진열대에 놓인 스타킹을 둘러본다, "어, 정말 이상하네, 분명히 어제 들어왔는데"
혼자서 중얼거리는 사이 먼저 가게에 들어 와있던 학생이 소리를 친다,
"아저씨 여기 계산요"
"잠깐만"
"아저씨, ○○초콜릿 얼마예요?"
"응, 그거 바코드를 찍어야 하는데…."
"이거 천오백 원인데 돈 놓고 갈까요?"
"아니 잠깐만"
영석의 뒤에서 슬혜가 물어온다,
"제가 바코드 찍어드릴까요?"
"계산할 줄 아세요?"
"그럼요, 저도 편의점 알바를 6개월을 하였는데요"
"그럼 부탁 좀 드릴게요"
슬혜가 계산대로 가는 동안 영석은 괜히 자기의 머리를 한대 지어 박는다,
"어이구, 이 건망증아"
계산대로 갔던 슬혜가 영석의 등 뒤에서 말을 건넨다
"아저씨, 저 늦었는데 오늘은 그냥 갈게요, 첫날부터 지각하면 안 되니까요"
"나 참 분명히 어제 물건이 들어왔는데.. 혹시 선생님이세요?"
"네"
"이거 처음 출근하시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오늘 꼭 찾아 놓을 테니 퇴근하실 때 꼭 들리세요, 그때 스타킹 반드시 찾아 놓을테니"
"호호호…. 알겠어요, 부탁드려요"
"옛써얼"

정영석, 나이 25세, 부모도 형제도 없는 고아다, 어릴 적 부산 서면에 있는 보육원에 강보에 싸인 채 이름과 생일 그리고 잘 키워 달라는 손편지와 함께 버려져 있었다고 한다, 중학교 졸업 전까지는 보육원에서 다니고 졸업 후에는 사상 쪽에 있는 도금공장이나 주물 공장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야간 고등학교에 다녔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울산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며 큰 회사 취직을 하려고 준비중이다, 현재는 대리운전과 편의점에서 6개월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중이다,

왁자지껄하던 교실이 조용해진다,
2학년 3반, 교무주임 선생님과 함께 신임 선생님이 들어 온다, 교탁 위에 선 교무주임에게 반장이 인사를 한다,
"전체 차렷, 선생님께 경례"
"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자, 주목, 오늘부터 여러분들의 담임을 맡게 된 임슬혜 선생님이십니다, 큰 박수로 임슬혜 선생님을 환영해주길 바랍니다,"
여기저기에서 환호성과 휘파람 소리가 난무한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2학년 3반 담임을 맡게 된 임슬혜라고 합니다, 오늘부터 우리 함께 웃고, 함께 울지는 말았으면 좋겠고요, 아무튼 우리 1년 동안 사이좋게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저랑 잘 지낼 수 있지요?"
여기저기에서 책상 두드리는 소리로 대답을 하는 양 소리가 온 교실에 울려 퍼진다, 환영의 두드림 소리가 멎자 교실 뒤쪽에서 덩치가 곰만 한 학생이 번쩍 손을 들고서는
"선생님, 몇 살이고, 집은 어디 시고 혹시 애인은, 첫 키스는 언제 해보셨습니까?"
슬혜는 2학년 3반 교실로 들어오기 전에 짓궂은 학생들이 몇 명 있다고 교무주임께 언질을 받은 게 있는지라 손바닥으로 교탁을 세게 내리치며 단호한 어조로 "앞으로 하는 것 봐서 방금 질문한 호구 조사에 대한 답을 할게요" 슬혜는 빙긋 웃으면서 대답을 하였다,
"아, 조회가 끝나면 반장과 부반장은 교무실로 오길 바라고 여러분은 1교시가 시작될 때까지 조용히 예습하고 있도록 합니다, 알겠습니까?"
"네"
"반장, 조회 끝"
"전체 차렷, 선생님께 경례"
"수고했습니다"
교실 문을 열고 나오면서 혼자 씁쓸하게 미소를 짓는다, 살아오는 23년 동안 잔병치레가 끊이지 않았기에 슬혜는 가슴 두근거리는 미팅도 가슴 터질 정도로 벅찬 사랑도 아무것도 해보질 못했다,
슬혜는 늘 꿈을 꾸어 왔다,
교단에서 열정적으로 가르치는 모습을
만약 슬혜의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사랑을 할 수 있다면 목숨이라도 내어 놓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며 걷는데 어디선가 찌릿하면서도 서늘한 바람이 슬혜의 가슴을 파고든다,

힘겹게 부여잡았던 마음
날숨진 언덕에 묻고
조용히 서글픈 마음 달랠 때
잿빛 마음 한바탕 뒤집어 줄
감미로운 재즈 한 곡 들려와 주었으면..

김단의 생애 첫 소설
"눈물, 그 못다 한 이야기" 1부 끝

이석희

2017-04-06 13:19

`김단`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단 작가님!
반갑습니다.
같은 중등은 아니지만 저도 초등교사로 정년 퇴임을 하였습니다.
펼쳐지는 이야기들이 실감이 갑니다.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 집니다.


김단	아!!! 그러시군요, 이석희 작가님 우리들의 미래를 길러내신 작가님 정말 존경합니다,	4/6 17:42

백낙은

2017-04-06 14:19

`김단`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단 작가님.
오랫만에 뵙게 되니 더 반갑습니다.
더디어 소설을 시작하셨군요.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앞으로 펼쳐질 장면들이 궁금하네요.
다음 이야기 기다려 보겠습니다.
더욱 분발하셔서 멋진 작품 보여 주세요. 샬롬.


김단	백낙은회장님 강녕하시온지요, 자주 인사도 여쭙지 못하고.. 정말 송구합니다, 이번에 쓴 글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는 것이기에 독자들에게 더 안타까운 마음을 들게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4/6 17:46

김종근

2017-04-06 19:08

`김단`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김단 작가님 반갑습니다.
여기서는 처음 인사드립니다.
소설을 쓰신다니 무척 존경스럽습니다.
눈물, 그 못다 한 이야기~ 감사한 마음으로 배독합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십시요.


김단	김종근작가님 감사합니다, 늘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기만 했는데 이번에 큰 마음을 먹고 도전을 하였습니다,	4/6 21:14

황양국 2017-08-11 10:04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좋은 글 잘 감상하였습니다

류등자 2017-08-20 23:34	여기서 다시보게 되여 반갑습니다 김단 작가님의 화려한 서재 활동으로 길게 써올린 좋은길 잘보고 갑니다 앞으로 자주볼수 있는 멋진글 펼치세요 늦은밤 편밤 감사드립니다

김나현 2017-11-06 21:58	김단 시인 작가님 안녕하세요 울 시인님의 이야기일까 재밌게 읽어 내려 왔는데 소설이군요 앞으로 펼쳐진 임슬혜 선생님의 러브스토리가 벌써 가슴 두근거리게 합니다 ㅎ 잘 읽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홍종화 2018-01-03 15:46	반갑습니다. 인사가 늦어 죄송합니다..언제나 카스에서 좋은 글 감사한 마음뿐이였는데...이렇게 작가님 서재에 와서 좋은 글 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촛불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