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청사를 벗어나서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하여 Baggage Claim을 한다.

 공항의 여러 시설물이나 구조가 아주 복잡한 것 같았다. 공항 주차장엔 이미 3일간 대여할 차가 와 있다. 하루에 72$의 대여비로 3일간의 비용을 이미 냈고, 우리 가족은 이 렌트차를 몰고 이동하며 Orlando의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관광할 계획이다.
딸은 렌트 예약을 한 차를 인수하러 갔고, 우리 가족은 공항 밖으로 나와서 딸을 기다린다.
공항의 출국장, 도착장 입구의 도로는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많은 외국 사람들이 차를 타고 떠나고 또 기다리고 있다. 흑인들이 많이 눈에 뜨인다.
딸은 렌트한 차를 인수하여 우리 가족을 태우고 예약된 Home Stead Blvd 있는 Enclave 호텔로 간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은 하늘과 맞닿아 있고 하늘과 초원사이에는 구름만 덧없이 흘러간다. 가도가도 높고 낮음이 없는 푸른 벌판, 사방으로 뚫린 도로 가에는 드문드문 단층의 공용 건물만 보일 뿐 주택이 보이지 않는다.
사계절이 없는 따뜻한 날씨에도 푸른 초원엔 큰 고목나무가 없고 잡목들만 어우러져 있다.
길가엔 이따금 야자수가 눈에 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깨끗이 정돈되고 가라앉은 듯한 아주 조용한 도시다.
'사람이 사는 도시인가?'
 
 
 

우리 가족은 예약한 Enclave 호텔에 Check In을 하고는 바로 Disney world로 출발한다.
딸은 Disney world의 대표 theme park인 Magic Kingdom 관광을 오늘 밤에 관람하기로 예약을 하였단다. 입장료가 1인당 10만원 가량의 금액이라니 우리가족의 오늘 입장료는 50만원의 거금이 되겠다. 거금의 입장료를 내고 이 저녁에 무엇을 보겠다는건가?
꼭 호텔에서 쉬고 싶은데 이미 지불한 입장료가 아까워서 억지로 따라 나서게 된다.
난 1996년도에 캘리포니아 Disney Land를 다녀왔기에 많이 걷고, 줄을 서서 기다려야 되고,
많은 인파 속에서 사람들에 치이는 아주 복잡한 관광 코스임을 이미 알고 있다.
딸은 밤 9시에 펼쳐지는 Parade, 10시에 불꽃놀이가 하이라이트라며 이미 세 곳의 놀이시설을 기다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예약을 하였단다. Disney world  Magic Kingdom은 밤 1시까지
개장이란다.
딸은 네비게이션을 따라 운전하며 Disney world Magic Kingdom으로 출발한다.
하늘과 맞닿은 사방 벌판의 숲 속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낮은 건물이 보일듯 말듯 숨바꼭질을 한다. 구름으로 가려진 석양의 노을은 순식간에 쭉쭉 뻗은 길가 위를 어둠으로 덮어가고 있다,
간간이 나타나는 야자수는 키 재기를 하고 있고,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길엔 오직 차들만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다가 재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딸은 어둠 속을 헤치며 초행의 길을 잘도 달린다. 딸은 운전을 하면서 계속 Disney world에 대한 역사를 이야기 한다.

월트 디즈니 월드로 1971년에 개장하여 현재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이 경영하고 있단다.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놀이동산 뿐만 아니라 캠프장, 골프장, 수상 레져시설 등
종합 휴양지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단다.
디즈니 월드는 Magic Kingdom, Epcot, MGM Studio, Animal Kingdom 의 네 곳의 theme park가 있으며 11만 1100 Km²의 면적(우리나라 서울 면적의 1/5에 해당하는 넓이)에 테마(주제)별로 공원이 펼쳐져 있어서 한 곳을 보는 것 만도 일주일이 걸린단다.
우리 가족은 Magic Kingdom과 Animal Kingdom 두 곳 만 둘러보기 위해 이미 백만 원 돈의 입장료를 지급하였단다. 내일은 Animal Kingdom 을 관광할 것이다.

 Disney world 의 Magic Kingdom
넓은 주차장을 몇 군데를 지나치고 마지막 제 4의 피노키오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그 넓은 피노키오 주차장도 이미 차들이 거의 찬 듯하다.
딸은 차를 주차하곤 피노키오 46열의 위치를 스마트폰에 입력한다.
피노키오 트램(노면전차)역 주변엔 수많은 사람이 줄을 지어 노면전차을 기다리고 있다.
트램 차량은 10여 개가 넘을 듯 아주 길다. 트램 1량에는 30여 명이 승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아주 기다란 트램이 각 주차장 마다 수시로 오가고 있다.

 
 

트램을 타고 3분 정도 달려서 Magic Kingdom 정문에서 모두 내렸다.

모두 입장권을 지문으로 확인하고 입장한다. Main Street에 들러서니 주변에는 여러 갈래의 길과 많은 건물이 늘어섰다. 높은 언덕 위로 Express Monorail 역사가 우뚝 서 있다. 가파른 넓은 언덕 길로 많은 인파가 몰려간다. 어둠 속을 헤치고 불빛을 따라 몰려가는 검은 인파의 행렬이 꼭 영화에서 본 떠밀려 다니는 난민처럼 보인다. 고속 전철 정거장은 꼭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았다.

 수많은 사람을 태운 고속 전철은 어둠 속을 뚫고 빠르게 달린다.

사방엔 휘황찬란한 불빛이 보이고, 철길 양쪽에는 높은 빌딩과 큰 규모의 호텔이 늘어섰다.

큰 호숫가엔 유람선이 떠 있고, 아주 멀리 요술궁전처럼 불빛이 수시로 변하고 있는 황홀한 신데렐라의 궁전이 보인다.
 

 
우리 가족은 '은하철도 999'를 탄 듯 어둠을 가르는 철도 여행을 하고 있다.
일주일간 보아도 다 볼 수 없는 이 넓은 지역을 우리는 이 밤중에 몇 시간을 통해서 얼마나 볼 것인가? Magic Kingdom의 지역은 모두 네 곳으로 되어있다. 
Liberty Square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는 Fantasy Land와 Tomorrow Land, 왼쪽으로는
Frontier Land, Adventure Land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것이다.
'볼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먼 곳은 고속전철을 이용하여 이동한다.
 
  

우리 가족은 Liberty Square에서 내렸다. 가는 곳 마다, 사람들은 물밀 듯이 몰려온다.
카트에 의지한 장애인 가족, 유모차에 아가를 실은 젊은 가족, 목마를 태운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아이들, 청소년, 청춘 남녀. .....,온 세상의 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았다.
 레스토랑, 음료, 아이스크림 가게 마다, 줄을 서야 되고, 거리의 구석에선 음식을 먹는 사람이 진을 치고 있고, 휘황찬란한 불빛 속으로 사람들은 밀려가고 밀려온다.
우리 가족은 칠면조의 커다란 뒷 다리 두 개를 사서 음료수와 먹는다. 맛은 좋지만, 먹어도 먹어도 줄지를 않는다.
  
 다시 기차를 타고 Parade와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장소와 가까운 정거장으로 향한다.
어둠을 뚫고 달리는 기차는 기적소리를 낸다. 꼭 야간열차를 탄 기분이다.
열차에서 내린 우리 가족은 신데렐라 궁전 가까이에서 Big Thunder Mountain Railroad를 탔다.
손자들은 멋 모르고 놀이기구를 탔다가 작은 손자는 무섭다고 울고, 그 뒤로 계속 업어달라고 제 어미를 성가시게 한다. 잠은 오고, 피곤하고, 재미도 없고, 어린 손자가 안스럽지만, 허리가 아파서 업어줄 수도 없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다음 코스로 이동한다.
세계 각국의 대표적인 의상과 상징물 등을 인형으로 만들어 놓은 It's a small world를 관람하였다. 동화 속 상상의 나라에 온 것처럼 아름답고 화려하다. 신선하고 정신이 맑아진다.
어린 손자들은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꿈을 꾸는듯, 아름다운 동화 속 인형의 나라에 푹 빠져있는  듯 하다.
그 다음에는 Jungle Cruise를 탔다.
나무로 만든 배를 타고 아마존 강처럼 꾸며 놓은 인조 동물의 조형물들이 늘어서 있는 강물을 따라간다. 앞에서 배를 운전하며 안내하는 미국 아가씨가 속사포처럼 빠른 말로 쉴새 없이 떠들며 설명을 늘어 놓는다. 승객들은 배꼽을 잡고 웃고,  말의 뜻을 이해 못하는 나는 동물들의 모형만 열심히 보고 있다. 딸은 저 선장이 하는 얘기가 엄청 재미있는 미국식 유머라고 설명해준다. 
작은 손자는 흥이 났는지,
 "Captian! look out! It's too dangerous!!!"라고 소리지르며,
제 나름대로 선장과 이야기를 시도한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Parade가 펼쳐지는 신데렐라 궁전 가까이 여러 갈래의 골목길에서 큰 손자를 놓친 것이다.
많은 인파에 휩쓸려 어느 쪽으로 간 것인지.....,
난 작은 손자를 붙들고 그 자리에 서있기로 하고 남편과 딸은 혼비백산이 되어 사방으로 찾아나선다.
 "선호야, 선호야......"
딸의 목소리가 그렇게 큰 줄을 처음 알았다.
'우리보다 앞으로 갔을까? 뒤쳐졌을까? 옆길로 갔을까? 골목길도 많은데.....'
낮도 아닌 캄캄한 밤에 수많은 사람들 속에 어느 쪽으로 갔단 말인가?
'이 밤중에, 이 많은 사람 속에서, 이 넓은 곳에서, 어떻게 찾아야 할까?'
작은 손자를 붙들고 있는 나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10여분 후 딸의 모습이 보인다. 
남편은 손자의 손을 잡고 온다.
"선호야! 얼마나 놀랬니?"
눈가를 보았지만 울은 모습이 아니다. 유니폼을 입은 안내원을 찾아가서 '마미'를 잃었다고 말했단다. 어느나라에서 왔냐고 묻기에 'Korea' 라고 말 했다니,

제 살 길은 찾을 수 있는 똑똑한 아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였다.
언어가 다른 외국인의 인파 속에서 일곱 살 짜리가 울지도 않고 안내원을 찾아갔다니,
손자를 찾았기에 망정이지 못 찾았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찔한 순간이었다.
우리 가족은 한숨을 돌리고 아이들을 잘 챙기며 Parade가 펼쳐지는 신델레라 궁전 가까이로 갔다. 사람들은 이미 골목길마다 자리를 잡고 앉아 있거나 서있다.
저 멀리서 디즈니의 마스코트인 미키 마우스와 동화 속의 주인공인 신데렐라, 일곱 난쟁이와
마녀, 피노키오, 백설공주, 미운 오리 새끼 등으로 분장한 인물들이 아름다운 무대에 앉아서
많은 인파에게 손짓을 한다.
남편은 작은 손자를 어깨에 올려놓고 한 장면이라도 더 보여주려고 고생을 한다.
'이 아이들이 성장 후 어릴적 Orlando의 Disney world 관광을 어떻게 기억할까?'
밤 10시가 되자 불꽃놀이 축제가 펼쳐진다.
불꽃들이 '펑펑' 온 하늘을 뒤덮는다.
그리고 서서히 사라진다.

 
  해마다 10월이면 여의도에서 세계적인 대규모의 불꽃축제가 펼쳐진다.
우리 가족은 딸네 집 15층 아파트에서 한강으로 쏟아지는
가지각색의 아름다운 불꽃을 보고 즐기는 연례행사가 있었기 때문에 크게 감동을 못 느낀다.
다만 Florida Orlando에서 Disney world의 관광 중에 불꽃축제를 즐기고 있다는 것 뿐. 늦은 시각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리저리 몰려가고 몰려온다.
우리 가족은 호텔 숙소로 가기 위해 고속 전철 정거장으로 향한다.
영영 못 찾을 뻔한 큰 손자의 손을 꼭 붙들고. 
                                                                   

                                                             2014년 12월 23일 뉴저지에서 김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