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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배태성 문학서재

ㆍ작성자	배태성
ㆍ작성일	2013-10-26 14:04

ㆍIP: 61.xxx.193

은수저

                                                                  범 진     배   태   성

                              하늘.땅과 모진 세월 겪은 풍파를
                              움직이는 세월로 탁본해서 그대로 옮겨 놓은

                              눈이 부셔 그림자가 얼어붙은
                              정갈하게 자리한 하얀 은빛 수저 한 쌍,

                              천 년의 애환 닦은 검은색 옻칠이
                              화려한 궁중의상 받쳐 입은 듯
                              고요한 자태.위엄마저 느껴지는
                              반질반질한 갈색 은은히 비치는 반상위엔

                              하늘에서 복 하나 얻어다가 나아진 형편에
                              조상님 우러러 감사 마음 따뜻이 드릴 때도
                              그 자리에 고운 마음 같이 전해주고
                              때로는 가슴 아픈 통곡의 혼 멀리하려는
                              위로 여밀 때도 힘겨운 밤 함께하고,

                             갓 지은 햅쌀 밥 기름찰진 한 숟갈 넣을 때도
                             부부의 정 다독이고 단단히 끈 묶어주던
                             중매쟁이 역할도 신이 나던 모습,

                             귀한 우리 영토가 승냥이떼들의 분탕질에도
                             낡고 허름한 한지 덖지 붙이고 서랍 속에 숨죽이며
                             그 긴 잔인한 세월의 인고로 견뎌내던 의연함,

                             부모님 생신 때나 아픈 아내 입에 따뜻한 미음 한술
                             떠먹여 기운 차리게 할 때도 기쁨으로 혼을 맡기고

                             북서편에 매몰찬 바람 산등성이 넘어오는
                             이맘때 긴 겨울밤에는 슬며시 허름한 장롱 속
                             붉은 명주 보자기 끄집어 펼처내어 행여나 다칠세라
                             조심조심 바라보며 신주 모시듯 지키는
                             곱디고운 하얀 은수저 한 쌍, 우리집 내용 증명서

                             이슥한 밤 환한 불빛에 가만히 살펴보니
                             여기저기 긁히고 닳은 흔적이 지내온 세월 만큼이나
                             무수히 점 찍힌듯 생채기가 나 있다.

                             내가 나그네이고 은수저는 나의 주인이었던가.
                             긴 여정 함께하는 하얀 은 수저 한 쌍의 아픈 마음은
                            뉘라서 달래줄 것 인가, 보듬어 줄 것 인가
                             그저 가만히 세월을 디밀며 엎드려 통곡할 수밖에,

                             나중에 내 자식이 못다 한 깨우침을 반 그릇이나 담아줄까
                             은빛 하얀 그림자에 기대어 허공을 응시한채
                             나머지 반 그릇에 속죄를 씻어 담을까,
                             은빛 하얀 은수저 한쌍에게,,,

안정순

2013-10-26 15:56

`배태성`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조상을 모실 때나 아픈 아내에게 미음 한 숱가락 넣어주던 일..
집안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은수저 한쌍...
지나온 세월 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네요..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 하시구요..


배태성	~네에..시인님 방문 감사 드립니다< 날씨가 추워졌습니다,겨울이 달려오고,, 주말 편안히 지내시고 ,,행복 하세요!~	10/26 17:11

한송자

2013-10-26 17:20

`배태성`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우리 집 내용증명서
긴 여정 동안
아픈 맘을
은 빛 하얀 그림자에
담긴---

고운 빛깔
다양한 색상
오색 단풍과 함께
행복으로 물드는 주말되세요


배태성	~네에,시인님, 방문 감사 드립니다, 쏴-안 겨울 바람이 신 났습니다, 감기 조심 하시고 ,편안한 주말 보내시길~,,	10/26 17:46

이명숙

2013-10-26 18:37

`배태성`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은수저에 담긴 깊은 뜻,
헤아려봅니다.
결혼 때 혼수로 은수저 한 벌 꼭 챙겼었는데
사실 왜그런진 몰랐는데,,,
분신같이 되어버린 은수저, 공감이 갑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
감사합니다.


배태성	~네에,안녕 하세요? 방문 감사 드립니다, 겨울이 신나는 계절입니다,바람이 차겁군요 감기 조심 하시고 건강 유의 하시길!~	10/27 04:08

임세훈

2013-10-26 18:50

제 지낼 때면 쓰려고 고이고이 신주단지 모셔놓은 은수저 한쌍..
조부님 조모님 제사때면 꺼내보는 은수저와 은젓가락 한쌍...
의미있는 글 한참을 생각하다가
마음에 담아갑니다.
고맙습니다 잊혀버린 의미 찾아주셔서..


배태성	~네에,시인님 ,방문 감사 드립니다, 집안 대소에 어김없이 자리 매김하는, 은수저가 어찌보면 우리네 한국인들의 정서가 깃들여진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건강 유의 하시고 건필 하십시요!~	10/27 04:10

곽종철

2013-10-27 19:22

곱디고운 하얀 은수저 한 쌍, 우리집 내용 증명서/

우리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은수저 한 벌이 모든 것을 다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운 시심에 젖어 머물다 갑니다.
깊어가는 가을이라
기온차가 큽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배태성	~네에,방문 감사 드립니다. 가을이 깊어만 갑니다,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하고,따뜻한 햇볕이 그리워 집니다,,감사 합니다,,건강 하세요~! `	10/27 20:48

황은경

2013-10-27 22:42

여기저기 긁히고 닳은 흔적이 지내온 세월 만큼이나
무수히 점 찍힌듯 생채기가 나 있다.

배태성 시인님
그 은수저에 상채기 왜났을까요?
흔들 거리는 세월의 흔적임에 틀림 없것만
그다지도 아프게 눈에 들어와 보듬아 달라고 했을까요..
버리지 못할 우리는 백의민족이기에 은빛깔 자리깔아
힘을 내어 집안을 지키고 나라를 지켜 온 것 이겠지요.
의미를 찾아서 은수저 한쌍 예쁘게 모아봅니다.
향필하십시요~^^


배태성	~네에,황은경 시인님, 방문 감사 드립니다, 필요할때만 꺼집어 내다 쓰곤 쉽게 잊어버리는 은수저 한쌍이 ,,귀하게 여기면서도 쉽게 잊는 우리들의 행태를 한번 음미 해 봤습니다,,,감사 합니다,	10/28 08:51

김은정

2013-10-27 23:10

은수저의 생을 바라보시는 시인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가을날에 행복하세요.


배태성	~네에,김은정 시인님,방문해 주셔 고맙 습니다, 묵혀둔 옛물건을 한번 끄집어 내어 손질 하면서 남모를 사연들,내가 잊어버린 것들을 한전 생각해 봤습니다. 감사 합니다,건강 하세요~	10/28 08:56

김화영

2013-10-28 09:14

대대로 물려오는 한 쌍의 은수저
집안의 대소사 기쁨과 슬픔 함께 견뎌온 보물!
깊고 고운 글 즐감합니다.
좋은시간 되소서!


배태성	~네에,김화영 시인님,방문 감사 드립니다. 단풍으로 치닫습니다,아름다운 산하가 한폭의 수묵화 입니다,깊어가는가을을 노치기가 아쉬운 하루하룹니다,,건강 하시고 건필 하십시요~	10/28 11:27

이희헌

2013-10-28 10:44

은빛 은수저에 담긴 사연 마음 속에 또 다른 가치를 알려 주네요~
귀한 마음 보고 갑니다.


배태성	~네에 이희헌 시인님,방문 감사드려요~ 그동안 안녕 하신지요? 자칫 잊기쉬운 일들이 깊어가는 이 계절에 문득 문득 생각 납니다, 감사 합니다,건강 하시고,건필 하시길~	10/28 11:29

송준혁

2013-10-28 12:52

은수저에 대한 소중한 기억
감사히 엿보고 갑니다. 선배님
은빛 하얀 은수저 한쌍
버텨온 세월만큼 사연 또한 많겠지요
감사합니다.


배태성	~네에.송준혁 시인님,방문 감사 드립니다~! 사연많은 우리네 삶 만큼이나 집집마다 있는 은수저에 대한 사연도 각양각색이겠죠~! 건강 하시고.,건필 하시길~!	10/28 15:48

주응규

2013-10-29 15:24

좋은 글에 머물러 가는 가을 날입니다
시인님 계절이 깊어갑니다
기온차가 심한 요즘 건강유의 하시고
가시는 걸음 늘 행운이 함께하십시요.


배태성	~~네에,방문 감사 드립니다. 그렇습니다,가을이 깊어 갑니다, 단풍이 물드는 계절이 정취를 한껏 더 해주고 있습니다~ 건강 하시고 ,행복 하십시요~!	10/29 17:36

장용순

2013-10-30 00:59

은수저 한 쌍에 담긴 사연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배태성	~네에.장용순 시인님~ 방문 감사 드립니다~ 단풍이 제철을 만났습니다, 집앞 북한산도 붉콰하게 홍조를 듸여 갑니다, 깊어가는 가을밤에 멋진 시 한수, 절로 나오는 정취 입니다,건강 하시고 건필 하십시요~	10/30 02:59

김지숙

2013-10-30 20:41

배태성시인님 잉꼬 부부같이 백년해로
해라는 의미의 은수저 한쌍..
험난한 세상처럼 닦으면 닦을수록
빛이나는 부부 정같은 은수저..
시인님 행복한 날들이 되십시요


배태성	~네에.김지숙 시인님~ 방문 감사드립니다~ 고이 간직한 은수저 한쌍 끄집어 내어 한번씩 만져볼때마다..세월의 무상함을, 뼈저리게 느끼곤 합니다,,감사 합니다,,건필 하시길~!	10/30 20:54

홍대복

2013-10-31 03:01

가을빛 곱고 아름다운 계절에 시인님의 글향에 머물러 편안한 쉼 얻습니다
가을색 완연하니
어느덧 시월도 작별의 날을 아쉬워 갈색 눈물 흘립니다
시인님!
만산 홍엽에 그리움 물드는 이 계절에
나날이 고운 행보와 건필, 향필 하시길 두 손 곱게 모아봅니다^^*


배태성	~네에.홍대복 시인님,방문 감사 드립니다, 깊어가는 이 가을에 마음 담은지 벌써 한참이 지났는데도 여지껏 가을 정취에 취해 있습니다, 그 만큼 계절이 가져다주는 아름다움에 흠뻑 취했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시인님의 앞날에 더욱 빛나는 발전 있으시길 기원 드립니다, 감사 합니다~ 건필 하시고 행복 하세요~!	10/31 04:52

김유한

2013-11-01 01:40

인생이 삶이 윤회하면
그 은수저 제 색깔이 되겠죠.
지금도 행복 그 자체가 고스란이 였보입니다.
깊은 밤 행복하세요.


배태성	~네에.김유환 시인님, 방문 감사드립니다. 가을이 깊어만 갑니다,,어느덧 단풍도 짙게 여밋고 발걸음들이 가볍습니다,들로,,산으로.. 감사 합니다, 건필 하십시요~!	11/1 06:54

강승희

2013-11-01 06:01

배태성 시우님
은수저는
나의 주인이었습니다.
깊은 시심속에 머물다 갑니다.
건필하십시요.


배태성	네에~강승희 시인님,방문해주셔 감사 드립니다, 요즘 건강은 어떻신지요? 따뜻하게 입으시고 즐거운 마음으로 편안한 나날 즐기시길 빕니다, 마음을 비우시니 몸과 마음이 그리도 가볍고 편하시지요? 감사 합니다,,건강 하시고 행복 하시길 빕니다~!	11/1 06:57

박미향

2013-11-02 14:14

아름다운 가을 입니다,,
은수저 한벌이 잊혀져가는 세월에 그리움
그리다 갑니다,,


배태성	~네에.박미향 시인님.방문 감사 드립니다~ 가을이 깊어 갑니다, 붉은 단풍에 처절한 비가 내립니다~ 뼈속까지 붉어 져라는것이겠지요~. 감사 합니다 건필 하시고 행복 하세요!~	11/2 18:16

가을에 기대어

별똥별

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74	겨울 동백꽃	40	배태성	2013-11-21

73	주머니 없는 壽衣	40	배태성	2013-11-17

72	時, 空 을 잡으면	25	배태성	2013-11-14

71	초겨울 하늘	28	배태성	2013-11-11

70	가을에 기대어	36	배태성	2013-11-03

69	은수저	34	배태성	2013-10-26

68	별똥별	36	배태성	2013-10-18

67	종갓집 아침	28	배태성	2013-10-13

66	꼬막 파는 할머니	40	배태성	2013-10-02

65	잔인한 아픔	20	배태성	2013-09-30

64	가을하늘	18	배태성	2013-09-28

63	가을밤 깊은 곳엔	18	배태성	2013-09-27

62	가을비 속에서	30	배태성	2013-09-13

61	가을비	14	배태성	2013-09-11

60	늙은 호박	16	배태성	2013-09-10

59	가을밤 -3-	16	배태성	2013-09-09

58	그 믐 달	7	배태성	2013-08-31

57	가을밤 -2-	12	배태성	2013-08-30

56	가을밤 -1-	18	배태성	2013-08-29

55	바람처럼	14	배태성	2013-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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