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대한문인협회 -시 (詩)

ㆍ작성자	雲悲/박종영
ㆍ작성일	2008-04-0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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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진 자리에는 바람이 분다
꽃 진 자리에는 바람이 분다 / 雲悲박종영

바람은 담장 너머에서 까치발을 떼고 불어옵니다
꽃 진지 오래인 목련 나무 이파리가 바람에 내맡긴 채 펄럭이고
가끔 지나가는 바람의 골진 몸뚱어리를 힐끗힐끗 쳐다봅니다
채소밭을 거쳐야 꽃송이로 갈 수 있기에
푸성귀 가득 손질해주고
발바닥에 꽃가루도 가끔 매달고
꽃이란 꽃의 꽃술에 슬쩍 묻혀 주고는
나비처럼 훨훨 날아갑니다

바람이 버리고 간 골치 아픈 생각들을
가슴 한쪽의 바구니에 주섬주섬 담아
시들어가는 꽃잎들에 하나씩 나눠주고 있습니다
물컹거리는 꽃 잔등이 만져지면
성긴 무르팍 신경통으로 앓다가 진물 질질 흘리며
싹수 노란 버르장머리를 칭칭 동여매어 울며 걸어갑니다
제 살 아무 곳에나 팽개치듯 습관처럼 걸치는 물렁뼈 언저리에
붙어서라도 아픔 없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젖은 혓바닥으로 고름 섞인 상처부위를 핥아버리고
방고래 절절 끓는 아랫목으로 손바닥 짚어가며
사지 줄기를 늘어뜨리는 것도 그 이유에서 일 것입니다
빗방울이 양철지붕 위를 따다닥 때리는 소리가 귓전을 울리고
꽃들이 놀라 잠에서 깨어나 눈 비비며 눈곱을 떼고 일어나는 아침
바람은 건성으로 불며 꽃잎의 치맛자락을 슬쩍 들치고 지나갑니다
조금은 슬프기도 한 꽃잎들이
단풍나무의 붉은 잎사귀보다 더 빨리 떨어지고
설악산 대관령에는 벌써
하얀 눈이 내렸다고 아나운서가 뉴스에서 재잘거리며 마이크를 빨아먹고
뜬금없이 생각해낸 머리가 실소 失笑를 슬그머니 흘립니다

이렇게 첫눈이 내리는 날에 창밖으로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며
국화차 한 잔을 마시며 시선을 눈 내리는 땅바닥에 고요히 내려 앉힙니다
꽃잎 지기 전에 국화꽃 송이를 아름 따다가 말릴 것을 아쉬워도 해 보지만
이렇게 쓸쓸한 고독이 밀리는 날이면
한 움큼 꽃잎을 입에 문 바람이 창문을 두드립니다
햇살이 방바닥을 타고 돌아 다시 창문으로 나갈 때까지
일어서지 못하는 고개 숙인 꽃송이를 둘러업고
오래 닫혔던 창문을 열어 밖으로 빠져나갈 때면
하루가 참으로 곱고 아름답습니다

꽃 지기 전 꽃잎에 붙어 있는 아침이슬 방울이 영롱하게 빛납니다
지켜주지 못한 슬픔의 줄기를 매달고
저렇게 맑은 모습이 가슴 한쪽을 아프게 후벼 파며
젖은 입술로 꽃잎을 들춥니다
깜깜한 세상의 내부에 틀어박혀 누군가가 다녀간 자리에서
빗물에 씻겨나가는 새똥을 바라보며
저미는 가슴팍을 부여안고 슬픈 노래를 부릅니다
쓸쓸한 바람이 뒤돌아서 걸어간 자리에서는
붉은 꽃 한 송이가 피어올랐습니다
꽃잎의 발아래에는 비의 눈물들이 모여서 나를 씻겨줄 수만 있다면
꽃 지운 등짝의 허전한 마음을 달랠 수 있었을 텐데 하며 후회도 해봅니다
아직도 꽃잎이 진 자리에는 쓸쓸한 바람만 휘휘 불고 있습니다

정병옥: 박종영 시인님^^
꽃잎이 진 자리에 쓸쓸한 바람이 불어서인지
오늘따라 유달리 시인님의 고독이 보입니다..
사월엔 꽃잎이 진 자리에 파란 새순이 돋듯
살갗이 헤어져 살점이 떨어진 자리에
새살이 붙듯 그렇게 생명있는 사월이 되시기를
그저 바래어보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요^^ -[04/01-16:07]-

雲悲/박종영: 고운 봄날 행복안고 다녀가신
정병옥 시인님
감사합니다
기쁨이 가득한 봄날 오후 되세요. -[04/01-18:04]-

仁守/정 용 하: 박종영 시인님 반갑습니다
무궁한 상상력으로 일필휘지하신
시인님의 깊으신 시심을 찿고자
한참을 애써 봅니다.
그리고 독특하신 시향을
가슴에 듬뿍 담아 기쁜마음으로 갑니다
즐거운 밤 시간이 되시길 빕니다.
고맙습니다. -[04/01-22:23]-

신 영: ~.~*
고맙습니다, 雲悲 박 시인님!

"꽃 지기 전 꽃잎에 붙어 있는 아침이슬 방울이 영롱하게 빛납니다
지켜주지 못한 슬픔의 줄기를 매달고
저렇게 맑은 모습이 가슴 한쪽을 아프게 후벼 파며
젖은 입술로 꽃잎을 들춥니다"

雲悲 시인님, 언제나 귀한 시편을 올려주시니
멀리서 달려오는 발걸음이 섭섭하지 않아 좋습니다.
이렇듯 깊은 詩心의 바다에서 흠뻑 젖었다 오르면
숨이 확~~
트일 것 같은 느낌은...
참으로 고마움입니다.
고향처럼, 어머니처럼 넓고 한량없는 바다 같은...
雲悲 시인님! 4월입니다.
환절기 건강 더욱 잘 챙기시고 강녕하소서!
.....ㅎㅏ늘.
-[04/01-22:34]-

가원 김정숙: 안녕하셔요? 박종영 시인님!
국화차 한 잔의 깊은 의미를 부여하신
시인님의 심오한 시향기에 빠져봅니다.
아침 이슬 머금은 국화 꽃잎만큼 맑고 고운
글 감사드립니다.. 4월에도 늘 건강하시고
기쁜 날 되셔요 ^^ -[04/01-23:19]-

雲悲/박종영: 바쁘신 일상에도 이렇게 소중한 발걸음하신
시인님들 감사올립니다
정용하 시인님
신 영 시인님
김정숙 시인님
찾아주시어 감사합니다
행복한 봄날 기쁨으로 함께하세요. -[04/02-09:33]-

김정남: <바람이 버리고 간 골치 아픈 생각들을
가슴 한쪽의 바구니에 주섬주섬 담아
시들어가는 꽃잎들에 하나씩 나눠주고 있습니다>

박종영 시인님안녕하세요?
바람이 지나간 흔적뒤에
아름다운 새순이 자라 그 생명의 소중함에 젖어
희망과 소망의 나래를 저도 함께 펴보네요
감히 아무도 따라할수없는
아름다운 시어에 잠시 머물다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소서 -[04/02-09:50]-

임시연:
비 추적추적 내리는 출근길에
개나리가 조금씩 자리를 비워가는 것을 보았답니다.
가슴 한구석이 허전해 지길래 슬쩍 모른 척하고 왔는데...ㅎ -[04/02-12:57]-

유필이: 박종영 시인님 안녕하세요
벌써 대구에는 개나리가 떨어지기 시작했더라구요~
시인님 깊으신 시심에
살며시 다녀갑니다
늘 건강 안에서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고맙습니다..*^*^ -[04/02-18:31]-

雲悲/박종영: 여기는 해풍에 맞선 개나리가 이제서야
고갤 삐쭉 내밀고 있습니다
김정남 시인님
임시연 시인님
유필이 시인님
고운 방문하신 시인님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계절 행복 함께하세요. -[04/02-20:08]-

박걸주: 안녕하세요. 시인님.
꽃잎이 진 자리에 쓸쓸한 바람만 휘휘 불어
침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음 추스르세요.
고맙습니다. -[04/03-08:51]-

雲悲/박종영: 박걸주 시인님 고운 방문 감사합니다
행복한 봄날 기쁨가득하시길 바랍니다 -[04/03-12:04]-

오종환: 박종영 시인님 안녕하세요. ^^
꽃 진 자리에 바람이 불어 향기가 남았나합니다.

내려두신 마음 고운 시향에 머무릅니다.
오늘도 즐거운 날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m^* -[04/03-12:17]-

고형섭: 그래도 아름다운 꽃이 사시사철 필테니
시인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붉은 꽃한테만 사랑주지 말고 노랑꽃도 하양꽃도
같이 사랑해주세요! -[04/04-09:01]-

雲悲/박종영: 고운 방문 감사합니다
오종환 시인님
고형섭 시인님
행복한 봄날 되세요. -[04/04-09:19]-

슬픈 구름

나비 한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