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백낙은
ㆍ작성일	2017-08-22 20:22

ㆍIP: 221.xxx.92

이 세대를 어이할꼬.

이 세대를 어이할꼬. // 황우 목사 백낙은.

옛날에도 고부갈등이라는 게 있었다. 그러나 시집살이는 의당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대로 잘들 살았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경우가 극히 드물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현대문명에 대한 식견이 뒤떨어 지다보니 바보 등신이 되기 십상이다.

과거엔 부모가 수십 년 동안 익혀온 경험들을 자녀들에게 전수 해 주어야만 생존할 수 있었지만, 근래에 와선 오리려 젊은 세대에게 새 문화의 노하우를 전수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 하겠다. 그래서 요즘 구세대는 현세대와 감히 맞설 수가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요즘은 고부갈등이 아닌 세대갈등이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

이렇게 자녀가 분가해서 따로 산다고 해도, 아무리 세대가 변하고 문화가 바뀐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으니, 보이지 않는 정이란 끈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는 자나 깨나 자식 걱정뿐이다. 허리가 꼬부라져도 들에 나가 농사를 하고, 추수를 하고 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자식들이다.

요즘 택배회사나 우체국에 가보면 도시로 보내는 짐들이 가득가득 쌓인다. 옛날 배고픈 시절만 생각하고 보내기는 하지만, 좋은 먹거리가 넘쳐나기 때문에 시골에서 보내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아예 짐을 끌러 보지도 않고 택배 아저씨에게 그냥 가져가라고 하거나, 내다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우리 집 주변에도 길거리에서 과일을 파는 곳이 더러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요즘은 옛날과 달리 우리 농산물이나 과일이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외국에서 맛있는 과일들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 집에도 요즘 수확할 수 있는 복숭아나무가 두어 그루 있다. 석 달도 넘게 비가 오지 않아서 개울에서 물을 퍼 올려 자주자주 물을 주었더니 꽤 먹음직하게 익었다. 따지고 보면 올해 복숭아는 그냥 과일이 아니라 땀이요 돈이다. 하지만 자녀들이 그것을 알 리가 있겠는가! 그래도 자녀들이 생각나서 여기저기 택배를 보내곤 한다.

서울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처조카가 있다. 어느 날 어떤 새댁이 약국을 찾아와서 시골 시댁에서 택배로 보낸 쌀이라고 하면서 짐을 뜯어보지도 않고 그냥 갖다 주더라는 것이다.
그 짐을 풀어보니 햅쌀이었는데, 쌀부대를 열고 보니 꼬깃꼬깃 뭉쳐진 돈이 10만 원이 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새댁의 연락처도 모르고 해서 그냥 그 돈으로 떡가래를 빼서 온 이웃이 함께 나누어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나 황당한지 고소(苦笑)를 금할 수가 없다.

이런 못 말리는 세대가 된 원인이 어디 있을까? 옛날에는 나름대로 신부수업이라는 게 있었다. 초등학교도 못가는 어린이도 있었지만, 보통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더 진학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설령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나온다고 해도 몇 년 동안은 신부수업을 받을 시간이 있었다.

이때엔 처녀들이 집안에서 부모로부터 음식 만드는 법이나, 살림살이하는 법을 배우기도 하고, 조용한 시간에는 수(繡)를 놓거나 뜨개질을 하면서 신랑감을 기다렸다.
그러나 요즘은 풍속도가 많이 달라졌다. 초,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대학을 가야 하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장까지 얻어 외지로 나가고 만다. 그러고 보니 요리라곤 라면밖에 끓일 줄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뿐만 아니라, 조리된 음식에 입맛이 길들어서 시골 음식이 입에 맞을 리가 없다. 그래서 이런 안타까운 현실이 되지 않았나 싶다.

과거 우리 부모님들도 우리를 한심스럽게 바라보셨겠지만, 우리 또한 다음 세대를 우려하는 바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이 못 말리는 세대를 어쩌면 좋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앞으로의 세대를 생각하면 상상만 해도 어지럼증이다. 하긴 머지않아 우주인들처럼 알약 몇 개로 식사를 대신하는 시대가 올지 모르긴 하지만 말이다.

이석희

2017-08-24 07:26

위원장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제가 조금 뒤 따라가면서 살았기에 더 소통이 될지도 모릅니다만 어려서부터 좀 보수적인 가풍에 의하여 정신이 굳어졌기에 요즈음 일어나는 일들이 조금 못 마땅한 일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도도히 흐르는 현대화의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며 살수는 없는 노릇이니 불기둥이 솟기도 합니다만 어쩔 도리는 없어 보입니다. 무얼 자주 버리는 일들은 방송에 자주 나옵니다. '사랑과 전쟁'인가 무언가 하는 드라마를 보면 시어머니가 해 온 음식물을 버리는 며느리와 친정어머니를 목격합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함인지 현세태가 그럴 수도 있다고 고발을 하는지 모릅니다만 하여튼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아무튼 골치아픈 사례들이 너무나도 많아 큰 걱정이지요. 교훈의 글에 한 표 꾹입니다. 감사합니다.


백낙은	이석희 작가님. 공감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내가 너무 지나친 걱정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세상은 잘 돌아갈 테니까요. 노파심에서 한번 해 본 소리입니다. 감사합니다.	8/24 08:31

정찬열

2017-08-24 22:43

황우 분과 위원장님~~!
"이세대를 어이 할꼬" 가슴깊이 공감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출산 정책에 너무나 아이들을 옹호하며 키워온 부모들의 책임이 아닐까요
행여나 무남독자나 귀한 아들딸에게 고생은 커녕 왕자나 공주 대접으로
키워 왔으니 부모의 은덕은 땅에 떨어지고 오직 자기주이에 사로 잡혀
있으니 흔히 하는 말로 최소한 밥상머리 교육이라도 받을수 있는 그런
시대가 아쉬울 뿐입니다. 그래도 요즘세대가 끝나면 어른이라는 단어조차
없지 않을까 내심 생각하며 교훈에 글 감사히 배독했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건안 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백낙은	정찬열 작가님. 반갑습니다. 좋은 의사는 이미 병들어 있는 사람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병이 들지 않게 한다고 하지요. 제가 자꾸만 병이 든 사회상을 이야기하여 민구스럽습니다. 그렇다고 의사가 병든 사람을 바르게 진단하고 처방을 하듯이 우리 글쟁이들도 그러해야하리라 여깁니다. 감사합니다. 가정의 평화와 건안하심을 기원합니다.	8/25 17:00

김상화

2017-08-25 15:31

백낙은 위원장님 반갑습니다.
현세대를 참으로 잘 지적하셨습니다
50이 넘은 세대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식 세대를 걱정합니다
그러나 걱정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세대의 흐름이 그렇게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 어릴 적에 어머님들이 시어머님께 시집살이 심하게
했다는 이야기는 이젠 박물관으로 보내야 합니다
지금 신혼생활 하는 며느리에게 그때 생각하고
시집살이를 시킨다면 아마 90%는 이혼하고 말 것입니다
위원장님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 흐르듯 세대 조류에 맞춰 살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백낙은 위원장님!


백낙은	김상화 작가님. 그렇습니다. 우리가 어찌 흐르는 물을 거스럴 수 있겠습니까. 늙은이의 노파심이랍니다. 후대들이 그 때가 좋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건안하셔서 좋은 여행기 많이 부탁드립니다. 평안하소서.	8/25 17:04

김종덕

2017-08-28 13:59

백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구구절절 다 맞는 말씀입니다. 밥상머리 교육이 없어진 후로 우리나라의 젊은 이들이 이렇게 되었다고 저는 생각해오고 잇읍니다. 지금은 그 어느 누구도 잘못된일에 대하여 간섭하러 들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간을 키우게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잘못한 것을 잘못한 것으로 알아야하는데 당연하다라고 해석하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외국처럼 아예 독립적으로 클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합니다. 부모도 애닯게 끄려 다는는 일을 하지 않았으면 좋겟읍니다 어떠한 사회에 나가서도 스스로 뜻뜻하게 살 수 있도록 교육을 시켜야 하는데 부모님들은 자식이 고생할까봐 그렇게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아이들을 바로가게하지 못하게하는 것이 아닐까생각합니다. 아이들도 제갈길로 가야하겠지만 부모님들도 참고 지켜볼 수 있는 여유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백낙은	김종덕 작가님. 늙은이가 노파심에서 해본 소리지만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아무리 소리쳐 보지만 가는 기차가 멈추겠습니까. 지금은 아직 과도기라 그렇지 시간이 지나면 외국처럼 되어 지겠지요. 옛 어른들이 아무리 채찍질 했지만 오늘의 탕자문명이 왔듯이 말입니다. 댓글 감사드리오며 늘 건필 향필 하시기를 빕니다.	8/31 15:08

박목철

2017-09-02 09:51

요즘 세대들 사실 너무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다 보니 젊은이들은 노인들을 대놓고
빨리 죽어서 없어져야 나라가 발전 한다고 까지합니다.
아파트 이름을 이상한 외국어로 짓는 것도 노인네들 못오게 하려는
처사라는 웃지 못할 얘기도 있습니다.
군대 입대해서 훈련소에 가면, 밴드인가를 만들어 부모들이
자식들 하루 하루를 들여다 보며 별 수다를 다 떨더군요,
지들은 잔소리라 하겠지만 걱정입니다. 위원장님 출판하신 책을
널리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글을 읽으면 지들도 생각이 있겠지요,


백낙은	박목철 작가님. 여기까지 찾아 주셨군요. 작가님 말씀하신 대로 아파트 이름이 어려우면 더 잘 팔린다는 소문을 듣고 의아해 했었답니다. 회사나 상점의 간판들을 볼 때면 내가 외국의 낯선 거리에 서 있는듯한 착각을 하곤 한답니다. 제가 출판한 책까지 축복해 주시니 감사망극입니다. 신의 가호가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9/2 14:23

조서연 2017-09-07 12:59	작가님 이세대를 어이할꼬 잘읽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희 같이 중년에 접어드는 사람들은 더욱더 힘겼습니다 속된말로 쉰세대도 그렇타고 신세대도 아닌 그야말로 중간치기 어른행세할라니 껄끄럽고 그렇타고 유즘세대

조서연

2017-09-07 13:03

중간에 댓글이 끊어져 죄송합니다
아마도 제가 무언지 잘못 누른것같습니다
전아직 컨


백낙은	조서연 시인님 반갑습니다. 컴퓨터는 저에게도 항상 낯선 객이랍니다. 그래도 시인님이 이렇게 댓글 다실 수 있을 정도니 다행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시인님은 이미 반은 승리하신 겁니다. 늘 화이팅 하시고 보람된 나날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9/7 15:22

김경렬

2017-09-19 18:42

건강은 어떠신지요.
뵙지 못해 서운했습니다.
가을 걷이 준비도 하셔야 할텐데 얼른 쾌차 하시길 기도 합니다.


백낙은	아이쿠. 반가운 분이 살짝이 다녀 가셨군요. 건강 염려해 주시니 감사망극입니다. 시골 의사가 책임을 회피하려고 그러는지 대학병원에 가 보라고 해서 서울 아산 병원에 가 보았는데 걱정 안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위염은 아직 좀 불편하답니다. 우리 수필 서재 작가님들의 기원 힘입어 곧 완쾌 되리라 믿습니다. 가정에 주님의 평강이 늘 충만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9/19 20:30

감상주의(感傷主義)와 인간의 삶

"게요"와 "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