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최 평균
ㆍ작성일	2007-05-25 00:44

ㆍIP:

신혼 여행 버스 안에서
늦은 밤에 무척 오래된 일이 생각나서 몇 자 적어봅니다.

첫 선보고 28일만에 결혼했으니 신혼 여행길이
짝지는 서먹하고 어색해 할거 같아 강릉으로 가는
밤 고속버스 안에서 말 걸어 봅니다.(최종 목적지는 설악산)

"심심하지?
내가 옛날에 겪었던 이야기 하나 해줄까?" 하니
짝지는 금방
"응! 재밌는 걸루 해줘요!"한다.
"그럼 음--"하며 뜸들이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본다.

옛날에 말이야 내가 군에 가기 얼마 전...초봄이던가?
그땐 애인도 없었구 여자 친구도 없던 여드름 대왕 일 때.
부산에 있는 친구가 놀러 오래서 갔다가 해운대서 놀고
돈이 싼 통일호던가? 어쨌든 완행밤열차를 타고 서울로
오고 있었는데 밤차라 손님이 별로 없었어...
이때 짝지가 추임새를 넣는다.
"그래서~어..?"

열차에 듬성듬성 몇 사람만 타고서 그것도 늦은 밤이라 전부들 자는데
난 왠지 잠이 안 와 창밖에 불빛만보고 있었어.
무척 심심하고 손님이 없어서 홍익회 아저씨도
어디서 자고 있는지 돌아 다니지도 않고.
근대, 대구 좀 지나서 어디선가 내가 탄 객차 앞문을 어떤
날씬하고 이쁜 생머리 아가씨가 열고 들어 오는 거야.
짝지는 또 한마디 거든다.
"나 보담 이뻤어?"
다분히 질투가 두 볼에 그득 들어선 형태이다.

가만히 들어봐 그땐 이쁘 다고 생각 했걸랑.
난 무심히 쳐다보며 속으로 생각했지.
"아! 저 아가씨하고 이야기나 하며 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저런 이쁜 아가씨가 나 같은 것한테?
언강 생심...

근대 그 아가씨는 빈자리도 많은데 모두 지나쳐서
내 자리 있는 곳까지 온 거야. 난 속으로 침만 꼴깍 삼켰지..
글구 내게 말하는 거야
" 아저씨! 심심한데 옆에 좀 않아도 돼요?"
난 생각지 못한 일에 당황해서
"녜에?"하고 반문하니
같이 가며 서로 이야기나 하잔다.
무료하고 지루하니.....
나야 좋지 당연히 앉으라 했지.
짝지는 침을 꼴깍 삼키며 묻는다.
"그래서?.."
에구 점점...킥킥

같이 앉아서 이야기 하다 보니 그녀는 서울역까지 간다더군.
글구 나 보담 두 살 많고. 이름이 여 지현 이라나?
이름도 이쁘데?
이런 저런 얘길 하며 속으로 생각했지.
"서울 가서도 연락하며 계속 만나자고 해야지" 하고 말이야.
그럼 나도 이쁜 여자친구가 생기는 거잖아?
두 살 많으면 어때?
그녀도 내가 싫은 눈치는 아니고, 그래서 내 옆에 앉은 거잖아?
이제나 말할까 저제나 말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저 앞 문이 열리며 서 너 살 된 여자아이가 문을 힘겹게 열고 들어 오는 거야.
당연히 우리들 시선이 여자아이에게로 향했지.
그러더니 그 아이는 우리 자리까지 와서 그녀에게 말하는 거야.
짝지가 못 참고 또 묻는다
" 뭐라 했는데?"

아 글쎄
"엄마! 왜 여기 있어? 한참 찾았잖아!"하는 거야.
이런 김 새게 글쎄 애 엄마 였더라구.
애가 잠들어 심심해서 자게 두고 왔던 거야
한 순간에 두근거림도 날라가고
에이구! 내복에 무슨....
그렇다고 여태 까정 재밌게 애기하다 돌변 할 순 없잖아?
그래서 계속 애길 하는데 정말이지 흥이 하나도 안 나는 거야.
이놈의 기차는 왜이리 늦는지....
어느새 창 밖엔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더군다나 이여자 화장실 간다고 애 좀 봐 달라네?
점점... 에휴!
그래서 애를 보구 있는데,
아 글쎄 화장실간 여자가 이 십 분이 지나고
삼 십 분이 지나도 안 오는 거야.
애는 엄마를 찾으며 징징 울고..
짝지 얼굴 돌아보니
"고거 쌤통!"하는 얼굴이다.

할 수 없이 애를 앉고 화장실을 뒤졌지.
헌대 어느 화장실인지 알아야지.
처음부터 끝까지 노크해도 전부 비어있더라고…
화장실이…
딱하나 화장실은 안에서 잠겨있고,
노크하면 응답이 없고.
두드리고 소리쳐도 반응이 없어.
그렇다고 문을 부술 수도 없고.
그때 마침 여객전무아저씨가 왜 그러냐고 묻는 거야.
시끄러워서 뭔 일인가 왔나 봐.
나는 이 황당함을 이차 저차 설명했지.
글구 그 아저씨와 또
노크하고 소리쳐 불러봤지만 안에서는 응답이 없는 거야.
그 아저씨 안되겠던지 어딜 갔다 오더니 키를 가져 온 거야.
애는 점점 더 큰소리로 지 엄마 부르며 울고..
에이 짜증나...
짝지 묻는다
"그래서 열었어?"
"그 안에 그 여자 있었어?"

응.
열고 보니 그 여자 그 안에 앉아 있는데 글쎄
앞가슴을 풀어 젖히고 혼수상태로 쓰러져 있는 거야.
놀래서 흔들어도 깨어나지 않는 거야.
이런!
우린 당황했지.
애는 지 엄마 죽었다고 더 슬피 울고..
근데 가만...
풀어 젖힌 앞가슴이???
아니 이건 뭐야?
붕대로 칭칭 감아 놨네?
자세히 보니 상체를 부라자도 안 하고 붕대로 칭칭.....

여객 전무아저씨 안되겠는지 병원엘 가야 한다며
그 여자를 들쳐 엎고 날 보구 애 안고 따라오라는 거야.
이게 뭐야?
그 여자가 내 애인이야 뭐야?
"아니 아저씨 내가 왜 가야 해요? 난 보호자도 아닌데?"
했더니 아저씨 왈
"젊은 친구가 왜 그렇게 사태 파악도 못해?”
”그럼 내가 이 여자도 엎고 애도 대려 갈수 있어?”
“잔말 말고 담 역에서 내려!"하시네?
밖엔 비도 오고 오늘 완전히 덩 밟았다.
에이 휴~우!
짝지 옆에서 고소를 머금으며 한마디 한다.
"당연히 끝 까정 책임 져야지~이!”

그래서 내린 역이 평택인가? 오산인가 였었어.
역 앞의 조그만 무슨 의원인가?
가서 문을 두드려 자는 의사를 깨우고
사정을 애기하니 불을 켜며 들어 오라더군.
그 놈의 애는 계속 울고...
그리고 여자 가슴의 붕대를 풀어야 된다며
진찰실 밖에서 기다리라는 거야.
여객전무 아저씬 그때 사 담배한대 피워 물고….
우린 옷도 젖어서 후줄근하고...

잠시 뒤에 의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오는 거야.
그러더니 우리들보고
"참 이상하네요? 두 분다 들어 오세요" 하더군.
이젠 아무런 생각도 없이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데...
들어가보니 그 여잔 아직도 의식이 없는지 축 늘어져 있더라고.
의사가 청진기를 전무 아저씨께 드리며 들어 보라는 거야.
그 아저씨 청진기를 여자 가슴에 대고 잠시 있더니
역시 고개를 갸웃하며 날 보구 한번 가슴 뛰는 소리 들어 보라는 거야.
짝지 바짝 긴장하며 말한다.
"그래서? 들어봤어?"

글쎄 청진기를 가슴에 갖다 대니 "공공공공" 가슴 뛰는 소리 나데.
글구 등에다 청진기 갖다 대니 "갈갈갈갈' 뛰고
앞뒤로 번갈아 대니 글쎄 "공갈 공갈 공갈 공갈 "뛰는 거야.
하하하하 ~~
짝지 잠시 사태 파악이 안 되는지 가만있다 소리 친다
"뭐야 ~이거! 공갈이야?"
"쉬잇! 사람들 깬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렇게 우리들의 칠 박 팔 일의 신혼여행길은 시작 되었었답니다.

*** 이 이야기는 군 시절 잠깐 들은 작은 이야기를 각색하여 제 신혼 길에
아내의 수줍음과 어색함을 덜어 주려고 했던 이야기 입니다.
그 아내가 이제 제 곁에 머문 지 4반세기가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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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수: 안녕하세요. 최평균 작가님! *^.^*
정말 오랫만에 뵙습니다.

그동안 잘 지내시고 계시온지요?
항상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니
자주 연락도 드리질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번에 수필/소설 분과 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추대 되셨더군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도 미흡한 힘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측면 지원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신혼 여행 버스 안에서의 공갈...
정말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저도 공...갈...같은 웃음을 토해낼 수 있는
멋진 작품을 만들어 보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

즐거운 주말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빕니다.

위원장님! 화이팅!! *^.^* (hirashi2000@yahoo.co.kr) -[05/26-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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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선경: 안녕하세요. 최평균작가님. 이쁜 아가씨- 아기 엄마- 혼수상태에 가슴엔 왼 붕대? 궁금했던 일들의 전개가 허무하게 끝나네요. 공갈로... ㅎ ㅎ 그 동안도 수필 서재에 관심 크게 두시고 다른 작가들의 글에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지만 이젠 더 변치 않으시고 위원장님 역할에 애쓰시리라 믿어요. 저는 제 글에 달린 댓글을 보고 게시판에 가 보고 알았는데 협회에서 수필 소설 서재를 활성화 하려는 의도에서 그런 것 같네요. 글 잘 읽고 얼굴에 웃음 담고 돌아갑니다. -[05/26-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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