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최 평균
ㆍ작성일	2007-05-30 18:09

ㆍIP:

대한민국 3대 모임
오늘은
작은 녀석이 교육 받고 있는 포항의 해병 교육대에 전화를 했다.
젊은 목소리의 부 사관의 목소리가
전화기의 선을 타고 친절히 안내를 해준다.

전반기 군사 훈련을 마치고 바로 자대 배치 받을 줄 알았는데
실무 교육인 통신 교육을 받으려고
포항에 4주 더 머무는 작은 아들이
육 3주차 주말인 6월 9일과 10일에
면회 신청에 의해 외박을 실시 한다고 한다.
큰 녀석은 미리 외박을 쓰면 나중에 후회 한다고
면회나 외박을 삼가는 게 좋겠다고 권 하지만
그건 꼽꼽한 큰 녀석의 정서이고
작은 녀석은 면회를 와 주십사 하는 의사 표현을 확실히 하니
그 녀석의 바램을 들어 주는 것이
국토 방위 임무를 위해 기꺼이 해병대에 입대한 자식에 대한
부모가 할 일인 것이라고 결정하고
전화로 면회 예약을 한 것이다.
앞으로 10 여일 지나면 구릿빛이 제법 어울리는
대한 해병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면회 예약을 끝내고 컴퓨터 앞에 앉으니
어저께, 거의 백 년을 사시다 먼 길을 떠나신
피천득 선생님의 여행길 땀을 식혀 주려는 듯
선생님의 문학 사상처럼 바람이 자못 맑고 깊다.
오월의 막바지에 다다른 햇빛은
끝 없는 우주의 한없는 사연을 간직 한 채
미물인 사람의 생사는 모르쇠 되어 은빛 모래처럼
내 서재의 책상 앞에 우수수 떨어져 내린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집단, 즉 모임이 있다.
‘모임’ 이란 국어적 해석으로
‘어떤 목적 아래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 이라 하니
자의든 타의든 우리는 여러 개의 모임의 구성원으로
살아 가고 있는 것 같다.
커다랗게 보면 타의적(?)으로 살아가는
수없이 많은 우주 속에서 지구라는 범 세계적 모임이나 국가가 있으며,
작게는 부모 자식이 구성원인 가정도 하나의 모임일 것이다.
그런 모임들은 수장의 성향이나 구성원의 취향과 성격에 따라
좋은 모임도 있고 나쁜 모임도 있으며
정치적 집단인 정당들처럼 손가락질 받는 모임도 있고
필요에 따라 만들어 지고 흩어 지고 있는 것이다.

그 많은 모임들 중에 우리 국민들 사이에
정말로 결속력 있고 참 좋은 전통의 역사와 미래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으며
구성원의 의리와 배려가 베스트인 3대 모임이 있다.
그 모임들의 첫째가 ‘호남 향우회’ 이고,
두 번째가 ‘해병대 전우회’ 라고 하며,
세 번째가 ‘모 대학 동문회’ 라고 함에
지각 있는 거의 국민 대다수가 인정 하며,
목청을 높여 부정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들 세 모임의 구성원들은 타인이 요청해서 안 되는 일들도
자신들끼리는 싶게 허락을 하고 선배는 후배를 편식 하듯이 배려하고
후배는 무조건적인 존경과 신뢰와 복종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 세 모임은 직접적이지 않지만
모두 나하고는 거미줄 같이 가느다란 조금의 인연이 이어져 있는 것 같다.

첫 번째인 ‘호남 향우회’는
호남지방에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임으로
아내는 고향이 전북 남원인 관계로 활동을 하거나 내색을 안 하더라도
그 구성원인 셈이다.
하긴 이십여 년 전에는 아내가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그 시절 살던 동네에 뿌려졌던 선거법 위반 물품인 손목 시계를
우리 집만 못 받기도 했으니
아니라고 손 사래 쳐도 어쩔 수 없는 호남 향우회원 인 것이다.

그 두 번째인 ‘해병대 전우회’ 는
해병으로 전역한 예비역 해병들의 모임인데,
이들은 길거리에서 만나도 선후배 관계가 깍듯하고
전국 각지역에 지회를 두어 교통정리와 인명 구조 등,
사회 봉사활동과 구성원간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 하고 있다.
여기에는 작은 녀석이 이미 해병대에 입대 했으니
예비 ‘해병대 전우회원’이 된 셈이다.

세 번째 ‘모 대학 동문회’는
서울 강북에 위치한 모 대학의 졸업생들이 모이는
사회적으로 역량 있는 단체 이고
정치계나 경제계에 많은 선배들이 진출하여 있으며
전폭적인 애정으로 후배들을 후원 하고 이끌어 주고 있다.
이 또한 큰 녀석이 내년에
그 대학의 3학년으로 복학하여 나머지학업을 마칠 테니
그 또한 예비 동문회원 이며
그러고 보니 나만 3대 모임 바깥에 거주하는 형편이 되어 버렸다.

그럼 나는 어찌할 거나?
그 3대 모임의 구성원의 가족으로서
그들이 받는 후광, 즉 빛의 자투리나 쫓으며 살아 갈거나?

하지만 그리 크게 부러워할 것은 없는 듯 하다.
우리나라 국민의 대다수는 그런 모임의 회원이 아니라도
나름대로 잘들 일하고 즐기며 살고 있다.
다만 그런 모임은
어려운 일이 있거나 할 때 기댈 수 있는 둔덕 정도 일 것이다.
그런 모임을 마냥 기대를 하며 안이 하게 살아 간다면
아마도 요령과 처세술로 쉽게 살아 가려는
무사 안일 주의인 좀비(Zombie)족이 될지도 모르니 경계 해야 될 일이다.

그래도 그들의 끈끈한 결속력은 많이 부럽고 탐나는 건 사실이다.
다만,
그 모임들이 미래를 선도 하며 글로벌 코리아로
우리 나라가 세계의 중심이 되도록 이끌어 나가는
그런 엘리트 집단으로 성장하길 빌어 보면서
나는 이미 그런 모임의 회원 기회를 상실한 나이인 바에야
지금 내가 속해 있는, 그러니까 이 글을 쓰는 이 모임이
그 모임들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제 4대 베스트 모임이 될 수도 있으리라
고대해 봄은 나의 너무도 황당하고 허황된 꿈일까?

그것도 전혀 확률이 없는 건 아니겠다.
아니 그런 인정 받는 모임이 아니더라도
우리들 개개인이 이미 속해 있는 단체나 모임은
비록 그런 3대 모임에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이 미미 하고 티끌만큼 작더라도
나한테는 베스트 중의 베스트인 모임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많은 애정을 가지고 전폭적인 사랑을 해줘야 할 것이다.

2007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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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수: 안녕하세요. 최평균 수필가님! *^.^*
오늘 하루도 즐겁게 잘 보내셨는지요?

작은 아드님도 주특기가 통신이군요.
제가 통신 주특기라서 그런 점은 얼른 눈에 뜨인답니다.
ㅎㅎㅎㅎㅎ

전반기엔 군사 훈련을 받고요,
후반기에 받는 교육이 주특기 교육이거든요.

사병 생활부터 시작했었기에,
유선(교환, 전화기 수리, 중가설, 경가설...)과
무선(AM/FM)...통신 분야에 대해선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랍니다.

레이다만 빼곤 거의 다 했었거든요.

군대에선 외출/외박 같은 건 뒷날을 생각할 필요도 없이
일단은 다 찾아먹고 봐야한답니다.

뭐, 외박은 몰라도...
휴가를 찾아먹는 방법에 대해선
다음에 조용히 알려드릴 수도 있고요.ㅎㅎ

군대란 힘들고 어려운 곳이라 생각하면
한없이 힘들 수 밖에 없겠지만,
나름대로 즐겁고 재미있게 생활을 해나간다면 정말 좋은 곳입니다.

저는 지금이라도 다시 받아준다면
예전보다는 더 멋진 군생활을 해보고 싶습니다 (hirashi2000@yahoo.co.kr) -[05/30-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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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수: 우리도 이 참에 모임을 하나 만들어볼까요?
ㅋㅋ (hirashi2000@yahoo.co.kr) -[05/30-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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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 선경: 최평균 작가님의 글을 보며 모임의 의미를 잠시 생각해 봅니다. 물론 작가님 글중에 있는 말처럼 모임 없이도 잘 살아갈 수 있겠지만 개인끼리의 관계에 비해 모임이 진행되면 여러명이 모임을 통하여 교류할 수 있는 잇점도 있겠지요. 최평균 작가님 은근히 자랑하시는 글 잘 보고 갑니다. ㅎ ㅎ 임정수 작가님의 댓글도 참조해 보세요. -[05/31-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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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진: 최작가님 안녕하신가요.
작은아들 훈련 잘 받고 교육주간이라 축하한다네.
그리고 수필가 모임을 이끌게되어 또한번 축하축하지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인연이라 무한의 경지를 기대해 가지만 작은 마음을 크고 보람있게 이끌어 간다면 소중한 만남이 되겠지요.
최시인은 차분한 성격이라 많은 작가님들의 후원과 뒷받침 되어 줄거라 믿어요.
힘내시고 멋진 글도 쓰시고 명성도 얻으시길 빕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작은아들 면회다녀오면서 시간나면 들르게나..... -[06/01-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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