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금동열
ㆍ작성일	2005-06-05 18:44

ㆍIP:

피난시절
6.25를 겪으면서 나도 피난생활을 한 경험이 있다.
낙동강까지 치밀고 내려온 북한 괴뢰군의 포소리가 들리기 며칠전부터 우리가 살던 포항도 피난가야 한다는 말이 퍼지기 시작했고 곧 포항이 적의 손에 떨어지게 된다면서 빨리 피난가자고 주위의 재촉이 심했다.

은행사람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루이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멀리서부터 포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마음의 결정을 못하고 설마하던 사람들은 포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서둘러 짐을 싸고 피난길에 나서기 시작했고 우리는 집안의 서류며 사진첩 등 중요한 물건은 은행금고에 넣어두고 쌀, 옷가지 등 꼭 필요한 것만 아버지가 룩색에 넣어 짊어지고 아버지, 어머니, 나, 동생 이렇게 넷이 부산으로 피난길에 나섰다.

방어진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가기위해 포항에서 방어진까지 장사진을 친 피난민사이에 섞이어 걷고 또 걸어갔다.
남부여대(男負女戴)
남자는 짊어지고 여자는 머리에 이고 아이들은 부모들 손을 잡는 둥 마는 둥 걷고 또 걸었다.
돈이 있어도 차량을 구할 수 없었고 차가 있다해도 더 빨리 갈수도 없는 형편이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이렇게 해서 방어진까지 갔으나 사람들이 너무 몰려서 배를 탈수가 없었다. 다시 부산을 향해 걸어가다가 길가 학교에서 하루를 묵었는데 내 동생은 여기서 백일을 맞이했다.
나와는 4살차이니 그때 나는 5살 때 였나보다.

아버지는 가족들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연통을 대어 마침 군트럭을 이용할 수 있었고 우리가족은 트럭을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얼마를 갔는지 트럭이 더 이상 갈수가 없어 우리는 또다시 걷기 시작했다. 밤이 되어 숙식할 집을 찾았으나 우리 네 식구조차 잘 수 있는 방을 구하지 못하고 겨우 어느 민가의 부엌을 얻어 아궁이 앞에서 잠을 잔적도 있다.
그나마 이것은 다행이고 태반은 처마나 담밑에서 잠을 자야 했다.
먹거리는 쌀이 있어도 때맞추어 먹기 힘들었고 우리는 아버지가 준비하신 c-레이션을 많이 이용했다.
c-레이션에서 처음으로 커피맛을 보았는데 지금도 내 혀끝에 닿아서 쌉싸리하면서 쓴맛을 주던 뭉쳐서 덩어리가된 c-레이션 커피맛을 잊을수 없다.

걷다가 운이 좋을 때는 차를 이용하기도 하고 또 소달구지를 얻어 타기도 하며 다행히 아무사고 없이 부산까지의 긴 피난길을 잘 마무리 할수 있었다.
무지무지하게 고생은 하였어도 아버지는 피난 은행에 다시 합류하시고 우리는 영도다리 부근에 집을 구하여 피난살이를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영도다리는 시간이 되면 호르라기 소리를 불며 차량과 사람의 진입을 금지시키고 다리 상판부가 들리는 것이 너무 신기하였고 나는 다리드는 것을 보는 재미로 한 동안을 지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항구인 부산인데 전쟁중이니 바다고 땅이고 모든 것이 꽉차있었다.
바다에는 큰배 작은배 할것없이 연신 기적소리를 울리며 드나들었고 땅에는 온통 사람천지다.
하도 복잡해서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다행히 어린 나도 정신이 빠지지 않았던 것은 그나마 바다의 시원함에 알게 모르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덜 받았던 같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정신없이 밀리던 국군과 미군이 차츰 전열을 정비하고 포항부근도 안정이 되어 다행이 피난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돌아가게 되었다.

민족상잔(民族相殘)의 6.25!
북에서 남침한 6.25전쟁을 아직도 남에서 북으로 먼저 공격하였다고 주장하는 북한이다.
이념의 대립과 정치적 야심으로 얼마나 많은 남북의 무고한 백성이 희생을 당하였고 가정이 파괴 되었는가.
과거에 집착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과거의 반성이 없이 어떻게 좋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것인가.
6.25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 전쟁의 비극, 동족상잔의 비극, 가족의 이산과 사별의 비극이 어떻게 일어 났는지,
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고 싶다.

두눈을 가린다고 진실이 바뀌는 것이 아니다.
진실은 언제나 하나인 것이다.
이 시대에 사는 우리 모두가 노력하여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우리 후손들에게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겠다.

주 : 피난에서 돌아와 보니 하필이면 은행금고에 폭탄이 떨어져 금고속에 넣어둔 은행의 서
류는 물론이거니와 우리집의 귀중한 서류, 사진첩이 모두 불타고 없어 졌다. 그래서 우
리는 6.25전쟁전 사진이 거의 없다.

문성진: 저희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피난 내려오신 분들이라 사진이라고 할 만한 것이 변변치 않더군요... 이미 돌아가신 할아버지 초상화 한점 밖에는 없습니다. 항상 가슴속에 계시지만요... 전 사진을 잘 찍지는 않지만 님의 글을 보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군요...마지막 글귀들이 너무 좋아요. 후손들을 생각해 주시는 마음. 진실은 오직 신만이 아시죠. 바뀌지 않는 것이죠... 좋은 밤 되세요... -[06/05-23:35]-

금동열: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관심 많이 부탁합니다. -[06/06-06:31]-

조숙자: 6.25를 겪은세대가 이렇게 아직도 그때를 기억하는데.."용서는 하되 잊지는말자" 란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오늘은 현충일!"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이날을...." -[06/06-12:47]-

윤영지 : 안녕하세요 ....금동열 시인님 -[06/15-00:05]-

.: 엔터를 잘못 눌러서 글씨가 올라가버렸습니다. 인사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수필가로써의 등단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더 많은 독자님들께 사랑 듬뿍 받으시길 기원드리며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이 되시고
오늘밤도 멋진 밤이 되시고 활기찬 아침을 맞이하십시오. -[06/15-00:07]-

금동열: 지회장님, 지난번 행사에서는 수고 너무 많으셨고 끝까지 같이 자리하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06/15-10:31]-

금동열: 저도 줄바꾸기 한다는 것이 enter를 잘못 눌렸군요. 컴퓨터를 잘 하지 못해도 지금까지는 아무 불편이 없었는데 협회에 가입하고 나서는 조금 아쉽습니다. 물 흐르듯 살아야지요. 7월 행사 준비에 신경 많이 쓰이겠군요. 수고 하시고 다음에 뵙겠습니다. -[06/15-10:39]-

김병섭: 선생님 신인상 수상과 등단 하심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06/16-16:24]-

김병섭: 선생님의 밝은모습 뵈올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06/16-16:25]-

금동열: 김병섭 시인님, 뵙게 되어서 저도 반가웠습니다. 7월 모임에 다시 뵙게 될지..? 노력해 보겠습니다. -[06/16-18:27]-

류상진: 금동열 선생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좋은 글을 기대하면서 자주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06/18-23:14]-

주현중: 수필가님 등단을 다시 한번 축하드리오며 시상식 때 격지 못한 이야기 들려주워 감사했고 다시금 가슴에 새깁니다. -[06/19-07:33]-

금동열: 류상진수필가님. 저도 수상하신것 축하드립니다. 주현중수필가님 댓글 주신것 감사드리고 좋은 작품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06/20-16:38]-

최옥희: 수필가님.....요즘 바쁘시지요? 시간 나실때 또 멋진 글 올려주세요..^^.수필을 읽게되면 시와는 또 다르게 그 사람의 삶의 단편도 느낄수 있어 좋고 내 삶도 회상할 수 있어 참 좋은것 같아요. 좋은 글로 또 뵙기를 바랍니다....오늘 하루도 행복한 시간들로만 가득하시길.... -[06/23-16:15]-

금동열: 우리 이쁜 (예쁜이 아니고 굳이 이쁜으로 표시하고 싶네요) 총무님께서 격려의 글을 주시니 꼭 꾸지럼 받는것 처름 겁이 나네요. 항상 격려해 주시고 신경 써 주셔서 감사 합니다. -[06/25-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