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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2-01-11 12:37
ㆍIP: 58.xxx.46
새댁2
새댁2 / 임정수




마당을 청소 하다가 인기척이 있어 이층을 올려다 보았다.
이층 새댁이 베란다에 놔둔 건조대에다 빨래를 널고 있었다.

우연히 올려다보다 시선이 마주치자,
먼저 본 새댁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인사를 한다.

나도 웃으며 인사를 했지만,
새댁의 환한 미소는 평생을 잊지 못할 것이다.

더군다나 밑에서 올려다본 새댁...

보일듯 말듯 아찔한 서커트 차림이었는데,
그걸 보고도 환장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사람은 분명 부처님 가운데 토막을 달고 있을 것이다.

가끔 옥상에서 빨래를 널다 만나기라도 하면
많은 빨래를 혼자서 다 널려면 힘들 것 같아
내가 도와주기도 했었는데...

매일같이 무슨 빨래감이 그렇게도 많은지...
하루도 안빠지고 빨랫감이 그렇게 많은 걸 보니
신랑이 아마도 부업으로 빨래방이라도 하는가 보다.

허구헌날 빨래를 많이 하다보니 수도세가 장난이 아니게 많이 나와도
많게 나왔으니 어쩌니 그런말은 한 번도 하질 않았다.

젊은 새댁 기죽일까봐...

그런데 수도세를 받을 때만 되면
많이 나온다며 새댁이 쥐어짜는 소리로 투덜거리긴 해도
그럴때마다 웃고 말았는데...

하루는 새댁이 집을 비워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하고 있는데,
이층에서 계속 물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배수구 파이프가 밖으로 돌출되어 있기에
물이 내려오면 소리가 잘 들린다.)

이상하다싶어 수도 계량기를 열어보니
계량기는 저혼자서 마라톤이라도 하는 듯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일층엔 아무도 물을 사용하는 사람이 없는데,
수도 계량기가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다면
십중팔구 어디엔가 수도가 새거나
아님, 이층에서 물을 털어놓고 외출을 하였다는 결론에 얼른 새댁에게 전화를 했다.

새댁의 직장이 덕천로타리 근처라서 가까운 거리였기에
전화후 얼마안되어 차를 몰고 새댁이 왔다.

"집에 물새는 곳은 없는 것 같은데, 혹시 수도를 털어놓고 그냥 나간거 아닙니꺼?"
"예? 분명히 잠그고 나갔는데..."

그러면서 무언가 생각난듯이 급하게 계단을 뛰어 올라가는게 아닌가.
나도 뒤따라 올라가 현관안으로 들어서니 새댁이 욕실의 문을 여는 중이었고,
욕실에선 수도가 콸콸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이러니 수도세가 많이 나올 수 밖에요."
"미안합니더."
"괜찮습니더, 살다보면 깜빡하고 그냥 나가는 때도 있는거지요..."

연신 미안해서 어쩔줄 몰라하는 새댁보다도,
아무도 없는 집에 새댁하고 둘이서 이렇게 마주보고 있으니
정말이지 묘한 감정이 드는게 아닌가.

사실, 인형처럼 예쁘고 몸매 또한 쭉 빠져서
누가 봐도 한 눈에 반할만치 예쁜 타입이라...

단지, 새댁이 아닌 여자로서 생각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도 하겠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냥...나이가 무척이나 어리다보니 막내 동생같기도 하고,
때로는 조카처럼 생각이 들기도 할 뿐이지,
단순히 여자로선 생각을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어떨땐 새댁보다도 나이가 어린 신랑이
새댁을 의심하면 어쩌나하는 노파심도 있었지만,
남의 가정사를 속속들이 알턱이 없어 그럴일이 없으리라 생각해볼 뿐이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그 신랑은 평소에도 인사성이라곤 어디다 내 팽겨쳐 버리고 다니는건지
눈이 마주쳐도 멀뚱멀뚱...

언제나 신랑을 볼 때면 아직 철이 덜든 어린 아이와도 같은 생각이 들어
불쌍하고도 측은한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다.

아직 세상살이를 더 겪어봐야 철도 들고
세상 인심이 어떻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되지...

짜슥아...
괜한 새댁을 의심하지 말고 마누라 잘만나서 복 받은줄이나 알아라.

혹시라도 새댁이 쫓겨나면 우짜노?
몸매도 좋고 얼굴도 이쁜데...
ㅎㅎㅎ

에이, 할수없지뭐...내가 데리고 살아야지...

세상에서 나처럼 착하고, 순진하고, 천진난만 하면서도
한 점 티없이 맑고 푸른 마음씨를 지닌 사람있음 나와보라고해.

무엇보다도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성이 기분나쁠 정도로 좋다는 거...
그게 흠이라면 흠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름아이콘 최평균
2012-01-11 14:29
 하하하~ 참나!!
잘 계시지요? 임정수 작가님.
여인들은 그저 내 여자가 아니더라도
눈을 끌어 주는 여자가 남자들에게
눈보시 하는 거라고 한 어느 선배의 말이
이 글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거겠지요?
올해도 건강하시고 성불하세요.
   
이름아이콘 전성권
2012-01-14 19:46
회원사진 		거리에 가다 이쁜 여자를 만나면
제 눈은 자동이됩니다. 아예 통제불가능으로 머리까지 돌리고 있지요.
혹, 짧은 치마를 입은 쭉쭉빵빵한 여인네들을 보노라면 너무 고맙습니다
거리를 밝게하고 내 머리에 엔돌핀이 돌게하니 말입니다.
자연스러운 것 맞지요.
건안하십시요.
   
이름아이콘 임정수
2012-01-28 12:12
회원사진 		《Re》최평균 님 ,
옳으신 말씀입니다.

자칫 성희롱이니 성추행이니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그냥 순수하게...어디까지나 눈요기였을 뿐이고...

보여주려고 애쓰는 사람의 보람도 없이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기에...ㅎㅎㅎ

설은 잘 세셨는지요?
   
이름아이콘 임정수
2012-01-28 12:14
회원사진 		《Re》전성권 님 ,
네, 거리를 걸어가다가 이쁜 여자를 만나거나
그 여자가 짧은 서커트 차림이었다면
대부분의 남자들은 자동으로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릅니다.

요즘은 30초 이상 보면 그것이 성추행이 될 수 도 있다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주 짧게 10초~15초 정도만 보고
얼른 고개를 돌렸다가 또 보곤 한답니다.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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