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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3-01-31 15:53
ㆍIP: 112.xxx.120
고추
고추 / 임정수





고추라고 하면 풋고추부터 시작하여 청량고추, 고추장 담글때 사용하는 빨갛게 잘익은 고추...
눈물이 쏙 빠지도록 매운 땡초...
그야말로 각 나라별로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그렇다면 어느 고추가 몸에도 좋고 가장 으뜸일까?
괜히 궁금증이 더해가는데...

문득 인터넷을 뒤지다 우스운 이야길 하나 찾았다.

그 이야기는...
어느 시골 마을에 고추 농사를 짓는 두 집이 있었는데,
한 집은 늙은 할머니가 농사를 짓고, 다른 한 집은 젊고 이쁜 아가씨가 농사를 짓고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해마다 고추 농사는 할머니가 더 잘 지었다.
이상하게 여긴 아가씨가 반드시 무슨 비결이 있을거라 생각하며 몰래 숨어서 지켜보게 된 것인데...

맙소사...이게 왠 일인가?
한밤중이 되어 할머니가 고추밭에 나오더니 팬티까지 홀딱 벗고는 고추밭을 마구 뛰어 다니는게 아닌가.

그런데 더 이상한 일은...
그토록 시들했던 고추들이 고개를 빳빳히 쳐들곤 탱글탱글하게 싱싱해진 것이다.

아가씨는 당장에 자신의 고추밭으로 달려가서 걸치고 있던 옷가지들을 모두 벗어버리고는
정신없이 고추밭을 뛰어 다녔다.

하지만 이번에도 고추 농사를 망치고 말았다.
그이유는...
고추들이 터질듯이 탱탱하다 못해 젊고 싱싱한 기운에 못이겨 그만 모두 터져버리고 만 것이다.

예로부터 고추는 남성의 상징으로 여겨왔으며
아들을 낳으면 대문에 금줄을 치고 고추를 걸어두었다.

고추의 효능이야 굳이 말을 안해도 널리 알려진 정보들이 많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적당히 잘 익은 고추로 술을 담가 즐겨 마시곤 했었다.

술이 좋아 술을 담궈 마신 것은 결코 아니다.
오로지 건강을 위해...

요즘도 잘익은 빨간 고추나 매운 청량 고추로 술을 담가
정력제 대용으로 사용하는 이들이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담금술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대나 어쩐대나...

그때는 그게 그토록 좋은 것인줄 미처 몰랐었는데...
지금은 별로 힘(?)을 쓸 일 도 없는데...
아침마다 기운이 마구 솟구쳐 미칠 지경에 이르렀다.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소중한 정보를 한가지 더 알려드린다면...
바로... 고추 잠자리이다.

고추 잠자리는 동의보감에도 나와있는데...
'청령' 또는 '청낭자(靑娘子)'라 하여 성질이 약간 서늘하며 독이 없고
양기를 강하게 하고 음경을 따뜻하게 보하며 정액이 절로 흐르는 것을 그치게 한다고 나와 있다.

또한 발이 여섯개이고 날개가 네개인데
약으로 쓸려면 말려서 날개와 발을 떼어내고 볶아서 사용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참고로...
눈이 푸르고 큰 고추 잠자리가 더욱 좋다고 한다.

그런데, 이 고추 잠자리가 정력제라는 것을 아는 이는 드문데
이것을 알고 실천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연산군이었다 한다.
(나 혼자만 아는 줄 알았는데...ㅋㅋ)

연산군은 회동습역소(會同習役所)를 차려 머슴과 종들로 하여금 잠자리를 잡아 바치게 하여
하룻밤에도 숱한 궁녀들과 즐겼다고 하니 그 효능은 가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잠자리는 교미 시간도 길고...
교미한 채 하늘을 날아다니는 곤충이니 알만하다.

그래서 예로부터 여자는 장다리 밭에 들어가지 말고
고추 잠자리를 잡지 말라고 전해지고 있는가 보다.

연산군은 어떻게 이런 것까지 놓히지 않고 생각해냈는지 참으로 감탄해 마지 않을 수 없다.
지금껏 오로지 민물장어만이 정력제라 생각하며 살아온 내가
그저 한낱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에 기가막힐 따름이다.

그나저나 이젠 잠자리에서 고추(?)를 들이밀고....
지금껏 쌇아온 내공(?)을 발휘할 그 머시기가 없는데 어떡하지?

흐유...
누구 내 좀 도와주시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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