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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2-02-28 12:48
ㆍIP: 58.xxx.46
한번만
한번만 / 임정수





매일밤마다 쉽게 잠들 수 없어 내겐 그것이 크나큰 고민이다.
아니, 어쩌면 고민이 아니라 고역인지도 모르겠다.

수면제라도 먹을까하다 그만두었다.
그만 둔 이유는...
불면증과는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육신은 피곤한데도 정신은 쉽사리 잠을 이룰 수 없어
이리뒤척 저리뒤척이다 겨우 잠이 드는...

그저 잠시라도 무언가에 열중하다보면 잠이 올 것도 같았기에...

사실, 그렇다.
우리 거시기와 함께 잠을 자는 때에는 그냥 잘 수가 없어
더욱 그런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아직은 젊어서 그렇겠지...
나처럼 뜨거운 가슴을 가진 남자 본 적 있수?

내마음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건만,
매일밤마다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녀는 마치 갈대와도 같다.

이리저리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그저 몸을 내맡긴채
'니 꼴리는대로...지치는대로 한번 해봐라..'하곤

될대로 되란 식으로 마지 못해 잘 받아들이다가도
어느순간이면 더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듯 아주 심하게 거부하기 때문이다.

매번 내가 먼저 '하자'고 해야 하는...

그래서 매일밤마다 오늘도 뿌리칠까? 걱정하면서
은근히 그녀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것이다.

더이상 거부 당하지 않으려면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라도 들추어 내어서
그녀의 귀를 즐겁게 하며 적당한 때에 타이밍을 맞춰 리드를 잘 해야 한다.

그마저도 서툴다면 그날은 그냥...흐흐흐...
독수공방에 빈텐트만 쳤다가 허물었다....

그런데 알 수 없는 것은...
저녁을 잘 먹고 잠자리에만 들면 그녀의 눈빛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옆에 누울라치면 그녀가 먼저 말을 끄낸다.
"그냥...자자..."

이러니 무슨 낙이 있고 사는 재미가 있겠는가.

"자갸~ 한번만..."
"그냥 자자니까..."

낮과 밤이 다른 사람을 어디가서 구할 수 없을까?
고분고분 말을 잘듣는 다른 사람 말이다.

나는 사는게 억수로 피곤하고 힘든다.
매번 두어번씩 사정을 해야하니...

'한번 하자'고 거의 애걸복걸 매달리며 사정하고...
이불 속에서 또다시 사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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