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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임정수 수필소설작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임정수
ㆍ작성일 2012-01-28 12:08
ㆍIP: 58.xxx.46
이쁜게 죄
이쁜게 죄 / 임정수




한동안 안보이던 그녀를 봤다.
안보면 궁금하고 막상 보면 말한마디 못하는 처지이지만,
그래도 이쁘기에 안보면 더욱 궁금한 것이다.

"요즘 안보이데예?"
"예...좀 아팠습니더.."
"예.."

지금도 아프냐고 물어보려다,
아프면 안왔겠지 왔을라구 싶어서 그냥 참았다.

거의 매일 아침마다 보는 편이라서 한번 쯤 작업을 걸어 볼만도 한데,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이유는...?
괜히 가정있는 유부녀 잘못 건드렸다가 크게 망신당하는 수가 있기에...

마음같아선 농담도 하면서 어떻게든 작업을 걸어보고픈 사람이라
매번 그녀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리고 아프다.

이런 내 마음을 그녀는 알까?
어쩌면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은근히 의미있는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나의 눈빛에 힘을 실었기에...

벌써 몇년째 그녀를 보아오는지 모르겠다.
어쩌면 매일 아침을 맞이하는 건 한번이라도 더 그녀를 보기 위함이 아닐까...

앵두같은 입술에 꾀꼬리같은 목소리는 아니지만,
첫눈에 봐도 반하고야마는 타입이라서...

제눈에 안경이라고...내눈에만 그런가?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ㅎㅎㅎ

어쩌다 목소리라도 듣고싶어 전화를 하면 잘 받질 않는다.
남편하고 같이 있는 것인지...
시댁에서 시어른들 하고 같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팔을 걷어부치고 본격적으로 작업을 걸어본 적이 있었다.

"아지매...혹시 집에 화분 있능교?"
"예?"
"혹시 꽃같은거 안키우능교?"
"키우는데예...어떻게 아셨습니꺼?"
"다 아는 수가 있지예."
"......."

다음엔 무슨 말이 나올까 궁금한 표정으로 그녀가 나를 쳐다본다.

"꽃들이 다 시들시들 하지예?"
"예...참~ 희안하다...우째 알았는데예?"

남들이 들을까 얼굴을 바짝 들이대며 조용히 얘기했다.

"꼭 알아서 아는게 아니라..."
"......."

"아지매 얼굴이 워낙 이뻐서 집안에 있는 꽃들이 아지매 미모에 눌려가지고...
보나마나 시들시들 할것 같아서예..."
"예? 하하하..."

순간, 그녀의 얼굴이 한송이 장미처럼 활짝 피면서 붉으스레 해진다.
부끄러우면서도 자신을 칭찬하는 소리가 그다지 싫지는 않은 것이다.

"평소에 늘 듣던 소리지만 자주 들으니까 좋긴 좋네예..."
"하하하..."

여자들은 조금만 띄워줘도 이렇게 좋아한다.

하지만, 그녀를 향한 나의 마음은 진심이었기에
굳이 과장되게 표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지나가던 어떤 아지매가 우연히 엿듣고 한마디 거든다.

"둘이서 오붓하게 뭔 얘긴교?"
"아, 예...이 아지매가 기분이 나쁠 정도로 이쁘다고 얘기하는 중이었습니더."

그 아지매가 그녀를 보자 부끄러워하면서 한마디 내뱉는데,
"오빠야! 지는..."
이름아이콘 권미영
2012-01-28 13:56
회원사진 		제 고향이 부산이라 그런지 사투리가 참 정겹습니다.
빙긋 미소를 지어보며 글을 읽는 동안 아~ 나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설레여 본적이 언제 쯤 이었나?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요. 그리고 작가님이
은근 고단수? 작업남?이 아닐까... 의구심을 가져보며
아직도 누군가를 향해 태울수있는 그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름아이콘 전성권
2012-01-29 12:48
회원사진 		인간의 자연스런 마음을 맛깔나게 지으셨습니다.
제 마음을 읽은 것 같습니다.
길가 이쁜 여인들을 보면 마음에 앞서 이미 눈은 한번이라도 마추지고자 안달하고 잇으니 말입니다.
멋진 글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름아이콘 임정수
2012-02-01 14:52
회원사진 		《Re》권미영 님 ,
반갑습니다, 권미영 시인님!

고단수...까지는 아니고요...ㅎㅎ
작업남이란 소린 자주 듣는 편이랍니다.

예전부터 유모어스럽게 얘길한다며
보기보단 많이들 따르는 편이었죠. ㅎㅎㅎㅎㅎ

요즘은 요즘은 예전처럼 한가하지도 않고 시간이 없어서
시서재엔 잘 들어가질 않는 편이랍니다.

일일이 댓글로 인사를 주고받을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거든요.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건안 건필하시고 좋은 작품 많이 빚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이름아이콘 임정수
2012-02-01 14:56
회원사진 		《Re》전성권 님 ,
안녕하세요, 전성권 작가님! *^.^*

어쩌면 모든 남자들의 열망이기도 하며
길을 가다 이쁜 여인들을 만나면 눈길이 가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이치일런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실이 가는 곳에 바늘이 가듯
보여주는 사람이 있기ㅏ에 보아주는 사람들도 있는 것일테고...

음극이 있으면 양극이 있는
미묘하면서도 설레이는 감정또한 지니고 있기에...ㅎㅎ

잊지않고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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