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최하정
ㆍ작성일	2023-12-26 21:15

ㆍIP: 1.xxx.121

우리 동네 작은 슈퍼

우리 동네 작은 슈퍼 / 최하정

소소하게 조금씩 생필품이나 식품이 필요하면 가끔 들리곤 했던 조그만 슈퍼가 있었다.
" 아주머니 귤이 시지 않은 거죠?
" 응 하나 먹어봐~~ 맛있어" 하시며 하나를 먹어보라고 권하기도 하시면서 상냥하셨다
난 하나를 껍질 벗겨 한입 물고는 "어머 맛있네요." 라며 먹어본다
그러면서 한 박스 사 가곤 했다
오가며 얼굴 보게 되면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며
아주머니랑 친분이 쌓여갔다
조그마한 소규모의 슈퍼지만 정말 있어야 할 건 다 있고 없을 건 없는 곳이었다.
퇴근할 때 마트는 도로의 횡단보도를 건너야 하지만
슈퍼는 집 가까이에 있어서 참 편리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새로운 과일 철이 되면 푸근한 아주머니의 입담으로 하나씩 먹어보라며
권하시는 슈퍼 아주머니의 정을 느끼며 항상 감사함을 생각하게 했던 곳이다

어느 날이었다."출근해요?"
어디선가 들리는 여자분의 목소리에 돌아보니 그 아주머니였다
"네~~ 안녕하세요~~"
대답하고 가던 길을 재촉한다
다시 뒤에서 음성이 들린다
"이따가 퇴근할 때 부탁한 밤고구마 한 상자 가져가~~"
" 아! 네네 알겠습니다"
며칠 전에 밤 고구마를 한 박스 부탁했었다
잊지않고 상품을 준비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그런 오가는 정도 잠시 그로부터 몇 개월 후의 일이다
어느 날 아주머니와 슈퍼 앞에서 마주쳤다 그 아주머니의 얼굴은 그저 그런 표정으로
물끄러미 나를 본다
"무슨 걱정 있으세요"?
라는 질문에 아주머니 대답은
" 가게 문을 닫아야겠어" 라고 하신다.
난 좀 의아해서 "무슨 일 있으세요?" 다시 질문했다
이미 건너편에 마트가 있는데 길 건너 도롯가에 큰 빌딩이 지어지고 더 큰 마트가
입점을 며칠 전부터 시작하였다
아주머니는 요즘 점점 더 손님이 줄어든다고 하셨다
정말 난감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머 어쩌면 좋아요"
"그래도 가격대도 다르겠고 손님이 찾으시는 상품이 마트에 없는 것도 있을 텐데요"
나는 위로 아닌 위로를 한다.
하기야 커다란 마트면 뭐든지 다 있기는 하겠지?
혼자 중얼거리면서 걱정스럽게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우선은 나 자신도 길을 건너야 하기에 조금은 불편하겠지만
그다지 큰 불편은 아닌듯하다
어쨌든 이사 와서 아주머니와 쌓은 정이 허물어 지지나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한 달 정도 후에 그 앞을 지나는데 이삿짐 차가 보이더니 슈퍼 앞에 멈추고
이삿짐을 옮기기 시작한다.
아주머니는 멀리 이사하신단다
너무나 섭섭한 마음이지만 그래도 위로를 드리며 인사와 함께 배웅한다
요즘 커다란 할인점들이 여기저기 문을 열기에
소규모 슈퍼들은 힘없이 접어야만 하는 현실 앞에
가슴이 먹먹함을 느낀다.

장계숙

2023-12-26 21:45

`최하정`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시대가 변하여 편리한 세상이 되었지만
소중한 인심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웃간의 정다운 인사도... 대화도...
주고 받는 덕담도 인정도 사라지고... 아쉽습니다.
우리 동네 작은 슈퍼도 문을 닫았습니다.
역시나 같은 이유로...
삶이 힘겨워진 시대의 풍경 입니다.
힘있는 자들은 점점 드러나고
힘없는 자들은 사라지는...
주변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
그 모습을 잔잔하게 잘 그려 주셔서
공감하며 감상했습니다.
따스한 추억 하나.. 잃어버린 기분이 드네요.
고운 글 마음으로 함께 합니다.
감사합니다.작가님~


최하정	안녕하십니까 무척반갑습니다 늘 먼저 반겨주시고 좋은 응원의 말씀도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네네 정말 보고있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어더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지 안나 싶었습니다 감사드려요 건강히 보내세요~~	12/27 22:27

염경희

2023-12-26 22:02

`최하정`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작가님!!

정이 오고 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전해 옵니다
경제가 많이 어려운 요즘에
소상공인들은 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작가님 축하해요

등단작 감상하게 해 줘서요

자주자주 멋진 글 올려 주세요


최하정	넵 ^^ 염경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네 맞습니다 실제의 광경은 더 참담했습니다 작가님도 좋은글 많이 쓰시고 건강히 지내세요	12/27 22:37

황영칠

2023-12-27 04:14

`최하정`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존경하는 최하정 작가님
오가는 길목에서 이웃과 따뜻하게 나누는
정이 넘치는 인사 한 마디---
언제나 그냥 지나쳐 지지 않는 구멍 가게
이제 힘이 센 공룡에 의해 사라져 가고 있음에
안타까워 하시는 작가님의 글에 크게 공감합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유 경쟁 사회이기는 하지만
이로 인해 우리 마음에 따뜻한 사랑이 사라져감이
안타깝지요.
작가님의 글에 정 한 그릇 놓고 갑니다.
새해에는 더욱 좋은 글 많이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최하정	황영칠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늘 인사 주셔서 감사히 여깁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건필하시고 하시는일 잘 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12/27 22:43

우리 집 반려견 하니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