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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한영택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한영택
ㆍ작성일 2020-04-25 12:21
ㆍIP: 110.xxx.89
길 위의 인생 8

길 위의 인생 8 (홍콩 여대생과 인증 샷)

한영택

아침에 집을 나서 막 달려가고 있는데 길 건너편에서 차를 멈추라고 손짓을 한다. 여행 가방을 하나씩 든 여대생 3명(한국, 홍콩, 베트남)이 영어로 무어라 지껄이며 시내 삼덕성당으로 가자고 했다. 몹시도 즐거운 표정들이다. 가는 내내 저들끼리 재잘거리며 무어라 말하는데 영어라 잘 알아듣지는 못했다. 그렇게 목적지에 내려주고 나는 또다시 다른 길로 향하며 손님 태우기에 눈길을 돌렸다.

빈 차로 왔던 길 되돌아오다 또 한 사람을 태웠다. 출발해서 가려는데 뒷좌석에 타던 손님이 휴대폰을 주워들고 ‘아저씨 누가 휴대폰 떨구고 갔어요. 찾아줘야겠네요’ 했다. 좀 전에 탔던 학생 것인가 생각했는데 시간이 30분이나 지나도록 왜 연락이 없었을까 생각하고 혹 연락이라도 되려나고 휴대폰을 만졌지만 되질 않았다. 재빨리 손님을 모셔드리고 곧바로 삼덕성당으로 향했다.

벌써 1시간이 지났는데 어쩌나 하고 도착하니 관광버스 3대가 성당 앞에 대기 중에 있었고, 성당 마당엔 여행 온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어디 있을까? 생각하며 한참을 두리번거리니 어디 본 듯한 학생 둘이 가까이 다가왔다. 학생들에게 ‘휴대폰 잃어버린 학생?’ 하고 묻자 ‘네. 아저씨 맞아요.’ 하면서 무척이나 기뻐했다. 왜 연락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한국 학생이 대답하길 잃어버린 학생이 홍콩에서 왔기에 국내에선 통화가 어려워 못했다고 하면서 ‘아저씨 기다리세요.’ 하고는 홍콩에서 온 학생을 데리고 와서 휴대폰을 건네자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전혀 상상도 못 해본 일인 듯처럼 감사하다고 친구를 통해서 전달했다. ‘다행입니다’ 하고 돌아서려는데 한국 학생이 하는 말, ‘홍콩 학생이 아저씨와 사진 1장 찍어가고 싶데요’라고 했다. 돌아가면 잊지 않고 자랑할 거라고 하는데~~~ 그 말에 왠지 기분이 좋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저씨지만 꼭 사진 찍어가고 싶다는데~~~ 그렇게 사진을 찍고 고맙다고 손짓하는 학생을 뒤로하고는 또 다른 손님을 태우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

오전 일을 마치고 집에 와 휴식을 취하노라니 문득 이 생각이 떠올랐다. 아시아 청년대회(8/7~17까지)에 참석차 한국에 온 홍콩 여대생이 끝내 휴대폰을 찾지 못하고 돌아갔다면 그 마음은 어떨까 하고, 비록 필자는 시간을 조금 빼앗겼다 할 수도 있지만, 그 학생은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잃을까 하고,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작은 관심과 배려는 엄청난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우리는 누구든지 자기가 해 준 만큼 그 이상의 대가를 받길 원하고 그렇게 받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다. 하지만 물질적인 대가보다 더 값진 것이 있다면 받은 사람의 기억에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감사의 마음을 얻는 것. 그보다 값진 것은 없을 것이다. 하루를 마감하며 돌아보는 시간, 이 글을 쓰면서 물어본다. 언제, 어떤 경우에도 진실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세계를 더 충실하게 쌓아가고 있는가?

2016. 8. 13.
이름아이콘 전병일
2020-04-27 12:01
회원사진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한영택 작가님
길위의 인생 8 잘배람하였습니다
휴대폰을 잃어버린 홍콩의 학생 얼마나 고마워 햇을까?
생각이 듬니다
그 고마음 인증샷으로 작가님의 얼굴이 홍콩 하늘에 빛나것네요
직접 성당까지 달려가신 작가님 존경스럽습니다
고르지 못한 일기에 건강유의하시고
4월 마무리 잘하시고 행복한 오월 되세요
한영택 전병일 작가님 감사합니다
저도 휴대폰을 떨어뜨린 적 딱 한 번 있었지요?
지인들과 먼 곳에 등산 간 적이 있었는데, 하산하며 급히 내려오다
떨어뜨리고는 모르고 있다 뒤에 알고 어쩔 줄 몰라 했는데, 다행히 연락되어
주운 사람이 1km 떨어진 곳에 있다 해서 직접 달려가 찾은 적 있었습니다.
경우야 어쨌든 찾을 수 있었다는데 안도의 한숨을 돌렸지요
아마 홍콩에서 온 학생도 아주 기뻤을 거 같습니다.
찾아서 좋고 찾아줘서 좋고 그래서 좋습니다. ㅎㅎ
‘코로나19’로 힘든 4월, 수고 많으셨습니다.
행복한 5월 맞으세요! 		4/27 22:40
   
이름아이콘 김상화
2020-04-27 22:45
회원사진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반갑습니다. 한영택 작가님
작가님께서 국위를 선양하셨네요
잊었던 휴대전화를 찾은 홍콩 여학생은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요?
그리고 작가님께서도 온종일 기분이 좋았으리라 봅니다
선한 일은 상대방보다 당사자가 더 기쁜 것이니까요

한영택 작가님
벌써 4월도 마지막 주를 맞이했습니다.
이 한주도 건강과 행복으로 물들기 바랍니다
코로나 19가 아직도 잠들지 않고 있네요
늘 염려하시며 일하시길 빕니다
한영택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보람 있는 일을 하고 나면 기분이 좋겠지요.
사월 마지막 주, 오늘은 ‘코로나19’ 로 100일을 맞게 되는 날입니다
의료진의 수고와 국민의 협조로 어렵고 힘든 시기에서 점차 벗어나려 합니다
철저한 생활방역으로 잘 극복해 예전의 일상으로 찾아가길 바라네요
건강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5월 맞으세요
감사합니다. 		4/28 22:36
   
이름아이콘 정대수
2020-05-04 16:17
회원사진 		`한영택`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한영택 작가님 안녕하세요?
참 좋은 일을 하셨네요.
저도 가끔 전화기를 잃을때가 있는데 누군가에 의해 찾았을때는 넘 고맙죠.
요즘은 전화기에 많은 정보와 자료들도 있기에 더욱...
좋은 작품에 머물고 다녀갑니다.
더욱 건강하시고 나날이 좋은 시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한영택 정대수 작가님 안녕하세요?
택시 앞좌석은 바로 확인이 되지만 뒷좌석은 확인이 어렵지요
어떤 경우는 한참이 지나서 벨소리를 듣고 확인해서 찾아 준적이 있었습니다
남의 것이 자기 것이라 하면 찾아주는 사람도 찾아가는 사람도 좋겠지요
‘코로나19’가 안정을 찾아가니 사람들의 움직임도 많아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5월이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5/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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