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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최명오 소설가,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최명오
ㆍ작성일 2019-06-07 11:58
ㆍIP: 221.xxx.3
창경궁의 하루
창경궁의 하루

 신록을 물들이는 오월의 어느 날, 서둘러 외출 준비를 하고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집을 나선다. 오랜만에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 들 과의 약속이 있는 날이다. 나와는 15년 정도 차이 나는 연세이지만 만나면 이상하리만큼 나에게는 큰형님 같은 마음이 들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웃기도 하고 스스럼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어서 마음이 편하고 즐거운 시간이 된다. 발 디딜 틈 없이 꽉 채워진 지하철을 타고 있어도 곧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기쁨에 금방 도착한 것 같다.

 종로구 인사동에는 참 많은 사람들과 관광객들이 북적북적 이는 곳이라 삶에 활력이 느껴진다. 풍경이 있는 아름다운 카페 2층으로 올라 많은 이들이 지나는 것을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존경하는 선생님들을 기다린다. 내가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는 수많은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펼치는 퍼포먼스와 크고 작은 공연들이 거리에서 펼쳐지고, 보는 것보다는 보여주는 이들이 많아서이다. 글을 쓰는 나는 많은 이야기들을 얻기 위해 이곳을 자주 찾는다.

 살짝 지난 시간에 많은 사람들 중 낯익은 모습이 보이고 내 얼굴에 옅은 미소가 절로 나온다. 하얀 이가 유난히도 밝은 김종석 선생님도 함께 보이기에 반가운 마음이 들어서이다. 정해두 선생님께서 멀리서 알아보시고 손을 흔들어 보이신다. 편안한 마음 쉼터 같은 포근함에 정겨움을 타서 마시는 전통찻집에서 아주 오랫동안 익힌 구수한 이야기를 끓이고 우리는 한동안 마시고 있었다. 청명한 날이 아쉬워 근처에 있는 창경궁에 나들이 가기로 하고 찻집을 나선다.

 내가 아주 어릴 때 부모님을 따라 몇 번 와본 곳이었는데, 1983년에 창경궁으로 환원되어 도심 속에 숲으로 쌓인 근대문화유산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어린 시절 와본 곳이 60년이 지나 올해부터 경로 우대로 무료입장이라니, 참으로 긴 세월이 지났다는 걸 새삼 느끼는 날이다. 이러한 이유로 언제 또다시 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서로의 모습을 담은 추억을 때로는 함께 담으며 크게 또는 작은 미소로 추억 쌓기에 궁 안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조선시대 개국 아래 수많은 궁궐 사람들의 애환과 슬픔 섞인 삶과 지금 우리들의 삶을 상상하며 선조들의 철학이 담기고 해학이 담긴 궁궐을 나오며 역사의 미로 속을 돌아 나와 보니 파란 하늘이 유난히도 높아 보이는 오늘, 함께한 두 분께 감사함을 느끼며 아쉬움 남는 헤어짐에 또다시 만날 날을 기약을 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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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글 제 목  작성자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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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내의 회갑 여행 12 최명오 201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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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일생 일석(一生 一石) 2 최명오 2019-06-07
1 환영합니다 8 poemmusic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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