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종덕
ㆍ작성일	2017-09-04 14:25

ㆍIP: 168.xxx.229

가을이 온다기에

물 길 / 김 종 덕

여름은 내년에도 올해 못지않을 잔인한 여름이 될 것 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비단 내 뿐 만은 아니겠지만 이번 여름은 사정없이 살아있는 모든 것에서 피를 빨아갔다. 이것은 다르게 풀이도 가능 할 것 같다. 여름은 여름 나름대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한 것일 거라고 생각해보면, 그냥 잔인한 여름이라고 말로만 뱉어내고 이해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하여 자책감이 다가온다. 여름을 이겨낸 생명들은 지금은 보다 행복감에 젖어 잇을 것 같다. 이것은 가을을 접해보지 않았던 생명들에겐 참으로 애닯은 일이 되고 있다.

여름과 싸워 이긴 농부는 그 때의 한스러움을 지혜롭게 넘긴 것이 대하여 자부심과 긍지, 행복을 넘치게 받는 것 같다. 또한, 중도에 어쩔 수 없이 농사를 포기한 사람들은 마음의 분이 풀리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이미 잔인한 세월들은 꼬리를 감추고 있고, 또 해보자는 생각으로 굳어져 가고 있을 것이다.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겪지 않은 어려운 일들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 다른 같은 일을 겪더라도 이것쯤이야, 또는 또 당해야 하나 하는 여러 가지의 감정이 들어올 것이다.

이젠 가을이 온다는 통보를 받았다. 가을이 온다기에 마중을 나가보아야 겠다. 그리고 어떻게 대접해야 할까하는 것도 만들어 보아야 겠다. 저만치서 벚나무의 색이 하나 둘씩 주황색으로 갈아입고 있는 걸 보니, 가을이 오기는 오나보다. 혹시 아픔이 다가와 색이 변하는 것이 아니었으면, 너무 빨리 다가오는 것도 걱정이 되기는 한다. 사람의 삶도 이렇듯 황혼이 오되,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또 바램이 아니겠는가.

이 가을에는 더욱 겸손해져야겠다. 물론 가을이니깐 뿌려놓은 씨앗은 거두어 들여야겠지만 얼마나 농사가 잘되었는지는 일단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것도 욕심일 수가 있을려나 모르겠지만, 참으로 농사가 잘 되었기를 바래본다. 높은 하늘을 자주 보고 싶다. 매일 하늘 처다 볼 수도 없는 시간에서 무엇을 더 바라고 땅만 보며 지낼 수 있겠는가. 위를 쳐다보면 한없이 맑은 하늘이 미소 짓고 잇는데, 이 몸은 그에 비하면 모래알이나 될 수 있겠는가. 참으로 고운 하늘을 가슴에 넣을 수 있게 비좁은 마음을 좀 늘려야겠다. 속이 좁은 사람을 밴댕이라고 한다. 거기에 소갈딱지 까지 붙여 밴댕이 소갈딱지라고하면 숨 쉬는 공기조차 들어 갈 수 없는 비좁은 마음을 가진, 더 이상 비좁을 수 없는 최상급의 말이 된다. 그래도 이것인지도 모르게 살아왔다. 본인은 모르되 아는 사람만 알고 지내온 세월이 될 것이다. 너무 따갑다. 이렇게 살아오면서 나 이외의 사람들에겐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 지내왔을까를 생각해보면 참그대로 이기적으로 살아온 세월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렇게도 잔인했다고만 말했던 여름이 있어 이렇게 풍성한 수확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서로의 오해 속에서 지내온 우리들의 모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한 쪽은 최선을 다하여 님을 위한 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올리려고 하는 것이 한쪽은 비스듬한 눈으로 쳐다보고 자기 나름의 잣대로 얹어보면 꼭 맞아 들어가는 오해는 그 상태를 더욱 심하게 만들어 갈 수 있다. 타인의 노력을 자신의 눈에 견주어 본다는 것은 어쩌면 밴댕이 속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이 가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용서가 무엇이고, 내가 용서를 받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생각을 해봐야겠다. 하기사 밴댕이 속으로 보았으니 용서해야할 일은 무지무지하게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내 마음에서 찾기 어려운 것을 보니 참으로 이기적으로 살아왔다는 것을 영수증으로 받게 된다. 그러면 용서는 어떻게 해야하고 받아야 할까를 생각해본다. 일단 용서는 말로써 표현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나는 잘 알지 못한다. 해 본적이 없기 때문에, 다가가서 잘못했다는 전제가 있어야 용서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마음으로 용서했다는 것이 맞는 행동인가에 대해서는 판단을 하지 못하겠다.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용서해달라는 것이 원칙일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맞는지는 모르겠다.

이 가을에는 또한, 이해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해야겠다. 마음을 열지 못하면 용서도, 배려도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위치가 되기 때문에 이 가을에는 미운 나부터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겠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멍청하게만 살아왔다는 생각이 항상 머리에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참 불쌍하게 살았다는 생각을 한다. 무슨 일이 잘 못되면 항상 자신부터 꾸짖고 나는 왜 이럴까하는 자조적인 생각에 항상 학대를 해왔다. 나는 스스로를 욕할 수 있을 만큼의 큰 위치에도 있지 않으면서 욕만하고 살아왔다. 이 가을은 참으로 성숙되는 시기로 맞아야 할 것 같다. 이제 불혹을 넘긴지도 몇 십년이 흘러간 마당에 자신 하나 꽂을 수 있는 여유 하나 없단 말인가? 이제는 가을에 감사하는, 이해하는 그런 시기를 맞아야 겠다. 다른 사람이 다 이해하지 못해도 나 자신은 정말 잘 했다는 칭찬과 자신감을 세워야겠다. 내 자신이 고마우면 타인도 그냥 그렇게 좋아 보일 것 같다. 뒤통수를 맞는 한이 있더라도 이해를 할 수 있는 길은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번 가을은 참으로 고맙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하여 감사함과, 배려, 용서, 자신 및 타인에 대한 이해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숙제를 내어주니 더 고맙다. 물이 낮은 곳으로만 낮게 흘러가는 이유를, 거꾸로 밀어 올리면 나아가지 못하고 넘쳐 버린다는 사실이 이제금 눈에 보일 듯하다. 가을이 온단다. 가을이 온다기에 내가 준비해야 할 일은 또 무엇일까를 챙겨 본다.

백낙은

2017-09-04 20:29

물 길 작가님.
제가 수필집 제 4권 째를 출판하고 다른 신경 쓸일이 있어 무리 했더니
컨디션이 안 좋습니다.
작가님의 글 읽지 못하고 나갑니다.
몸이 왠쾌 되는 대로 다시 들리겠습니다. 건필하소서.


김종덕	백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수필집 출판을 축하드립니다. 건강이 최고의 우선입니다. 그렇게 무리하지는 마십시오. 멀리갈 수록 쉬어 가는 것은 순리입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9/6 17:03

정찬열

2017-09-04 21:46

물길 김종덕 작가님!
누구에게나 마주치고 비켜가는 나날들에
진정으로 감사하고 세심한 베려의 마음으로
무더웠던 지난여름을 떠나 보내고 붙잡아도 세월의 무게에
돌아오는 계절에 감사함이 무척 경이로운 찬사를 드립니다.
항상 건안 하시고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 드립니다.


김종덕	정찬열 시인님, 안녕하십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가을에는 좀 더 성숙해지고 용서와 배려를 배울려고 합니다. 이 경이로운 계절에 좋은 일이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고운 가을 함께하십시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9/6 17:04

김종근

2017-09-05 09:11

김종덕 작가님 오랜만입니다.
세월이 유수라더니 그렇게 삶아 되더니
이제는 조석으로 춥다고 안달입니다.
가을은 결실을 맺는 계절이지요. 그 동안의 수고와 노력의
댓가를 지불 받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가을이 두렵습니다.
슬렁슬렁 살아온 것이 탄로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감사히 배독하였습니다. 건강하세요.


김종덕	김종근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그간 여러가지 일을 하시느라 정싱없이 지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는일마다 보람을 찾으시니 그런게 사는게 아닌가합니다. 새삼 술은 좀 익어 갑니까? 올 가을에도 좋은 소식들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9/6 17:06

이석희

2017-09-05 19:48

김종덕 작가님~~~
저도 똑같이 이 가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나이에 무슨 희망씩이나 갖고 시작한 올해는 아니었어도 그래도 작년보다는...하면서 시작하였지만 벌써 도돌이표를 통과 하였습니다. 하기야 이제는 내려가는 길인데 꿈도 야무지다 하면 면죄부가 될는지요. 서늘한 공기가 얼굴을 스치니까 어쩐지 처연해 지는 기분입니다. 봄 여름 두 철을 지냈으니 분명히 거둘 일만 남은 것 같으니 더욱 더 초조해집니다.
우선 반년 동안 살아온 날을 회고해 보렵니다. 틀림 없이 뺄셈을 했지 싶습니다. 주위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그럴것 같습니다. 그래도 남들은 존경한다고 말할 것입니다. 하얀 파뿌리가 화근이라고 계산을 합니다. 앞으로 잘할 날도 없는데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래도 어쩝니까. 죽지 못해 사는 사람처럼 그냥저냥 살아야지요. 그래서 더 부끄럽습니다.


김종덕	이석희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세월은 정말로 브레이크없는 자동차 같습니다. 이렇게 빨리 가는 줄 말면서도 대비가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참 답답하기도 합니다. 작가님께서 하루를 곱게 보내시는 것이 참으로 정답게 다가옵니다. 때마다의 이야기가 얼마나 마음을 치는지 왜 더 빨리 알지 못했을까하는 마음이 많이 듭니다. 항상 좋게 타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9/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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