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이석희
ㆍ작성일	2016-08-29 05:59

ㆍIP: 124.xxx.224

나와 다른 점을 받아 들여야

나와 다른 점을 받아 들여야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을 먹을 때 조용히 앉아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어른들로부터 그렇게 배워왔고 또 그렇게 길들여져 있습니다.
정서상으로 보면 우리는 정적이고 서양 사람들은 동적인 경향이 몸에 밴 점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또 하나는 밥 먹을 때 이야기를 하는 것은 위생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가족끼리의 허물없는 자리라고 하더라도 침이 튀기는 건 좀 곤란하거든요.
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식사 시간이 즐거운 시간입니다.
그들은 웃고 떠들며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를 합니다.
물론 우리의 식탁은 밥과 국 그리고 갖가지 반찬에 숟가락과 젓가락 등을 사용합니다.
이와 반면에 서양의 경우는 주식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식탁을 비롯하여 식사 문화가 우리네와는 판이할 수밖에 없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우리는 맞고 서양 사람들은 틀린 것일까요?
아니면 서양 사람들은 맞고 우리가 틀린 것일까요?

우리는 식사할 때 밥그릇을 식탁에 올려놓고 먹어야 합니다.
밥그릇을 들고 서서 먹는 사람은 천박한 사람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밥그릇을 들고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밥그릇을 놓고 먹는 것은 짐승의 세계에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럼 우리는 맞고 일본인들은 틀린 것일까요?
일본인의 처지라면 그들은 맞고 우리가 틀린 것일까요?
어느 편의 생각이 맞는지는 조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지요?

교직에 있을 때 연필 깎는 훈련을 시킨 일이 있습니다.
요즈음 아이들은 칼로 연필을 깎아보지 않고 나이를 먹어 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칼을 사용하는 방식을 모릅니다.
교실에서 칼을 들고 장난하는 모습을 보면 무섭기까지 합니다.
‘저러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쩐다지?’ 하면서 걱정이 앞을 섭니다.
그래서 칼 다루는 기술을 익히기 위한 일종의 체험 학습인 셈이지요.
아이들 모두가 반드시 칼질을 잘못하는 아이들이어서는 아닙니다.
개중에는 칼질을 아주 잘하여 전혀 걱정이 안 될 뿐 아니라 친구들의 것까지 도맡아 처리해 주는 고마운 해결사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 모두는 하나같이 연필을 손에 쥔 채 칼을 움직입니다.
일본인들도 그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칼은 고정시킨 채 연필을 움직인다고 합니다.
이 이론을 뒷받침 하는 기계가 있으니 바로 요즘 아이들이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모두 사용하고 있는 연필 깎기 기계입니다.
이 기계를 이용하여 연필을 깎으면 하등의 문제될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연필 하나도 칼로 깎을 줄 모르고 어른이 되고 또 부모가 된다고 생각하면 어깨에 힘이 쭈욱 빠집니다.

어엿한 숙녀가 있는 집에 손님이 오셨는데 제대로 깎을 줄을 몰라서 과일 대접을 할 수도 없다는 극히 극단적인 예를 생각해 봅니다.
이처럼 난감한 일이 어디에 또 있겠어요.
물론 이러한 견해들은 우리의 고정 관념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일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 연필 깎는 기계 자체가 톱날의 방향을 그렇게 고정시켜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게 습관이 된 것이라고도 합니다.
반드시 누군가가 동양 방식이 틀리거나 불편해서 개선을 하여야 한다는 거창한 이유가 있어서 그리 된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동양의 톱날은 당기는 식이고 서양의 그것은 미는 식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럼 동양은 맞고 서양은 틀린 것일까요?
또 서양의 입장에서 볼 때 그들은 맞고 동양의 방식은 틀렸다고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나와 남이 그저 다를 뿐이지 결코 누구는 틀리고 누구는 맞는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각각 자기가 익히고 닦은 오래 묵은 습관에 따라 쉽고 편리한 대로 실행하는 것이지 어느 편이 맞는지는 별스러운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흔히 나는 맞고 남은 틀렸다는 생각에 나를 고정시켜 놓고 스트레스에 고민하고 갈등에 괴로워하곤 합니다.
저 사람이 틀린 것이 아니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을 뿐이라는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나와 다른 점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도 욕심입니다. 욕심이 지나치면 탐욕이라고 합니다.
나 하나만의 욕심으로 가득 찬 사람을 이기심을 가진 자라고 부릅니다.
이기심 가진 사람을 좋아하는 이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틀리다는 말은 맞지 않다는 뜻입니다. 시험을 칠 때 틀리면 점수가 없습니다.
다르다는 말은 같지 않다는 말입니다. 굳이 따져 말하자면 부정의 의미입니다.
토론할 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말은 나와는 생각이 다르다는 뜻이지 틀렸으므로 점수를 줄 수가 없다고 말한다면 그 토론은 끝장을 본 셈입니다.
나와 같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이니 긍정의 마음입니다.

주응규 2016-08-29 12:16	이석희 작가님 갈바람 불어오는 날 좋은 글 가슴으로 받아 공감하고 갑니다 좋은 계절에 좋은 글 풍성이 수확 거두시기를 기도합니다 건강하십시요^^

이석희 2016-08-29 13:09	주응규 작가님! 고맙습니다. 건강한 나날이 되시기를 빕니다.

환영합니다

우리 며느리에게 보낸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