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22-08-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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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된 느티나무와 대흥사는 두륜산의 자랑 (두륜산 제4편)

천년 된 느티나무와 대흥사는 두륜산의 자랑
(두륜산 제4편)

筆嶺/金相和

두륜산의 백미(白眉)라고 일컫는 구름다리와 두륜봉(頭輪峰)을 감상하며 연실 감탄사를 토해냈다. 아마도 필자의 눈에 깊게 촬영된 영상이 오래도록 자랑스럽게 기억될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여름과 함께 더위가 시작되나 했는데 ~^^
두륜봉(頭輪峰)을 오구부터 뙤약볕이 더욱 극성을 부리며 쏟아진다. 유월의 더위가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그러나 아무리 더워도 인내하며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싶다. 우리는 두륜산(頭輪山) 산행을 천 년 된 느티나무를 보고 느낌을 말할 것이고 대흥사(大興寺)를 거쳐 하산하면 오늘의 산행은 끝이다.

대흥사(大興寺)를 향해 걸을 때 나무들이 속삭이며 향기를 토해낸다. 솔향과 함께 토해낸 신선한 향기는 지친 몸을 달래주는 듯했다. 그런데 이렇게 기분 좋은 향기를 마시는 것도 잠시다. 산모퉁이를 걸을 때 우리에게 고통을 주려는지 길은 울퉁불퉁한 바윗덩어리로 형성된 너덜 길이다. 그래서 걷는 고통이 또 시작되나 보다. 얼마나 걸어야 이 고통을 면할까? 혼자서 중얼중얼하며 걷다 보니 운동장만큼 큰 분지가 나타난다. 그곳엔 오 층 석탑이 있다. 아마도 이곳이 옛날에 절터였던 것 같다. 석탑을 보고서 그 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 탑은 해남 대흥사 만일 암지 오 층 석탑이라고 한다. (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246호)

이 탑은 만일 암지의 흔적을 말해주듯 주변에는 석등 부재 등 많은 석재가 흩어져 있다.
석탑의 현 상태는 단층 기단의 5층이나,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단층 기단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또한 1층 탑신을 보면 한번 해체되었음을 알 수 있다. 탑의 꼭대기 부분은 남아있지 않고 석등의 부재가 올려져 있다. 전체 높이는 5.4m이다.
이 석탑은 튼튼한 기단부(基壇部)의 단 구성, 탑신을 세로로 세워서 결구한 기법, 옥개석(지붕돌) 상면, 네 귀퉁이의 우동 마루를 도드라지게 한 기법이 옛 백제 석탑의 건축적인 요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조성연대는 고려시대 중반기(12~13세기)로 보고 있다.
* 기단(基壇)= 건축물이나 비석 따위의 기초가 되는 단을 말함

대흥사(大興寺)를 향해 약 200m 정도 걸었다. 이곳에서 천년 되었다는 나무를 보았다. 얼마나 큰 나무인지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나무가 아닌가 싶다.
천년수(千年樹)의 유래는 매우 재미있다. 그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써 놓았다.
수종 느티나무(괴목)로 수령 1,200~1,500년 되었으며 흉고 9.6m이고 수고 22m이다
전설에 따르면 아주 옛날 옥황상제(玉皇上帝)가 사는 천상(天上)에 천동(天童)과 천녀(天女)가 살고 있었는데 이들은 어느 날 천상의 계율을 어겨 하늘에서 쫓겨나게 되는 무서운 벌을 받게 되었다. 이들이 다시 하늘로 올라갈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었다. 그것은 하루 만에 바위에다 불상을 조각해야 하는 일이었다. 지상으로 쫓겨난 천동(天童)과 천녀(天女)는 하루 만에 불상을 조각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해가 지지 못하도록 만일암(挽日菴 : 해를 당기는 암자) 터 앞 천년수(千年樹) 나무에다 끈으로 해를 매달아 놓고 천녀는 북쪽 바위인 북미륵암(北彌勒菴)에 좌상(坐像)의 불상(佛像)을 천동(天童)은 남쪽 바위인 남미륵암(南彌勒菴)에 입상(立像)의 불상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천녀는 앉은 모습의 미륵불을 조각하였기 때문에 서 있는 모습의 미륵불을 조각하는 천동보다 먼저 불상을 조각하였다. 미륵불을 완성해놓고 한참을 기다려도 완성하지 못하는 천동을 기다리다 못한 천녀는 빨리 올라가고 싶은 욕심으로 그만 해를 매달아 놓은 끈을 잘라버리고 혼자서 하늘로 올라가 버렸다.
이로 인해 천동은 영원히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이 미륵은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수목이다.
북미륵암의 조성 시기가 고려시대 전반기인 11세기경이며 여러 구전과 수목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천년 수의 수령은 1,200~1,500년인 것으로 추정된다.
천년수(千年樹)는 2018년 3월 21일 전라남도 정도 천년을 상징하는 천년나무로 지정되었다.

천년수(千年樹)를 보고 대흥사(大興寺)로 향했다. 이곳에서 대흥사(大興寺) 대웅전까지는 거리가 꽤 멀다. 우리는 대웅전을 들리지 못하고 대흥사(大興寺)의 북미륵암(北彌勒菴)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북미륵암(北彌勒菴)은 마애여래좌상(국보 제308호) 석불을 모시고 있는 두륜산 산내 암자 중 하나다. 두륜산의 북쪽에 있다고 하여 북미륵암, 다른 하나는 남쪽에 있다고 하여 남미륵암이라 부른다. 암자 이름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두 암자 모두 미륵불을 봉안한 미륵 도량이다.
”대둔산지“에는 1754년에 온곡영탁(溫谷永鐸) 대사가 중수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기록에서는 북미륵암이 북암으로 불렸음을 알 수 있으며 근세에 연담 유일(蓮潭有一), 벽담행인(碧潭幸仁), 아암혜장(兒庵惠藏) 같은 고승들이 이곳에서 수도하였다.
북미륵암은 용화전, 요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용화전은 마애여래좌상을 봉안하기 위해 지은 것으로 이곳에 신중탱화와 산신탱화, 1987년에 조성한 중종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 북미륵암은 ”북암“ 이라고도 불리는데 언제 창건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대둔사지“에 고려시대 진정국사 천책(天頙 :1206~?) 스님이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1754년에 온곡영탁(溫谷永鐸) 스님이 중수했다고,그후 연담유일(蓮潭有一) 선사, 벽담행인(壁潭幸仁) 스님, 아암혜장 스님 등의 고승들이 이곳에서 강학(講學)을 열었다. 이곳에는 마애여래좌상을 봉안한 용화전과 스님들이 거주하는 요사, 그리고 2기의 삼층석탑 등이 있다. 용화전은 1985년 4월에, 요사는 1995년 4월에 중수하였다. 마애여래좌상(국보 제308호)은 암벽에 조각된 4.2m 높이의 마애불이다. 상호(相好)와 각 부분의 조각수법으로 보아 11세기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고려시대 조각의 특징을 보여주는 중요한 불상이다. 마애불 우측과 건너편 산등성이에 있는 2기의 삼층석탑(보물 제301호와 전라남도 문화재 자료 제245호)은 마애불과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대흥사 응진당 삼층석탑(보물 제320호)과 함께 통일신라 석탑 양식이 이 지역까지 전파되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국보 제308호)을 보았다.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산9번지에 자리 잡고 있는 북미륵암마애여래좌상은 신라하대(新羅下代: 850-932) 무렵에 조성되었다.
마애여래좌상은 도상(圖像)과 조각 수법은 한국 불교 조각의 최성기인 8세기 양식을 계승한 수작(秀作)이다. 오랫동안 미륵으로 불려온 이 마애불의 입지는 서남해안을 마주하고 있다. 조성 당시 신라는 중앙귀족의 분열과 호족의 발호로 매우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시대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이 마애여래좌상의 조성 주체는 알 수 없으나 그 계기는 아마도 이 같은 상황에서 야기되는 외침을 견제하려는 호불성(濩佛性)이 작용한 듯하다.
이 마애여래좌상은 본존을 중심으로 좌우상하 사방에 공양 비천상(供養費飛天像)이 배치되었다.
본존의 존상은 후덕하고 원만한 체모(體貌)로 형형한 눈매는 근엄하고 위의(威儀)가 넘치며, 두툼한 입술과 살이 오른 양 뺨은 자애로움이 가득하다.
특히 마애불 상하좌우의 공양천 인상은 자세와 지물(紙物)이 마애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도상이며, 뛰어난 양감과 자연스러운 신체 조형은 통일신라 전성기 조각 양식에 비견할 만하다.

두륜산(頭輪山)은 산 자체가 매우 신비로운 산이다. 이산을 와서 대흥사(大興寺)의 대웅전과 절을 자세히 보지 못해서 매우 섭섭하다. 그러나 두륜산(頭輪山) 산행은 무엇보다 즐거웠으며 많은 것을 배워가는 산행이었다. 아마도 등산 애호가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명산을 와서 보지 못하는 분이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전라남도 땅끝에 있기 때문에 거리 관계로 와서 보지 못함이 좀 아쉽다. 그러나 아무리 멀어도 등산 애호가뿐 아니라 산을 좋아하는 모든 분은 청정지역인 땅끝의 아름다운 전경과 다도해도 보고 명산도 한번 산행해 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늘도 임종구 아우는 필자를 위해 고생을 많이 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까?
내일은 어느 산을 가서 즐기며 산행할 것인가 고민해 보자. 두륜산(頭輪山) 산행은 4편의 수필로 끝을 맺는다.

2022년 6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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