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김상화
ㆍ작성일	2019-06-14 06:58

ㆍIP: 1.xxx.128

괴산 산막이옛길엔 아기자기한 둘레길도 있다

괴산 산막이옛길엔 아기자기한 둘레길도 있다
(기행 수필)

루수/김상화

왜 이렇게 마음이 허전할까?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그저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행복한 아침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기도 하지만 나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허전한 마음을 달래려고 석촌호수를 걷다 보니 풀섶에 신비로운 색채를 띄운 이슬방울이 매달려 있다. 아침햇살을 받아먹은 이슬방울은 보석보다 더 아름답다. 어쩜 저리도 신비로울까? 반짝반짝 영롱한 빛을 쏟아내며 옆에 있는 짝꿍과 사랑을 속삭인다. 그 빛은 참으로 귀태가 나도록 아름답다. 신비로운 빛을 보는 순간 그 아름다움에 반해 나도 모르게 중얼거려 본다. 조금 더 걷다 보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연인의 미소가 눈에 들어온다. 대화 도중 행복이 쏟아지나 보다. 그 행복을 참지 못해 입가엔 고상하고도 사랑스러운 미소가 번진다. 하늘이 내려준 행복 가득한 미소다.

이렇게 신비로움도 보고 행복한 장면을 보니 나 또한 행복하다. 그런데 호수를 지키고 있는 벚나무도 행복한가 보다. 무엇이 그리 급한지 잎이 돋아나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운 벚나무다. 그래서 호수를 황홀하게 만들어 산책 나온 시민들에게 그 황홀한 모습을 선물로 준다. 화려하게 호수를 장식했던 벚꽃은 자기를 보러온 연인들에게 행복하게 살라는 무언의 말 한마디 남기고 바람을 타고 날아간다. 그때부터 연초록으로 피어나기 시작한 잎에 햇살이 내려앉아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려고 반짝반짝 빛을 낸다. 또한 벚나무에 앉아 지저귀는 새들의 청량한 소리는 오늘따라 왜 이리도 환상적일까? 보고 듣는 모든 광경이 신선한 아침이다. 필자는 이러한 광경이 너무도 아름다워 사색에 빠져들고 만다. 가라앉았던 마음도 자연의 신비로운 광경을 보는 순간 상쾌하게 살아난다.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다. 이러한 기분으로 오늘은 산울림 가족과 함께 충북 괴산에 있는 산막이옛길을 갈 것이다.

행복을 잡아보려고 산막이옛길을 향해 신나게 출발한다. 오늘은 깊은 산속의 옹달샘에서 맛볼 수 있는 맑고 신선한 물처럼 그런 날을 만들고 싶다. 필자가 좋아하는 신인희 감사 조진순 리더 장미정 총무와 주명순 총무를 비롯해 많은 산울림 가족들을 만날 것이다. 또한 산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접할 때, 그 공기로 인해 기분이 향기롭게 전환될 것이다. 그래서 허전했던 마음이 향기로운 마음으로 넉넉하게 돌아오는 오늘이었으면 좋겠다. 산울림 가족은 모두 아름다운 마음씨의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버스는 산막이옛길 입구 주차장에 멈췄다. 산막이옛길이 한국 관광 100선 3년 연속 선정되었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이곳은 산 깊숙한 곳에 장막처럼 주변 산이 둘러싸여 있다고 하여 산막이라 하였다. 예전부터 이곳에서 살던 산막이마을 사람들이 오고 가던 옛길을 말한다.

산막이옛길엔 비학봉마을이 있다. 예로부터 괴산은 골이 깊고 물 맑은 곳으로 알려진 고장이다. 쌍곡구곡과 같은 구곡이 병풍처럼 서 있는 군자산과 비학산을 휘감고 있으며, 순수 국내 기술진과 자본으로 세워진 최초의 괴산댐이 자리 잡고 있다. 비학봉마을은 남한강 최상류에 속해 있어 어족 및 산림자원이 풍부한 생태 보고의 청정지역이다. 중산간(해발 100~300m의 고지대) 지대에 마을이 형성되었다. 이 마을은 밭농사와 벼농사를 병행하고 있고 시설원예 및 과원이 늘고 있는 농촌이다. 이 마을은 다슬기 줍기, 계곡 탐사, 숲길 산책 등 자연과 어우러진 체험이 준비되어 있다. 필자는 2년 전에 이곳을 다녀갔다. 그런데 그땐 둘레길은 돌아보지 못하고 등잔봉까지 등산만 하고 갔다. 옛날 한양으로 과거 보러 간 아들의 장원급제를 위해 등잔불을 켜놓고 100일 동안 어머니가 기도를 올렸다고 하며 지금도 그 효험이 있다 하여 자식들을 위해 정성을 들이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봉우리이다.

전번에 가보지 못했던 둘레길을 돌아보고 갈 것이다. 그리고 등잔봉과 이산의 정상도 다시 한번 다녀오고 싶다. 약간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지만 땀을 흘리며 등잔봉을 향해 올라간다. 올라가는 오솔길엔 봄을 맞이한 나무들이 신바람이 났다. 다투어 잎을 피우고 꽃을 피우려고 야단법석이다. 마치 아가씨 젖가슴처럼 볼록한 봉우리가 제법 자라 기염을 토해낸다. 자연의 변하는 모습에 우리는 알게 모르게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겨우내 얼었던 오솔길은 땅이 녹기 시작한다. 그래서 어떤 곳은 길이 질퍽거려 걷기가 힘이 든다. 선두엔 최대해 산 대장이 진두지휘하고 뒤엔 초이 산 대장이 싱글벙글하며 올라온다. 신선한 공기는 오솔길을 걷고 있는 우리를 위해 따라오나 보다. 숨을 쉴 때마다 신선한 공기가 행복을 안겨주고 향기로운 봄 내음이 풍겨 온다. 올라와 보니 등잔봉도 새 비석을 세워 단장을 해놓았다. 등잔봉은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위대한 사랑을 그대로 나타냄을 그려낸 곳이다. 어떻게 고요가 흐르는 한밤중에 산 말랑(산마루의 방언) 이에서 무서움도 아랑곳하지 않고 등잔불 하나 켜놓고 자식의 성공을 위해 기도를 했을까? 모성애란 아버지들은 흉내도 낼 수 없는 고귀한 사랑이다. 어머니란 사람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위대한 사랑을 지닌 사람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등잔봉을 거쳐 한반도 전망대까지 왔다. 여기서 잠시 쉬며 자연적으로 생긴 한반도의 지도를 감상했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한반도 지형과 유사하다 하여 명명된 한반도 전망대다. 연간 15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며 특히 전국 유명 사진작가들이 작품활동을 위해 즐겨 찾는 장소라고 한다. 여경희 산 대장은 마냥 즐거운가 보다. 자연의 신비로움에 넋을 놓고 빠져든 것 같다. 그 또한 보기 좋은 장면을 보았다. 잠시 쉼을 하고 또 걷는다. 드디어 이산의 정상 "천장봉(437m)"까지 왔다. 정상이라 하지만 정상석 하나 세워 놓지 않은 쓸쓸한 정상이다. 필자는 정상석에 입맞춤도 해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돌아서야 했다. 여기서 산막이 마을까지는 2.1km이다. 이제 부지런히 하산을 하고 둘레길을 돌아야 한다. 조금 걷다 보니 요상하게 생긴 참나무를 보았다. 이 나무의 이름을 "신령 참나무"라 한다. 이나무는 나무꾼이 자르려고 톱을 댔을 때 나무가 갑자기 웅웅 소리를 내었다. 그러곤 팔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래서 두려운 마음에 베지 않고 일어났다고 하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진달래 동산까지 내려왔다. 진달래가 우리를 보곤 반가운가 보다. 봄소식을 알리려고 봉우리를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분홍빛 얼굴을 조금 내밀고 날 잡아 봐~라 한다. 저놈들이 활짝 웃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면 산 전체가 꽃동산이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진달래는 보지 못했지만,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사랑스럽게 꽃봉오리를 터트리려 하는 진달래와 잠시 속삭여보았다. 수줍음을 감추지 못하고 미소를 지어보려고 애를 쓴다. 사랑의 속삭임도 잠시, 또 걸어야 했다. 그런데 모퉁이를 돌아가려할 때 "시련과 고난의 소나무"란 알림판이 보인다. 소나무가 바위틈에서 시련과 아픔을 이겨내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고통 속에서도 뽐내고 있는 모습은 오가는 사람들에게 삶에 교훈까지 주고 있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큰 진달래 능선이 나온다. 양지바른 곳엔 이름 모르는 꽃이 노란색으로 앙증맞게 땅바닥에 피어있다. 그 꽃들은 봄이 왔음을 실감케 한다. 이렇게 우리는 자연의 아름답고 신비로움을 감상하며 걷다 보니 드디어 하산하였다. 지금서부터는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둘레길을 걸을 것이다. 우리가 막 내려오자마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연하협구름다리"이다. 이 다리는 길이 134m 폭 2.1m이다. 하절기는 09~18시까지 동절기는 9시부터 17시까지 다닐 수 있다. 기념사진을 찍고 또 걷기 시작했다. 호숫가에는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생강꽃이 노랗게 피어 있다. 어느 곳엔 바위 3개가 나란히 서 있다. 이 바위를 "삼신 바위"라고 한다. 괴산댐 건설 전에는 경치가 빼어나고 강물이 빠르게 흘러 살여울이라고 부르던 곳이다. 내려오는 전설이 매우 아름답다. 이곳에서 삼신(해 달 별의 신)이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목욕을 즐기다 날이 밝아 승천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삼신 바위가 되고 말았다. 옛날부터 이 바위에 아기를 점지하여 달라고 치성을 올리면 아이를 점지해 준다고 하여 지금도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한다

한참을 걸은 것 같다. 자그마한 낡은 기와집이 있어 호기심에 들러 보았다. 그런데 이 건물이 괴산 "수월정"이라 한다. 충청북도 기념물 제47호이다. 이곳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학자인 노수신(盧守愼: 1515~1590)이 을사사화로 인하여 유배되어 와서 거처하던 곳이다. 노수신(盧守愼)은 자를 과회(寡悔), 호는 소재(蘇齋) 또는 이재(伊齋)라 했으며 본관은 광주이다. 중종 38년(1543년)에 문과에 장원급제하고 명종이 즉위(1546년)하고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이조 좌랑으로 있다가 명종 2년(1547년)에 순천에서 진도로 보내져 19년간 섬에서 귀양을 살았다. 그 후 명종 20년(1565년)에 이곳으로 옮겨와서 2년 만에 선조가 즉위하자 풀려나 벼슬이 영의정에까지 올랐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집으로, 본래는 연하동에 있었으나 1957년 괴산 수력 발전소의 건설로 수몰되자.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이다. "수월정" 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부지런히 선착장을 향해 걷는다. 여기서 400m를 더 가면 산막이 선착장이다. 선착장 옆에 연꽃바위가 있다. 마을 앞 작은 동산이 있었으나, 괴산호가 생기면서 연꽃 모양의 바위만 남게 되었다. 백로가 푸른 호수 위로 소나무에 날아들면 환벽정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 같은 괴산호의 장관을 연출하는 듯했다고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생각을 하며 선착장까지 와서 한참을 기다렸다. 신인희 감사는 여기서도 산울림의 어머니 역할을 한다. 회원들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려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사진을 찍기 바쁘다. 자그마한 키에 어쩜 저렇게 에너지가 넘쳐 흐를까? 마인드 자체가 올바르고 고운 분이다. 배가 들어왔다. 모두 배에 올랐다. 이젠 차돌백이 선착장으로 간다. 배가 출발하자 파란 물이 스크류에 부딪혀 하이얗게 포말이 되어 부서진다. 이렇게 오늘의 산행이 즐거움으로 막을 내린다. 오늘 하루도 산울림을 이끄는 황면연 회장을 비롯해 집행부 간부 여러분 수고 많이 했습니다. 또 한 편의 수필을 쓸 수 있게 도와주신 회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2019년 3월 24일

정찬열

2019-06-14 15:28

산울림 가족과 행복한 여행을 하시며
충북 괴산에 산막이 예길을 行하시는
루수 김상화 작가님 반갑습니다.

평소에 돌아 볼수 없는 명산과 유명지를
현실감있게 올려주시여 단숨에 배람 했습니다.

항상 가내 건안 하시고 편안하시여돌아오는
대한 문인협회 여름 행사때 인사 올리겠습니다.^*^


김상화	반갑습니다. 정찬열 작가님 여름이 무르익어갑니다 그래서 날씨가 매일 매일 너무 덥네요 이젠 산행하기에 힘든 철이 옵니다 7,8월에는 계곡이나 둘레길을 다녀야 합니다 저도 가급적 그렇게 하려고 생각합니다 정찬열 작가님 바쁘신데도 댓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위에 몸 건강 관리 잘하시고 늘 행복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6/16 00:14

전병일

2019-06-14 18:11

산울림산악회 제 고등학교모임 이름과 같네요
전국 유명산 이렇게 자세히 소개해 주시니
가지 않고 서재에서 산행을 합니다
괴산 산막이 옛길에 둘레길 잘돌았습니다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김상화	전병일 작가님 반갑습니다. 산울림이 고등학교 모임의 이름과 똑같다고요. ㅎ 세상엔 같은 이름이 많으니까요 작가님 요즈음 상당히 덥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이 더위 잘 이겨내시고 늘 건강 행복 행운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6/16 00:27

김상훈

2019-06-14 18:44

한반도 전망대......
사진으로만 열심히 본 입장입니다. ㅎㅎ
그것을 볼 때마다 참 신기하다 했는데
직접 다녀오셨군요.

이슬 한 방울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참으로 감성적입니다.
이런 자연이 없었다면 이 행성은 이미 오래 전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겠지요.
무한의 시간대를 공유하는 우주에
이 만큼이라도 살다가 가는 것이
제법 큰 행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상화	김상훈 위원장님 반갑습니다 여독은 좀 풀리셨는지요 장시간 외국에 머물다 오면 피곤하기 마련입니다 음식이 맞지 않고 기후가 틀리고 언어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에 신경적으로 피곤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름이 무르익어 가기 때문에 나날이 더위가 심하게 밀려옵니다 건강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위원장닌 행복한 꿈 꾸시기 바랍니다.	6/16 00:45

신영애

2019-06-20 13:17

함께 산막이옛길을 산행하고 온 기분입니다.
어쩜 이리도 자세하고 공감되게
소개를 해주셔서 단숨에
쭈욱~읽어내려오면서 좀 쉬어야겠다 하는 순간
어느덧 선착장에 도착해 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멋진글 배독하고 갑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향필하세요~^^


김상화	반갑습니다. 신영애 작가님 이렇게 아름다운 댓글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여름은 무르익어가네요 유월도 벌써 하순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요즈음 삼복더위를 방불케 하는 날씨가 이어 됩니다 더위에 건강 잘 돌보시고 행복과 행운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6/2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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