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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ple01_next.gif정찬열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19-06-02 21:31
ㆍIP: 211.xxx.27
영산포와 홍어 이야기(上)


영산포와 홍어 이야기(上)
[정 찬 열]

나는 어릴 적 초봄에 아버지가 영산포 오일장이면 삼십 오리 길을 걸어서 다녀오시며 가오리연(鳶) 같은 홍어를 사오시여 포대에 담아 며칠간 퇴비 속에 묻어두었다. 그리고는 4~5일 후 꺼내어 독에 넣어 두었다가 봄 농사철에 막걸리 안주로 묻혀 내놓은 것을 먹어도 보았다. 그때야 어릴 때라 홍어가 흑산도에서 많이 잡힌다는 것도 성인이 되어서야 알았다. 그뿐이랴 영산포 5일 장은 매달 5일부터 5일 간격으로 장이 서며 모처럼 한 번씩 어머님을 따라 걸어서 장에 따라 가보면 영산포 선창을 구경시켜 주었다. 서쪽을 등지고 산 아래 있는 농촌 집이기에 해가 일찍 뜨고 일찍 해가 지며 그리 크지 않은 앞 들녘을 끼고 자랄 때였다. 지금에 알고 보니 영산포라는 곳은 호남 들녘을 적시는 영산강을 끼고 목포에서 육지 깊숙이 영산포까지 배가 들어왔다. 그렇다, 1904년 동력선의 출항으로 목포와 영산포 간의 운항 시간이 단축되었고 결과적으로 영산포는 크게 번영하였다. 또한 1913년 07월 01일에 호남선 철길이 놓이면서 영산포역이 강진, 해남, 완도, 진도 등의 육지의 교통 중심지가 되기에 번창한 영산포였다는 것을 성인이 되어서야 알았다.

영산포는 내륙 깊숙이 들어와 이미 고려 시대에 조운(漕運) 제도에 의하여 영산포에 진이 설치되었고, 조선 시대에 다시 조창 제도가 부활하면서 세곡을 거두어 저장했다가 서울로 운송하는 국영 창고 역할을 했다. 영산 창이 지금의 영산포 택촌마을에 설치된 것은 전남 17개 고을의 세곡을 모아서 저장하던 곳으로 53척의 크고 작은 배들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영산 창은 수로가 길고 험난해서 해상사고가 자주 났기에 1512년에 영광의 법성포 창으로 옮겨진다. 다시금 영산 창이 주목받은 것은 한말(韓末)부터다. 조운선이 진을 치고, 남도의 숱한 어선들이 모여들어 도회를 이뤘던 영산포에는 홍어뿐 아니라 흑산도, 낙월도 등지에서 올라온 소금과 온갖 해산물이 철철이 산을 이뤘고, 이런 해산물이 광주 등 내륙의 대처로 팔려나갔다. 수심이 3발(三丈)인데 조류가 올라오면 4발(水深三丈潮入則四丈)이라고 한 것을 보면 서해의 조류가 강을 따라 이곳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정확한 증거이다. 20세기 초반에 영산포의 새 주인은 일본인들이었다. 조선 사람들은 북쪽 포구에 집단촌을 형성하였던 반면에 일본인들은 남쪽에 새로운 포구를 만들었다.

기왕 영산포 이야기가 나왔으니 역사에 나온 이야기를 옮겨야겠다. 영산(榮山江)의 명칭은 여러 시대와 기록을 통해 수많은 이름이 통용되어 왔다. 『세종실록 지리지』와『신 증 동국여지승람』에서 보면 나주 동쪽에 흐르는 강을 광탄 강(廣灘江)이라 했고, 영산 포 부근에서는 남포 강(南浦江), 금강(錦江), 목포 강(木浦江)이라 했으며 강폭이 넓어져 양양한 흐름을 보여주는 동강면에서는 사호 강(沙湖江), 더 아래로 내려가 심하게 곡류하는 곳에 이르면 곡 강(曲江)이라 불렀다고 한다. 오늘날과 같이 영산강이라는 이름은 영산포의 형성과 관계가 깊다. 1363년(고려 공민왕 12년) 당시 조정은 왜구가 극성을 부리자 흑산도에 사는 어민들을 영산강 하류의 남포, 즉 지금의 영산포로 강제 이주시키고 흑산도를 비워두는 공도 정책을 취했다. 이때 이주해온 흑산도 주민들을 따라 홍어도 함께 들어오게 되었으며 현재 영산포란 지명도 영산도 사람들이 이주해 살면서 붙인 것이라 한다. “자산어보”를 보면 “동지 후에 비로소 잡히나 입춘 전후라야 살이 두껍고 제 맛이 난다고 홍어를 평했다.

※. 지루할 것 같아 다음 [下] 편에 마무리글 올립니다.
이름아이콘 김상화
2019-06-03 00:54
회원사진 		안녕하세요. 정찬열 작가님
홍어이야기를 하니 귀가 반짝 열리네요
저는 바다가 없는 충청북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 아버님께서 시장을 가시면 반은 상해서 배가 터진
꽁치 동태 고등어 등을 사 오셨습니다
그런데 그 맛이 그땐 얼마나 맛있는지 바다가에 사시는
분들은 상상도 못 할 겁니다
그런데 성장해 서울로 이사를 오고 보니 친구들과 술을 한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친구가 홍어회를 좋아해서 시키곤 했습니다
그때 처음 홍어를 먹을 때 코를 콱 쏘면서 썩은 내음이라 할까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냄새 때문에 먹지를 못했었습니다
그런데도 친구 따라 몇번을 먹다 보니 홍어의 참맛을 알게 되었지요
지금은 홍어 생각이 가끔 난답니다. ㅎ
영산포와 홍어 이야기 잘 배 독하고 갑니다
밤이 깊었네요. 작가님 행복한 꿈 꾸시기 바랍니다
   
이름아이콘 정찬열
2019-06-04 13:56
회원사진 		안녕하세요
일착으로 달려와 배람해주시고
응원에글 올려주신 존경하는 루수 작가님~!
늘 감사함을 반가움으로 대신 합니다.

맞습니다. 홍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매쾌한
냄새때문에 힘들어 하지만 곧 익숙해져서
막걸리한잔에 홍어 무침은 아니 홍어 삼합은
주객들을 끌어들이는 괴력이 있지요

언제 광주 근교나 나주를  지나치시면
연락을 바랍니다.
제가 알큰한 홍어 를 대접할께요
날씨가 제법 초여름을 찾아 듭니다.
무더위에 산행길 조심하시고 편안 한
6월이 되시길 손 모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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