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대한문인협회-수필

ㆍ작성자	정찬열
ㆍ작성일	2017-06-2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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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문화와 달라진 시골 인심

장례문화와 달라진 시골 인심

최근 들어 조상을 모시는 묘지 안장이 급격히 달라지고 있다. 예전엔 마을에 생을 마감하신 분들이 계시면 온 마을 사람들이 자기 본연의 일도 뒤로 미루고 장례를 치르는 데 한마음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고인이 된 분들의 장례장소도 마을에서 멀고 가까운 것을 떠나 고인의 선산 또는 마을 공동묘지에 안장하였다. 그래서 10여 년 전만 해도 객지에서 불의의 객이 되면 고향 땅에 시신이 운구되어 장례를 온 마을 사람들이 치루 곤했다. 얼마 전 고향에서 들은 이야기를 옮기고 싶다. 윤달을 앞두고 마을 앞 자기네 선산에 10여 년 전에 돌아가신 타관에 묻혀 계신 부친의 묘를 15~6년 전에 자기네 선산에 모셔진 어머님 옆에 이장하겠다고 양해를 구하려고 왔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생장도 아닌 이장이지만 봉분을 쓰는 이장(移葬)은 절대로 안 된다고 부락민들이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유인즉 볼 상 사나운 묘지가 마을 옆에 있는 것이 안 되는 이유다.

급격히 발달한 문화는 각박해진 도심 화의 답습으로 생장(生葬)으로 또는 이장으로 마을 근처에 모시는 것을 급격히 반대한 것이다. 갈수록 노동 인력의 감소와 유교 사상이 배제되면서 마을 인근의 선산이나 묘지에 길한 풍수설은 뒷전으로 물러갔다. 평소에 돌아가신 조상님들의 묘지를 찾아가기 쉽고 교통 접근에 쉬운 곳에 집단 묘소를 찾으려 하면 대부분 도로변이나 마을에서 인접한 곳을 선호한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을 보면 다음과 같다. 정부에서도 장례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2001년 01월 13일 개정된 묘지 법률을 공포했다. 이 법은 매장, 화장 및 개장에 관한 사항과 묘지, 화장장, 납골시설 및 장례식장의 설치,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 및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시행일 2001년 01월 13일 ]

평소에 조상의 묘를 교통이 좋고 묘지관리에 쉬운 장소에 조상을 모시기 위해 많은 사람이 윤달을 기다리고 있다. 속담에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안 난다”라는 표현이 오늘 6월 24일부터 7월 22일까지이다. 오늘날에는 크게 염려하는 부분이 아니면 집수리며 특히 화장실 고치는 일에 예전에는 특히 윤달에 날을 잡아 수리하는 풍습이 있었다. 윤달을 문헌 속에서 알아보면, 우리나라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 세기” 조선조 후기를 보면 “윤달에는 혼례(婚禮) 올리기에 좋고 수의(壽衣)를 만드는 데 좋다”라고 나와 있다. 그에 반한 윤달의 의미를 살펴보면, 1년에 11일가량 짧아지는 음력의 책력과 계절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하여 19년 동안 일곱 달을 1년에 한 번 더 넣는다고 한다. 즉 음력에서 절기와 어긋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끼워 넣은 공짜 달인 샘이다.

우리나라 장례문화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삼국 시대에는 엄격한 계급제의 신분 사회로 지배층들은 자신들의 지위를 과시하기 위하여 거대한 무덤을 조성하였다. 삼국시대 초기에는 국가마다 토속 신앙들이 난무하여 삼국시대 중반 이후부터 불교와 유교, 도교 등 다양한 종교들이 한반도에 전례 되면서 전통적인 장례 문화에 대한 큰 변화를 해왔다고 전해진다. 그 후 중국 문화의 영향으로 부모에 대해 3년 동안 상을 치르는 유교식 장례문화가 널리 성행하였다. 통일신라 시대는 불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화장 장례문화가 크게 확산하였으며 이로 인해 승려나 귀족, 왕 등의 지배층까지도 화장(火葬)이 성행하였다. 따라서 매장의 풍습은 점차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후장(부장품 묻는)풍습도 쇠퇴하여 이러한 풍습은 고려 때까지 영향을 미쳤다. 신라가 삼국 통일 전까지는 현재 유적으로 곳곳에 남아 있는 돌무지덧널무덤이 성행하였다. 삼국통일 이후에는 고분 양식이 고구려, 백제(4~5세기경)의 분묘 형태인 터널식 돌무덤으로 바뀌었으며, 통일신라 시대 왕릉은 기본 분묘 형태로 발전했다.

그 후 고려 시대에도 국가 통치 이념으로 불교가 중심을 이루었던 고려 시대에는 화장하는 장례문화가 크게 확산하였다. 고려 후기 원나라로부터 주자학(성리학) 도입과 함께 관혼상제의 예법서인 주자가례(朱子家禮)가 전래하여 유교적 도덕 규범이 보급되면서 유교식 장례문화가 점차 확산하여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전한다. 고려 시대의 왕릉은 통일신라 시대 양식을 답습하여 대부분 굴식 돌방무덤 형태였으며, 일반 양민들의 민간인 묘는 주로 목관(木棺)을 땅속에 묻고서 봉분을 만드는 형태였다. 그러한 묘 장(墓葬) 방법이 주를 이루는 형태였다 그 후 화장을 한 후 무덤을 사용하는 화장 묘의 경우 유골을 납골 용기인 골 호(骨壺) 또는 돌을 이용하여 만든 돌(石) 널에 담아 무덤에 안장하였다.

조선 후기에는 부모에 대한 조상 숭배와 효를 중히 여기는 유교 사상의 영향으로 문중 단위의 집단 묘지와 묘지 풍수가 크게 성행하였고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상복을 입고 3년 동안 묘 옆에 여막(廬幕)을 짓고 기거하면서 묘소를 알뜰하게 숭배해왔으며 부모, 조부모, 고조부모까지 제사를 지내는 것이 관례화되었었다. 또한, 유교적인 풍습 때문에 대부분 화장을 하지 않고 토장(土葬)을 하면서 봉분(封墳)을 원형 분묘가 일반화되었다. 그러던 장례문화가 일제 강점기의 집단 묘지 정책 시행에 따라 화장장과 공동묘지가 도입되었으나 유교적 영향으로 매장 장례 문화가 주를 이루었다.

그 후 산업화의 고도의 영향과 경제 성장 추진에 따라 수도권이나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시화가 급속으로 전개되면서 묘지구입난과 서구화의 물결이 유입되면서 화장이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2005년에는 화장률이 52%로 매장 비율을 앞질렀다. 오늘날에는 농촌에도 젊은 사람이 대도시로 나가고 갈수록 노년층이 마을에 많은 탓으로 상여를 메고 장례를 치루 기가 점차 어려워져 오늘날에는 화장 중심의 장례문화로 급진적으로 변화 되는 현실이다. 그리하여 봉안 시설(납골묘, 봉안 당) 또는 자연 장(수목장, 잔디 장)에 안치하는 장례방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갈수록 농촌에 일손이 부족하여 조상 묘에 잡초를 제거해주는 벌초 작업도 어려워지는 것 또한, 봉안 시설이나 자연장 또는 봉분이 없는 평장(平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가 되었다.

광주 영락공원에서는 그동안 개장 유골 화장이 2012년에 1천985건, 2014년에 1천799건으로 윤달에는 평소보다 2배 이상이었다고 한다. 올해도 하루 평균 80~100건 정도 전화 문의가 쇄도하고 있어 1천 900여 건 정도를 예상한다고 한다. 또한, 승화원 화장로 가동 시간을 기존에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했지만, 윤달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가동 시간을 늘려 운영한다고 한다. 또한, 개장 유골 전용 화장로를 3기를 별도로 운영한다고 한다. 무엇을 해도 탈이 없다는 윤달에 자손들이 조상의 산소를 쉽게 돌보게 한다고 한다. 아무리 화장된 유골이라고 해도 예전처럼 봉분을 쓰거나 거창한 묘비를 세우는 것을 시골의 인심도 허락하지 않는 것은 각박해진 인심이 반영된 현실이다.

백낙은

2017-06-29 08:53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장례문화와 달라진 시골 인심" 감사히 숙독하였습니다.
“윤달에는 송장을 거꾸로 세워도 탈이 안 난다”는 속담 저는 처음 들었습니다.
그리고 6월 24일부터 7월 22일까지가 윤달이라는 것도 이제사 알았습니다.
기독교 장례문화가 따로 있기 때문에 윤달을 따지지 않아서일 것입니다.
그리고 시골 인심도 많이 변했다는 것을 저도 느낍니다만
우리 한국 사회의 인심이 다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역 이기주의가 시골 인심까지 바꾸어 놓은 것이라 여깁니다.
옛날 어릴적에 장례 행열을 따라 다니던 것이 새삼스럽게 떠 오르네요.
장례문화에 대한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박수를 보내며 화이팅입니다.


정찬열	백낙은 위원장님 안녕 하세요 허잡한 소생의 글 숙독 해주시여 감사합니다. 어제 마침 시골에 내려간 일이 있는데 시골 부락에도 생장은 말할것도 없고 봉분을 두는것까지도 반대에 반대를 한다고 하니 너무 달라진 인심을 들었습니다. 6월의 끝날에 잘 보내시고 알찬 7월이 되시길 기원 드립니다.	6/30 19:25

이석희

2017-06-30 17:31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정찬열 작가님!
장례문화와 달라진 시골인심 감사한 마음으로 배독하였습니다. 사실 저도 기성세대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게 유교 문화였기에 그러기도 하였지만 그 방식 말고는 달리 없었으니까요. 아버지는 오래전에 돌아가셨기에 당연히 매장이었고 어머니는 몇해 전에 돌아가셨기에 화장을 하였는데 친척이 귀띔을 해요. 진초상에 유골 화장을 하면 뒷탈이 없다고요. 친척의 말이 귀에 쏙 들어오는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여 납골묘에 안장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쉽게 일을 하였던 이유는 그래도 내가 오래전 40대 중반에 우리 내외가 시신기증을 하였기에 가능하였던 일이었습니다. 부모의 장례는 자녀가 결정하여 실행하기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아무 권한이나 의무도 없는 이들이 들고 일어나는 일이 비일비재 하거든요. 그래서 내 일은 내가 해결해야 한다고 믿고 그렇게 하였는데 아직도 안 죽고 시신 기증증명만 덩그러니 화장대에 놓여 있습니다. 허허허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찬열	이석희 작가님 역시 훌륭 하십니다. 시신 기증 서약을 하셨군요 자랑스런 일입니다. 저는 아직 그런 절차와 방법에 미쳐 생각을 못한 우둔한 사람입니다. 아무튼 우리 고향에만 그러나 십게 2~3년 동안 너무 변해 옛날에 상여를 품앗이 하던 풍속은 찾아볼수도 없고화장이 아니면 안되는 여론에 봉분 머져 못쓰게 합니다. 저야 국립묘지로 묻히게 되니 큰염려야 없습니다만 너무 변한 장례 풍습에 걱정이 앞섭니다. 감사합니다.	6/30 19:36

박목철

2017-07-04 08:51

`정찬열` 님이 선택한 답글 입니다.
이웃 일본을 가보고 처음에 가장 낯설었던 것이 묘지였습니다.
마을 가운데 있거나 집 옆에 단촐하게 가꾼 묘지가 너무 생소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같이 묘지를 외딴곳에 조성하지 않고 생활 터전에 이웃하여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은 것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묘를 무서운 곳이라는 생각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지요,
화장문화가 일찍 자리잡아 비석 하나 정도가 한 분의 유택일 정도로 묘지도 작았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면, 우리나라는 온통 버즘 먹은 것 같이 묘지가 국토에 가득 하더군요,
우리도 뭔가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입니다.
정찬열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내가 죽으면 어떤 묘를 선택할 가를 잠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화장을 해서 납골당이나 수목장을 했으면 합니다. 좋은 말씀 많이 느끼고 갑니다 작가님,


정찬열	소운작가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우리나라의 시골 인심도 무척 사나워져 말씀대로 화장 하여 납골당이나 수목장으로 함이 바람직 하다 생각하여 우리 형제간도 가족 묘지를 화장 으로 편장으로 표지석만 뉘워서 만들기로 함의되었습니다. 배람해주시고 좋은 말쓴에 감사함 전합니다	7/6 14:40

김종덕

2017-07-05 19:55

정찬열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장례문화의 과정을 알기쉽게 올려 주셨읍니다. 요즈음은 님비 현상으로 자기 주위에는 자기들의 삶에 도움되지 않는 것은 반대외 시위로 일관하고있잇읍니다. 인간성의 결핍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모든 것이 돈으로 연결되고 정는 없이지고, 거래되는 결과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참 옛날이 그립기만합니다.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


정찬열	김종덕 시인님! 안녕 하세요 농촌의 인심이 급격히 변함이 아쉽습니다. 어릴적 시골엔 상포계란것이 있어 한마을 사람이 돌아갓기면 하든일도 접어두고 도왔던 인심이 이제는 집부근에 묘지마져 쓰지 못하게 합니다/. 참세상은 변화 무쌍이네요. 편안한 오후 되세요	7/6 14:44

진심이 외면 받는 상도

야박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