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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숙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박정숙
ㆍ작성일	2013-12-27 23:27

ㆍIP: 59.xxx.127

그러니까 평상시에 해줘 봐!

그러니까 평상시에 해줘 봐!

이게 뭔 소리냐고요?
꽃다발이 집에 들어온 건 지난 화요일 아니 수요일 새벽 3시입니다

띠띠띠띠
현관문 여는 소리에 겨우 잠들었는데
우리 집 남편이 그제서야 귀가를 하더니 누가 멋있다고, 잘했다고 할까 봐
딸아이 하고 옥신각신 투덜투덜 하고 있다. 잠 안 깨려고 눈을 감고 있는데
둘이서 한참이나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못들은 척, 일어나면 큰소리 날것 같아 꿈쩍도 안하고 있는데
딸아이가 방문을 조용히 닫는다. 그렇게 언제 잤는지도 모르게 아침이
밝았고 거실에 나와 보니 식탁에 꽃다발이 놓여있었다.

무심코 바라만 보았는데, 남편이 어디서 났냐고 안 물어 본다고 하는데
대꾸도 안하고 화병에 꽂아놓고는 본체만체 어디서 받아 왔겠지 했는데
이틀이 지난 아침에서야 물 갈아주면서, 이 꽃 어디서 받아왔냐고
물어보니까 돈 주고 사왔단다.

그런데 고맙다는 말도 안 하더라고 하면서 내심 서운했던 모양이다.

그럼 나 주려고 사왔다고 말을 해야 할거 아니냐고 꽃다발
사다 준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없다면서, 언제부터인가 생일도
결혼기념일에도 안 갖다 주더라, 그런데 아무 날도 아닌데
이렇게 꽃다발 사다 놓으면 나 주려고 사왔는지 어떻게 아냐고
오히려 핀잔을 주었다. 사실 마음은 그게 아니었는데 마음과 달리
말이 생각과는 따로 나와 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평상시에는 그렇다 하더라도 기념일에라도 좀 챙겨보라 하면서
어찌되었든 고맙다 했더니 남편이 위아래로 흘긴다

기념일에 꽃 한 송이 라도 사다 줬으면 이렇게 기념일도 아닐 때
주면 감동이 물밀듯이 밀려와서 고맙다고 표현을 해주지 않겠냐고
했더니 더 이상 말을 안 한다.
그러니까 사람이 하던 대로 하면서 살아야지 안 하던 거 하니까
그러는 거 아니냐고 담부터는 한 송이라도 좋으니까 잊을 만 하면
한번씩 사오라고 했더니 알았다는데 믿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사실 사온다는 확신이 20~30%밖에 안 된다.

이 꽃을 사오게 된 계기가, 그날 모임이 있어서 장소에 가던 중
시간이 남아 회원 중 한 사람이 화원을 해 거기서 커피한잔 얻어 마시고
같이 가려고 들렸다가 샀다고 한다.
내가 보기엔 남편이 커피 얻어 마시고 꽃다발을 사지 않았을까 싶다.
어찌되었든 집에는 백합과 국화 향이 은은하게 번지고 있어서 좋기는 하다.

얼마 만에 화병에 꽃을 꽂아보는지 늘 옆집 아저씨 같은 남편이지만, 그래도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가끔 그렇게 당신 와이프 기분 좋게 해주면 내가
더 많이 사랑해 줄게~~~ 홍홍.

이래서 여자는 여자인가 봅니다.

주응규 2013-12-28 19:59	좋은 글이 있어 마음 따스히 녹입니다 나 흘 남짓 남은 올 한해 끝자락 오늘이 가장 춥니다네요 옷 따스히 입으시고 2013년 마지막 주말 뜻 깊게 보내십시요^^

박정숙 2013-12-29 14:04	《Re》주응규 님 , 어제 밤까지는 많이 춥더라구요 오늘은 따뜻한가 봅니다. 아직 현관 문을 열어 보지 않아서요... 휴일 잘 보내고 계시죠?

송준혁 2014-01-01 05:40	2014년 갑오년에 인사 올립니다 가정에 건강과 행복과 평온을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문운이 창대하시길 비옵니다 작가님 건강하십시오^^

박정숙 2014-01-01 18:10	《Re》송준혁 님 , 네 감사합니다. 새해 맞이 잘 하셨지요? 소원도 비셨어요? 올 한해도 가슴에 남는 시향들 많이 기대할게요.

마음을 움직이는 말

식당의 횡포, 호객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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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사랑도 여행이다.	4	박정숙	201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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