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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주 김락호


purple01_next.gif박정숙 수필가 문학서재

ㆍ작성자 박정숙
ㆍ작성일 2013-12-26 15:45
ㆍIP: 59.xxx.127
오일장
오일장
                                                                 
                                                                         
일산 시장은 3, 8일에 오일장이 열린다
정말 오랜만에 장 구경을 나서보았는데 여전히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는 노점상의 주인들.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친구가 집에 가면서 꼭 들려서 가는 집이 있었다
오뎅 만들어서 파는 집에 들려 도시락 반찬으로 사서 들고 걸어 들어가는
길에 집에 가면서 다 먹고 집에는 빈 봉투만 들고 가는 날이 종종 있었다

친구들과 같이 걸어가면서, 그 속에 물론 나도 속해 있었다.
오뎅을 만들어 파는 부부를 보면서 그때의 일이 생각이 나서 잠시
망설이다가 먹을 사람이 없어 그냥 뒤돌아서고, 장이 들어선
골목 골목을 다 구경하며 돌아다니는데 메추리와 고기를 구워서 파는
집에서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데, 엄마 생각에 한번 더 들여다보게 된다.
예전에 엄마랑 언니랑 셋이서 그 집에 앉아 고기 먹던 모습이 잠시
생각 속으로 스치고 지나간다.

전에 오일장에 자주 나왔을 때 김을 구워서 파는 노점상에서
몇 개씩 사다 먹기도 했었는데 여전히 손님들은 많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하는 분들이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재래 시장을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콩나물이 꼬불꼬불한
작은 콩나물보단 길쭉길쭉하고 커다란 콩나물이 먹는 맛과
씹히는 맛이 아삭아삭하니 좋아서 그것 때문에 가기도 한다.

그 자리에서 그 모습 그대로 펼쳐놓은 모습 그대로,
추워서 작은 난로 하나 켜놓고 서 있기도 하고 따듯한 차 한잔에 몸을 녹이기도 하고,
빨갛게 얼어있는 볼살의 아주머니들, 지금 생각해보니 안 보이는 것이 하나 있었네.
조그만 리어커 같은 것에 커피 판매하는 아주머니가 안보인다.
언제였는지 생각나지 않지만 시장보다가 폴폴 냄새를 풍기는
커피의 유혹에 못이겨 장보다 말고 커피를 사서 마셨는데 오늘은 커피가 안보였다.
보였으면 사서 마셨을까.

대형마트와 동네 작은 슈퍼들이 들어오면서 재래시장을 갈 일이 없었지만
무엇보다 차를 가지고 나가면 재래시장은 주차를 할 곳이 없어
유로 주차장에 주차를 하거나 멀찌감치 차를 주차해야 해서
불편하니까 대형마트로 다녔었다.
또 언제부터인가 동네 작은 슈퍼로 다시 이동하게 되었다
대형마트로 가면 불필요한것까지 사오거나 1+1 요거에 홀랑 넘어가서
안살것도 사게 되는 경우가 더러 생겨 쓸데없이 낭비하는 것에 안되겠다 싶어
지금은 동네 슈퍼에서 그때그때 필요한 것들을 사다 쓰면서 가게부가
지출이 덜 나가기는 한다. 재래 시장은 먹는 양에 비해 야채들이 양이
너무 많아서 사오면 또 버리는 것들이 많아지니까 가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북적북적 움직이는 모습은 역시 재래 시장이
생동감은 있어 좋기는 하지만 간혹 눈살을 찌뿌리게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퀴가 달린 장바구니를 들고 나오면서 생각 없이 끄는 건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자꾸 발등을 타고 가거나 정강이를 치고 가는
것에 아프니까 은근 짜증이 나서 손수레 장바구니가 오면 옆 사람을 밀치게 된다.
왜 주의를 안하고 다니는지 조금만 신경 써서 끌고 다니면 좋은데 말이다.

오일장을 살리기 위해서 도로 2차선을 허용해 장이 열리지만
예전처럼 그런 분위기는 아닌것같다. 나만 편하면 된다는 몇몇의
사람들로 인해서 눈살을 찌뿌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살짝 아주 살짝
시골스러운 분위기에 빠져본 시간이다.
이름아이콘 주응규
2013-12-28 19:59
회원사진 		오일장 아릿이 생각나는 정겨움이 있습니다
좋은 글에 머뭅니다
건필을 기도합니다 박정숙 작가님^^
   
이름아이콘 박정숙
2013-12-29 14:03
회원사진 		《Re》주응규 님 ,
샘~ 전 왜 더 글 쓰기가 겁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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